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종근당 예술지상 2020'은 (주)종근당과 (사)한국메세나협회,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가 공동으로 신예작가 발굴 및 지원과 대안공간 운영 활성화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종근당 예술지상 2020 선정 작가_김선영_선잠과 un-cast_장지에 채색

 본 프로젝트는 국내의 주요 미술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창작과 전시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는 취지에서 2012년 시작되었다. 현재 정부 및 지자체, 민간의 비영리 대안공간 등에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마다 수많은 신진작가들이 배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은 여전히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해마다 배출되는 많은 유망 신진작가 중에 정작 한국 미술계의 중심에 진입하는 작가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것은 이런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종근당 예술지상 2020 선정 작가_김선영_덜익은 마음_종이에 채색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종근당이 유망 신진작가에 대한 지원을 통해 역랑이 입증된 신예작가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종근당 예술지상 프로젝트가 마련되었다. 본 프로젝트는 미술계의 현실을 감안해 이미 가능성을 인정받은 신진작가들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2차 지원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제 9회 종근당 예술지상은 2019~2020년 주요 국공립 및 비영리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와 대안공간 및 비영리전시공간의 전시회 참여 작가들 중 만 45세 이하의 회화작가들을 지원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의 비공개심사를 거쳐 최종 3명의 지원 작가를 선발하였다. 심사는 예술적 역량과 발전가능성을 우선으로 하였고, 프로젝트의 중심철학과 가치(창조, 생명, 치유 등)를 아울러 고려해 진행되었다.

종근당 예술지상 2020 선정 작가_유승호_라멜라 양  Miss Lamella_ink, acrylic on canvas

 2020년 종근당 예술지상 선정 작가들은 김선영, 유승호, 최수련으로 한국 현대미술에서 회화가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김선영 작가의 수묵·채색은 명징하고 투명하다. 그리기의 맛을 수묵으로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의 화면은 자아의 내면과 공동체의 역사가 응집된 ‘벅찬 덩어리’ 같다. 그 덩어리들이 화면 속에서 실타래처럼 술술 풀려나온 듯 하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은 작가 자신의 정체성과 세계와의 관계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어둡고 음울한 풍경을 닮은 그녀의 작업에서 우리는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해체하고 회화의 본질을 향해 분투하며 나아가는 작가의 고민과 깊은 표현을 확인할 수 있다. 

유승호 작가의 작업은 마치 화면 위에 문자로 이루어진 ‘랩’을 이미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삐뚤빼뚤, 비틀비틀, 이리저리 흔들리는 문자들은 의성어나 의태어를 닮았다. 일상의 문법과 표현으로는 담을 수 없는 느낌과 경험을 문자화 또는 이미지화하려는 모습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쓰기-그리기’의 관계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이미 미술계에 데뷔한 초기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왔으며 글자로 산수를 그리는 형식을 통해 전통적인 회화 장르의 구분을 해체해왔다. 우리는 그의 작업에서 회화와 문학의 경계, 시각이미지와 문자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표현되는 새로운 형식을 음미할 수 있다.

종근당 예술지상 2020 선정 작가_최수련_妳陽已盡, 陰壽未終Your life on earth is exhausted but your life in hell is unfinished_리넨에 유채

최수련의 그림은 설화집의 주인공이나 선녀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여 익숙한 이미지가 듬뿍 들어 있지만 왠지 낯설게 보인다. 그녀는 우리의 정서 속에 이미 녹아들어 있다고 착각하는 것들을 새롭게 끄집어내어 눈앞에 펼치며 묻는다. 과연 익숙하냐고. 이러한 도발은 매우 매력적이며 지적이기도 하다. 동양고전을 빙자한 화면에서 지금 우리의 삶과 만나지는 어떤 지점을 끄집어내고 그것은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니 말이다. 게다가 뿌옇게 삭은 듯한 화면은 고전과 현대를 모두 아우르며 최수련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종근당 예술지상 2020 선정 작가_최수련_魔王, 你贏了King Evil, you won_리넨에 유채

한편, 2018년 지원작가로 선정됐던 김창영, 서민정, 서원미 3인의 ‘제7회 종근당 예술지상’ 기획전이 오는 9월 24일부터 10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1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종근당은 1941년 창립 이래 국내 제약문화를 선도하며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업계의 모범을 보여왔다. 특히 문화예술 후원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는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전국 주요병원에서 찾아가는 오페라 공연을 지속해왔다. 또한  ‘종근당 예술지상’을 통해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후원으로 우리 미술계를 이끌어나갈 중추적인 커뮤니티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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