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달진 기자]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2020년 9월 29일- 2021년 2월 28일까지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양혜규 기자간담회는 9월 28일 두 차례로 나누어 윤범모 관장의 인사, 이인회 학예사 전시 소개, 전시장 투어, 작가 양혜규와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마침 휴관 중이던 미술관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9월 29일부터 개관하여 제한적인 입장이 허용되었다.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양혜규는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큐멘타 13 등 저명한 국제 미술 행사에 소개되었으며, 파리 퐁피두센터, 뉴욕 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등 권위 있는 미술기관에서 초대전을 개최한 바 있다. 또한 세계 여러 유수 기관에서 양혜규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는 2018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독일의 볼프강 한 미술상(Wolfgang Hahn Prize)을 수상했으며, 현재 모교인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순수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국내에서는 2010 아트선재센터, 2015 삼성미술관 리움, 2019 국제갤러리 개인전이 있었고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미술관에서 열리며 영국 테이트세인트 아이브스, 필리핀 마닐라 현대미술디자인박물관에 개인전이 예정된 세계적인 작가이다.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동시대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로 평가되는 양혜규(49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서울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일상, 산업, 유사-민속적 성격을 갖는 다채로운 재료를 통해 서사와 추상의 관계성, 가사성(domesticity), 이주, 경계 등과 같은 주제를 다뤄왔다. 인물과 사건, 현상을 포함하는 작가의 방대한 문화적 참조물(reference)들은 복합적인 조각과 대형 설치 작품을 통해 매력적인 조형 언어로 귀결된다.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전에서 작가는 ‘현실의 추상성'이라는 화두로 또 다른 도약을 시도한다.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인 산소(공기)와 물은 자연 상태에서는 물리적 현실이지만 인간이 고안한 화학기호에서는 ‘O2 ’,‘H2O’와 같이 특정하게 추상화된다. 전시명에 사용된 《O2 & H2O》는 인간이 감각하는 경험의 추상적 성질을 미술 언어로 추적해온 작가의 관심사로부터 발현되었다.《O2 & H2O》는 과학적 사실계, 그 사실을 오롯이 인지할 수 없는 경험과 감각을 포함한 지각계, 기후, 재난 등 점차 극단으로 치닫는 현상계를 총체적으로 사유하기 위한 화두이다.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O2 & H2O》는 우리의 현실만큼 혼종(混種)적인 전시이다. 양혜규는 다양한 사회-문화권에서 형성된 지식, 관습, 현상을 초월적인 시공간에서 ‘환상적인' 시각 언어로 구사하면서, 방울과 인조 짚을 사용한 <소리 나는 가물家物>과 <중간 유형> 등의 조각 작품 군을 생성했다. 형태적으로 생명체와 기계, 사물과 인간 사이 어느 지점을 가리키는 양혜규의 조각-존재는 설화적 기괴함과 친근함 마저 자아낸다.‘전시 속 전시'로 마련된 목우공방의 《108 나무 숟가락》은 작가의 지인 김우희 목수의 글과 숟가락을 전시하며 일상, 지역, 공동체, 공예적 수행성 등의 의미를 오늘날에 비추어 본다.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개인전 ’O2 & H2O‘

서울박스와 5전시실에 걸쳐 조성된 전시 환경은 민감한 접촉과 움직임을 유도한다. 통로-벽체, 문손잡이, 블라인드와 같은 일상적 요소들은 특정한 방식으로 배열 또는 적층되어 일종의 성좌를 그린다. 서울박스에 설치된 높이 10m에 달하는 블라인드 조각 <침묵의 저장고-클릭된 속심>은 비스듬한 블라인드의 물성을 활용하는 작가의 최근 성향을 반영한다. 5전시실에서는 솔 르윗(Sol Lewitt, 1928-2007)의 큐브형 원작을 각각 ‘3배로 축소'하고 ‘21배로 확장'하여 다시금 하나의 커다란 큐브로 완성되는 두 개의 <솔 르윗 뒤집기>를 선보인다.

복도에 설치된 디지털 콜라주 현수막 <오행비행>과 벽지 <디엠지 비행>은 물질과 상징, 에너지와 기술, 기후와 사회적 양극화, 재해와 국경 등 우리가 마주하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현상을 다룬다. 음성 복제(클로닝, cloning)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와의 협업으로 작가의 목소리를 복제하여 만든 인공지능 목소리 <진정성 있는 복제>는 정체성, 진짜, 유일함 등 진정성 있는 가치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작가는 오늘날 현대 문명이 처한 초현실적 상황에 대한 사유를 이들 작품을 통해 고백한다.  

양혜규는 기자간담회에서 '언어는 문화를 받아드렸고 그 밑에 문맥이 있다. 난  99% 실용적인 사람이고 사물에 관심이 많고 종이접기도 좋아했다. 우리의 몸은 디바이스이고 근육은 오퍼레이터이다. 내가 손잡이, 문고리에 관심이 많은 것은 그 뒤에 펼쳐지는 세계가 궁금한 것의 매개체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작가
세계미술계의 슈퍼스타 양혜규 작가

전시와 함께 국립현대미술관과 현실문화의 공동출판으로 양혜규의 국내 첫 한국어 선집 『공기와 물: 양혜규에 관한 글모음 2001-2020』612쪽 58,000원을 출간했다. 지난 20년간의 작품 활동과 맞물린 다양한 국내·외 미술계 필진들의 글 36편을 선정하여 연대순으로 엮었다. 작가로서 양혜규의 성장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선집 『공기와 물』은 독자들에게 양혜규의 작품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하도록 할 것이다. 양혜규 씨는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필요했다..이 책을 본다면 나에게 성공의 비결을 묻는 황당한 질문은 없을 것이다...' 자신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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