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양천로에 위치한 겸재정선미술관 제1, 2기획전시실(02. 2659. 2206~7)에서는 2021. 09. 09.(목) ∼ 09. 29.(수) 까지 21일간 한국 원로 ‧ 중진작가 초대전 ‘홍용남’ 展이 개최된다.

[아트코리아방송 = 김미영 기자] 홍용남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자유방임이 아닌 완전한 궁극적 자유, 초월적 유희가 노니는 듯 정갈한 질서 속에 장자의 소요유(逍遙遊)가 슬며시 떠오른다.

그렇게 노련한 붓질이 노닐다 간 작가의 작품은 신비로우면서도 당당한 자태로 가히 매력적이다. 또한 논어의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공자의 말,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마음에 새긴 듯 고려의 벽화나 백제의 와당, 향로 등에서 볼 수 있는 선들이 있고, 오방색에서 나타나는 한국적 칼라는 원색적이며 전체적으로 기운생동 황홀한 에너지가 흐른다. 추상과 구상이 어우러진 표현양식은 혼합매체를 재료로 하고 있지만 조선시대 민화의 십장생도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것은 아마 작가에게 내재된 정신의 회화적 표현 습성인 듯 묘한 아이덴티티(identity)를 드러낸다.

 

홍용남. 전설(하느님 보우하사). 혼합재료. 72.7×91cm. 2020.
홍용남. 전설(하느님 보우하사). 혼합재료. 72.7×91cm. 2020.

홍용남 작가의 작품은 시간의 향기를 담은 타임캡슐이다. 작품 속 과거의 시간은 유럽도 뉴욕도 아닌, 오로지 한국의 시간뿐이다. 작가가 모티브로 선택한 은 시대가 변했음에도 여전히 큰 존재감으로 화면에 가득하다. 모호한 태양의 기운으로 충만한 하늘은 환상적이며, 시간이 꼴라보된 초현실적인 화면구성은 총체적으로 한국적이다. 홍용남 작가는 작품을 통해 무엇을 얘기 하고 있을까? 아마도 작가는 수천 년 역사 속에서도 유유자적 변함없는 존재감으로 당당한 자연을 우러르며, 이 혼란의 시대 속 추함의 인식에서 비롯된 예술적 미()의 필요성을 옛 선조들의 고고한 정신과 예술성에서 찾고 , 정직하고 올바른 그림으로 그 가치를 고취하고자 노력했는지도 모르겠다작가는 작품에서 꾸준히 말하고 있다. “I am Korean.” “나는 한국 사람이다.”

 

홍용남. 전설(여명). 72.7x53.0cm. mixed media on canvas.
홍용남. 전설(여명). 72.7x53.0cm. mixed media on canvas.

이 전시는 서울강서문화원 겸재정선미술관 주최로 한국 미술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5(홍용남, 전기환, 임종만, 이종현, 최성열)의 현대작가를 초대하여 <한국 원로중진작가 초대전>을 개최한 것으로 929일까지 진행된다.

 

홍용남. 전설(여명). 80.3x60.6cm. mixed media on canvas.
홍용남. 전설(여명). 80.3x60.6cm. mixed media on canvas.

<홍용남 작가노트>

풍경에 전설을 담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감동과 감흥을 준다.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것을 주어왔지만, 인간은 외면, 변형하여 왔을 뿐, 언제나 자연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다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느낌을 달리하여 왔을 뿐이다. 우리 민족은 뛰어난 용맹성과 예술적인 감각을 갖고 태어난 민족이다. 벽화, 금관, 와당, 석탑 등에 나타나는 표현은 그 미적 표현이 뛰어나며 주위의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미적 감각을 갖고 있다. 또한 건강과 장생의 상징이고 고고한 정신세계를 나타내는 십장생 등의 표현은 민족의 강한 인내심과 생명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홍용남. 전설(희망). 53.0x40.9cm. mixed media on canvas.
홍용남. 전설(희망). 53.0x40.9cm. mixed media on canvas.

 

홍용남. 전설. 72.7x37.9cm. mixed media on canvas.
홍용남. 전설. 72.7x37.9cm. mixed media on canvas.

원래 예술은 우리에게 꿈을 갖게 한다. 어려움이 닥치고 현실에서 좌절을 느낄 때 돌파구가 되어 주며, 우리의 생에 희망의 등불이 되어 주는 것이다. 선조들의 창조적인 예술 활동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민족의 정신()으로 이어져 내려온 것이다. 창조적인 감각과 전해 내려오는 전통의 소재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 하게 되었으며, 때로는 환상적인 표현으로 하거나 한국적인 정신으로 나타나는 전통적 가치와 무속으로 내재된 전설적 이미지로 표현하게 된 것이다. 이에 자연히 시공간의 동시성을 화폭에 함께 표현하려 하였으며 시간의 흐름 속에 자연히 전설과 설화를 동시에 표현함으로써 사실적인 풍경에 이미지화 된 과거의 형상을 나타냄으로써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회화적인 표현을 하게 되었고, 초현실적인 표현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또한 색채의 표현에서도 오방색을 주로 사용하게 되었으며, 원색적인 색의 표현은 과거의 잔상을 유추하게 하였다.

 

홍용남. 전설. 72.7x60.6cm. mixed media dn canvas
홍용남. 전설. 72.7x60.6cm. mixed media dn canvas

유동적인 선의 율동, 중첩되어 반복해서 나타나는 산의 모티브는 전해오는 오랜 시간(세월)의 흐름을 표현하였으며, 선조들의 정신()을 나타내려고 하였다. 그것이 한 예술가가 조형적 형태로 구현할 수 있는 일체의 이상적 표현이라고 한다면 나 자신의 내부에서 나타나는 선조들의 얼과 시간의 흐름에서 지각과 형태상의 쾌적한 배합이 어우러져 나타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홍용남 작가노트 중에서 발췌)

 

홍용남. 전설. 100.0x80.3cm. mixed media on canvas.
홍용남. 전설. 100.0x80.3cm. mixed media on canvas.

<홍용남 Profile>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학사 졸업.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교수 역임.

단체전 및 초대전 600여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및 운영위원

신인 예술상, 국제문화예술상 외 다수 수상.

한국 수채화 공모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각종 미술단체 공모전 심사위원(),

운영위원() 60여회 대한민국 수채화 공모대전 운영위원() 및 대회장

(강서미술협회,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 대한민국회화제 고문 등) 와우회 회장, 문우회 회장

평화미술협회 수석부회장. 한국 미술협회 고문, 한국 수채화협회 고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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