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성북구립미술관에서 2021년 3월 25일부터 6월 27일까지 진행되었던 ‘땅의 소리: 김승영’展이 성료되었다.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 작가이자 미디어 작가인 김승영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억, 흔적, 소통, 관계’ 등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사유를 작품에 담아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미디어 설치작품 <Beyond>(2021), <빛>(2021), <쓸다>(2021)을 비롯하여 <창(窓)>(2003~2021), <뇌>(2016~2020), <쓸다>(영상, 2021) 등 총 6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김승영은 1996년 첫 개인전 이후 30여 년 동안 시각적인 설치 작품들뿐만 아니라 청각, 후각, 촉각 등을 아우르는 공감각적인 언어로 작가 고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품은 인간과 자연, 문명에 대한 철학적 관조를 담은 것에서부터 한 개인의 삶과 기억, 자기 성찰 그리고 타인과의 소통에 이르기까지 실존적 존재인 ‘인간’과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다채롭게 변주되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초창기부터 주로 다루어왔던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자연의 요소들을 바탕으로 생성과 소멸이 공존하는 초월적인 공간과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들을 소통하며 마음의 정화와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일상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었다.

김승영_Beyond_싱글 채널 비디오, 문, 물, 잉크, 사운드_가변설치_2021
김승영_Beyond_싱글 채널 비디오, 문, 물, 잉크, 사운드_가변설치_2021
김승영_창_74.5x62(세로)cm_창, 투명 시트지_2003~2021
김승영_창_74.5x62(세로)cm_창, 투명 시트지_2003~2021
김승영_빛_싱글 채널 비디오_가변설치_2021
김승영_빛_싱글 채널 비디오_가변설치_2021

전시가 시작되는 2층 전시실은 불과 물, 빛과 시간을 소재로 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전시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창(窓)>(2003~2021)은 미술관 건물의 창문을 활용한 설치 작품으로 노란색의 투명 시트지가 붙여진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오래된 사진처럼 개개인의 기억 속에 자리한 과거의 풍경과 장면들을 상기시켰다. 이어지는 미로와 같은 좁은 통로의 끝에 영상 설치작품 <빛>(2021)이 보였는데 이 작품은 허물어진 폐허의 공간 속에서 반짝이는 햇살(빛)과 새의 그림자가 마치 환영처럼 나타났다 사라짐을 반복하며, 오래된 장소에 축적된 시간과 이야기들을 현실의 공간 속에 다시 소생시켰다. 가장 안 쪽에 위치했던 넓은 전시실 공간에는 작품 <Beyond>(2021)가 설치되어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소성되는 토기(土器)의 형상이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으며, 그 앞에는 가로로 눕혀진 문 위로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고요한 동심원을 만들어 내었다. 물과 불 그리고 공간을 가득 채운 소리(사운드)와 냄새는 빛과 어둠, 과거와 현재, 탄생과 죽음이 공존하는 자연 원형 그대로의 삶을 상징했다.

C0454.00_15_26_34.스틸 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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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영_책상, 의자, 스탠드, 휴지통, 사운드(by 오윤석), 향기_가변설치_2021
김승영_책상, 의자, 스탠드, 휴지통, 사운드(by 오윤석), 향기_가변설치_2021
김종근 미술평론가와 김승영 작가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종근 미술평론가와 김승영 작가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3층 전시실은 일상적인 소재를 활용한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입구에 설치된 오브제 작품 <뇌>(2016~2020)는 쇠사슬로 제작되어 인간이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의 무게감을 은유하고 있지만 낡은 저울의 바늘은 언제나 ‘0’에 머물러 있었다. 이어지는 통로로 들어서면 일상적인 공간을 차용한 작품 <쓸다>(2021)가 나타나는데 2010년 제작된 사운드 설치작업 <쓸다>의 경우 작가는 오직 빗자루로 바닥을 쓰는 소리로만 전시 공간을 채웠으나, 이번 전시에서는 오래된 책상과 의자, 스탠드 등 일상적 소재들을 전시장 곳곳에 자연스럽게 배치하였다. 푸르스름한 빛과 반복되는 비질 소리, 낯선 향기가 가득한 공간 속에서 관객들은 각자의 책상 위에 놓인 종이 위에 자신이 비워내고 싶은 마음의 잔해들을 적은 후, 옆에 놓인 쓰레기통에 버리는 행위를 함으로써 전시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작품과 공간 그리고 관객들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지극히 사적이고도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들을 체험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인간과 자연, 물질과 정신,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한 김승영의 작품은 인간 존재의 내적 성찰과 함께 본질적 의미를 상기시킨다. 또, 최소한의 물리적 형태와 개념으로 구성된 설치 작품들은 번잡한 현실 속에서 잊혀진 우리의 감각들을 새롭게 일깨우며,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진정한 예술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잘 드러나 있다.

한편, 이번 전시와 함께 성북구립미술관의 야외 거리갤러리에서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김승영 작가의 <바람의 소리>展(2020.6.27.~2021.12.31.)이 작년부터 진행 중이다. 작가는 건축적인 설치 작품과 사운드, 영상 등으로 구성된 시(時)적인 풍경과 아름다운 바람의 소리를 통해 성북동의 역사성과 서정성을 드러내고 있다.

김승영 (1963~ ) 1963년 서울 출생. 홍익대학교 및 동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하였다. 1996년부터 현재까지 김종영미술관, 김세중미술관, 사비나미술관, Strasbourg(프랑스)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 및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2019년 현대미술가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이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경주박물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주시드니한국문화원(호주), Clocktower gallery(미국, co-organized with MOMA) 등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 및 기획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모란조각대상전 우수상(1997), 동아미술제 대상(1998), 제6회 전혁림 미술상(2020)등이 있다.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설치미술가 김승영 '땅의 소리'

김승영(1963~ ) : 1963년 서울 출생. 홍익대학교 및 동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하였다. 1996년부터 현재까지 김종영미술관, 김세중미술관, 사비나미술관, Strasbourg(프랑스)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 및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2019년 현대미술가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이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경주박물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주시드니한국문화원(호주), Clocktower gallery(미국, co-organized with MOMA) 등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 및 기획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모란조각대상전 우수상(1997), 동아미술제 대상(1998), 제6회 전혁림 미술상(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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