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스페셜 라이어' 프레스콜(홍석천) 2021.03.1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스페셜 라이어' 프레스콜(홍석천) 2021.03.1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코미디 연극의 산 증인이자 대명사인 연극' 라이어'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스페셜 라이어'가 강력한 라인업으로 새롭게 돌아왔다. 

 

연극 ‘스페셜 라이어’는 레이 쿠니(Ray Cooney)의 희곡 ‘런 포 유어 와이프(Run for Your Wife)’를 번역 각색한 작품으로 하나의 거짓말을 시작으로 서로 속고 속이는 상황과 자신의 거짓말에 스스로 걸려드는 폭소유발 캐릭터들이 펼치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으로, 웃음에 중점을 둔 스토리 전개와 기분 좋은 긴장감, 훌륭한 강약조절로 시종일관 관객들의 엔돌핀을 자극한다.


국내 누적 관객수 630만명 돌파 기록을 세운 이 작품은 그동안 안내상, 우현, 이문식, 이정은, 박명훈, 정재영, 이종혁, 김성균, 오정세, 전미도 등 수많은 배우들이 거쳐간 대학로 대표적 오픈런 연극이다. 2017년에 한국 초연 20주년 기념으로 역대 베스트 출연진인 이종혁, 안내상, 우현, 홍석천, 오대환, 권혁준, 김원식, 김광식 등이 다시 뭉쳐 ‘스페셜 라이어’로 무대를 만들어 관객 열렬한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위축된 연극계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삼성동으로 무대를 옮긴 '스페셜 라이어'로 돌아온 것. 

 

올해 라인업은 존 스미스 역에 정태우, 정겨운, 테이, 스탠리 가드너 역에는 서현철, 김민교, 김인권, 메리 스미스 역에 오세미, 신소율, 배우희, 바바라 스미스 역에는 나르샤, 이주연, 박정화, 포터하우스 역에는 이한위, 김원식, 트로우튼 역에는 이도국, 이동수, 바비 프랭클린 역에는 홍석천, 오대환, 조찬형으로 구성됐다.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는 모든 배우들이 참석해 총 3막으로 하이라이트 시연을 펼치며 다채로운 연기력과 함께 웃음 폭탄을 안겨주었다. 

 

연극 '스페셜 라이어' 프레스콜(홍석천) 2021.03.1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스페셜 라이어' 프레스콜(홍석천) 2021.03.1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이날 바비 프랭클린 역으로 프레스콜에 참석한 홍석천은 "극 중 주인공인 존 스미스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친구 스탠리와 동성 커플인 척 거짓말을 하며 뽀뽀까지 한다"라며 "다음 공연에는 스탠리를 노려보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홍석천은 "24세 때쯤 선배들과 '라이어' 초연을 했다. 이제 나이가 51세를 넘었는데 같은 역할을 하게 해준 연출부에게 감사하다. '방송하는 연기자들이 연극 무대에서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을 하실 수 있는데 워낙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다. 호흡이 잘 맞고 즐겁게 하고 있다. 끝날 때까지 많이 와 주셨으면 좋겠다"며 관람을 독려했다. 

 

이어 그는 "극중 바비 역은 게이 역할이다. 처음 이 역할을 받을 때는 커밍아웃을 하기 전이어서 할까 말까 고민했다. 너무 자연스럽게 하면 의심 받을까 봐 안 하려다가 결국 했다. 이 작품을 하고 나서 '남자셋 여자셋'으로 이어졌다. 커밍아웃을 한 뒤에는 더 못하겠더라. 혹시 잘못하면 욕 먹을까봐 그런 것인데 일반 분들에게 선입견을 줄 수 있을 것 같았고, 동성애자 관객들이 봤을 때는 '왜 우리 모습을 저렇게 그리지'라며 오해 할까봐 주저했다"면서 "'라이어' 자체가 밝고 재미있고 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주는 연극이어서 웃음 포인트에 방점을 두면 어떨까 해서 연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극 '스페셜 라이어' 프레스콜(바비 프랭클린 역 홍석천, 바바라 스미스 역 이주연) 2021.03.1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스페셜 라이어' 프레스콜(바비 프랭클린 역 홍석천, 바바라 스미스 역 이주연) 2021.03.10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홍석천이 맡은 바비 프랭클린은 동성애자이다. 코미디 소동극이다 보니 성 소수자를 너무 희화화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홍석천은 "'라이어' 배경이 80년대로 알고 있다. 그 당시만 해도 유럽이나 서구사회에서 성 소수자 문제가 지금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이며 차별이 강조되는 사회였다. 바비 캐릭터 같은 친구들이 자신을 드러내면서 사회를 바꿔가는데 앞장 섰다. 바비 캐릭터도 그렇고 '라이어'에서도 전체적으로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듯한 대사, 말투, 표정이 나온다. 나도 개인적으로 연기하면서 불편하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커밍아웃한 지 21년이 됐다.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차별금지법이 안 돼 있는 것 같다. 경제력은 엄청나게 발전해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가지만 여전히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서는 후진적이라는 느낌이다. 다행인 건 20년 전 커밍아웃 할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커밍아웃을 개의치 않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게 쌓이다 보면 '라이어'에서 보이는 소수자의 문제들도 앞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홍석천은 "연극은 연극이니 재미있게 봐주시면 어떨까 싶다. 이걸 바꾸면 그 맛이 안 날 수도 있다. 연기하는 사람이나 작가의 의도가 있으니 그 의도에 맞게 연극을 봐주셨으면 하는 넓은 바람을 가져본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1998년 1월 국내 초연 이후 올해로 24주년을 맞이하는 대학로 터줏대감 같은 연극 '라이어'가 '스페셜 라이어'로 거듭나며 모처럼 대학로를 벗어나 지난 2월 26일부터 4월 25일까지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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