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내수로 241에 위치한 쉐마미술관에서는 2021년 6월 10일~7월 11일까지 조현애 기획초대전 ‘Time Layer Ⅱ’가 전시되고 있다.

조현애 작가와 김종근 미술평론가
조현애 작가와 김종근 미술평론가

작가노트

조 현애
내 작업의 주제는 시간이다.삶이 지평이 아득한 아포리아의 세계이듯이 삶의 근거인 시간 역시 아득하다.그래서 시간은 단순한 흐름이거나 소멸되는 것이 아니다.시간은 오랜 삶의 현장이 질펀히 녹아 있는 장소이다. 일체의 기억과 흔적, 그리고 꿈과 기대가 층층히 주름 잡혀 있다.시간은 두껍다. 이 시간의 두께를 어떻게 가늠할까?
나의 회화는 공간과 시간을 구성하여 이차원 평면 위에 시각적 은유를 만들어 내고 은유 속에 담긴 연상을 공간적,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이다.

조현애 Unknown time 99X77cm   Acrylic on wood  2021
조현애      time layer 205  77xX97cm   Acrylic on wood  2021

현실과 가상의 모호한 경계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환영적인 이미지를 재현하거나 변용하여 화면을 완성해간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전혀 다른 공간과 시간에 존재하였던 사물을 동시에 혹은 비현실적으로 배치하여 시공(時空)을 초월한 초현실적 공간을 극대화하고 무한공간의 metaphor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나의 작업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는 공간과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호한 시간의 흐름을 구성한 것이다.

 조현애      time layer 206 xXcm   Acrylic on wood  2021
조현애 Unknown time 80.3X116.8cm  Acrylic on canvas 2021

최근 2~3년의 작품 중 커다란 꽃잎 한 장이 주제가 되는 작품들이 있다. 작가에게는 작업실과 주위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다행히 작업실이 전원에 있어 온갖 나무와 꽃들을 가까이 접할 수 있고 계절의 변화를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매년 백모란 꽃의 크고 화려한 자태에 눈을 빼앗기던 어느 날 겨우내 움을 키우며 기다리다 막상 꽃을 피운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시들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꽃잎 한 장을 시간의 metaphor로 설정하게 되었다.
기다림에 비해 너무 짧게 피었다가 지는 것이 우리의 삶과 다를 것이 없다는 쓸쓸함의 표현이기도 하다.

조현애 작가 ‘Time Layer Ⅱ’
조현애 작가 ‘Time Layer Ⅱ’

올 상반기엔 보자기와 쇼핑백을 시간의 metaphor로 설정하여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였다.
평면작업에서 부족한 입체감을 추가하기 위해 자작나무로 shape canvas를 만들고 오브제나 네온을 접목하여 시간의 층을 다양한 방법으로 추구하였다.
쇼핑백과 보자기는 present, gift의 상징성도 가지고 있어 시대를 아우르는 사랑과 욕망의 기표가 아닐까?

Unknown time-time layer 202(원본)
조현애      time layer 204 121xX75cm   Acrylic & neon on wood  2020

조현애 회화 : 가상세계의 공간과 시간 구성
글 / 김재관(미술학박사, 쉐마미술관 관장)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작업과정을 거치고 작품을 완성해야 하는 작가들에게는 늘 새로운 생각과 작업에 대한 고민이 그칠 새 없다, 빈 캔버스는 현실의 세계와 대면하고 있는 또 다른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념미술가 이우환 작가는 하얀 캔버스에 붓질이 찍히는 순간 현실의 세계와 또 다른 세계가 처음으로 만나는 순간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러한 철학사상이 기저가 되었기 때문인지 이우환 화백의 작품 명제는 대부분 ‘만남’ ‘조우(遭遇)’로 되어 있다. 건축가 유현준 저서 <공간이 만든 공간>에는 “빈 공간은 빛보다 먼저 존재한다. 어두운 땅 위에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 이르시며 빛이 있었다.” 라는 구절이 있다. 영어 성경에 ‘비어 있다’는 ‘Void’라 표기되어 있다. 과학적 사고가 거의 없던 초기 문명사회 시절에는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빈 공간’인 ‘보이드 공간을 먼저 창조하고 그 이후 ’빛‘을 창조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빈 공간이 없으면 빛조차 존재할 수 없음을 말함이다.

조현애 Unknown time 70X140cm  Acrylic on canvas 2021
조현애 Unknown time -natuer 91X116.8cm  Acrylic on canvas 2021

'공간과 시간의 구성'
글, 한영애 / 쉐마미술관 큐레이터

조현애 작가의 그림은 ‘시간’을 담아내고 있다. 사라진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는 작가의 작품은 시간의 누적을 작가가 만들어내는 공간에 담고 있다. 특히 작가의 가상공간에는 과거와 현재의 이미지가 공존하며 조선 시대 산수화, 풍속화, 서양의 명화 들이 함께 여려 층위의 공간들을 형성하고 겹쳐있다. 그러면서 화면에는 시간의 두께를 암시하는 시계태엽, 시계바늘, 커다란 꽃잎 하나가 부유한다. 이것들은 작가의 화면 안에서 시간을 상징하고 우리의 기억과 흔적, 작가의 꿈과 기대가 층층이 주름 잡혀 있는 시간의 두께를 담아낸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비행기나 고래, 자전거 탄 여자가 별처럼 떠 있거나 서로 멀찍이 떨어져 과거의 이미지와 현재를 암시하는 듯 보인다. 2차원 평면 안에 과거와 현재의 공존은 작가만의 ‘초현실적’ 세계를 형성하며 시각적 은유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2차원 평면 위에 시각적 은유를 만들어내며 은유 속에 담긴 연상을 만들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특유의 발랄함과 여성적인 감각의 네온 ‘오브제’를 병합시킴으로 ‘이미지’와 ‘시간’과 ‘언어’가 화면 공간 속에서 시간을 뛰어넘는다. 화면 안에 재현되어 보이는 ‘공간과 시간의 구성’의 작품은 우리에게 새로운 공간과 시간을 안겨다 줄 수 있는 전시이다.

조현애 Unknown time -nature 162.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0 (2)
조현애 Unknown time -nature 162.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0

조 현 애 Cho, Hyun Ae

[주요경력]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졸업

[주요 전시]
2020 23회 금보성아트센타기획초대전 ‘time layer’ (11월,금보성아트센타,서울)
2020 22회 ‘KIAF 미리보기’초대전(8월, 윤 갤러리,서울)
2019 21회 ‘기억의 공간’ 조현애 초대전(8월, 장은선 갤러리, 서울)
2018 Gs타워 The Street Gallery 초대전 (3~4월,서울)
2018 20회 개인전(12월, 서울 아트쇼, 코엑스)
19회 개인전(11월, 예술의 전당)
‘일체의 기억 Ⅱ’ 전(8월, 윤 갤러리,서울)외 23회

[아트페어]
2020.10 아시아호텔아트페어(10월,나인트리프리미어호텔,서울)
2019.09 KIAF 국제아트페어 (코엑스,서울)
2019.07 조형아트페어 (코엑스,서울)
2018.10 KIAF 국제아트페어 (코엑스,서울)
2018.08 아시아 국제 호텔페어(인터콘티넨탈 호텔 파르나스, 서울) 외 20회

[단체전]
2019.04 가족의 정원기획 초대전(양평군립미술관)
2019.03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초대전(예술의 전당)외 27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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