시인-추초 김규봉

 

지게

추초-김규봉

언제 어디서나
말없이 팔을 벌리고
님을 기다리지요

땀 흘릴 시간을
기뻐하며 다가서는 이에게
온전히 몸을 바치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복종의 두 발 굳게 디디며

허리춤 당겨 등에 올라
바튼 숨결 다할지라도
결코 서두르지 않는

님을 따르지요

짐 올릴 자리, 내릴 자리
옮길 자리, 그 자리에서
말없이 꿈을 보듬고

님을, 님을 기다리지요

기다리지요.

오늘이 시-추초 김규봉
오늘이 시-추초 김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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