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시무용단(단장 정혜진)의 창작무용극 〈놋-N.O.T〉(이하 ‘놋’)이 개막한다.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세종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놋〉은 지난 1월 서울시무용단장으로 새로 부임한 한국무용가 정혜진이 처음 선보이는 안무작이다. 빠르고 힘찬 독무와 예스러움을 잃지 않은 신명으로 우리 춤의 격을 지켜온 대표적인 중견 무용가인 정 단장과 서울시무용단이 만들어낼 새로운 작품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무용단 정기공연 × 정혜진 단장 첫 안무작 '창작무용극 놋 – N.O.T'

〈놋〉은 ‘거기 아무도 없어요(N.O.T-No One There)?’의 약자로, 치매에 걸린 80살의 할머니가 10살 소녀가 되어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아빠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어린 소녀의 눈에 비친 이 시대는 세대, 남녀, 노사, 이념, 가족 간의 갈등으로 가득하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통의 현상들 속에서 소통하지 못하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날마다 ‘거기 아무도 없어요?’라고 외치고 있을지 모를 이들의 모습을 한국적 춤사위로 풀어낸다.

서울시무용단 정기공연 × 정혜진 단장 첫 안무작 '창작무용극 놋 – N.O.T'

또한 〈놋〉은 제주방언 ‘’, 다시 말해 얼굴을 의미하는 낯(面)에서 영감을 받았다. 얼굴은 인간의 존재를 나타내는 형상이며 감정을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1차적인 통로이기도 하다. 작품은 나와 너, 당신과 당신, 그리고 우리 사이에 그어진 경계들과 사회적 갈등을 소통을 통해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서울시무용단 정기공연 × 정혜진 단장 첫 안무작 '창작무용극 놋 – N.O.T'

안무와 예술감독은 맡은 정혜진 단장은 “창작을 지향하는 서울시무용단의 정체성에 맞게 한국무용의 전통성을 살리며 이 시대의 이야기를 한국적 창작춤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작품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놋〉은 우리 스스로가 만든 내면의 선, 사회의 선을 넘어보자는 데에서 시작한다. 한국무용을 기본으로 꼭두각시, 삼고무, 오고무의 호흡과 움직임을 통해 한국적인 색채를 가미하고 현대적인 춤사위로 일상의 움직임들을 확장시켰다.”고 안무의 방향을 전했다.

서울시무용단 정기공연 × 정혜진 단장 첫 안무작 '창작무용극 놋 – N.O.T'

오경택 연출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할머니가 소녀가 되어 마주한, 70여년의 시간을 건너뛴 세상은 혼란의 연속이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 우리의 얼굴()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빠라는 그리움을 찾아 헤매는 소녀가 마주하는 사람들의 얼굴, 그 얼굴과 마주한다는 것이 소통을 향한 첫 걸음이다.”라고 연출의 의도를 전했다.
더불어 김철환 작곡가는 “음악을 통해 현대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와 서로 다른 생각이 하나로 모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야기마다 각각의 테마 음악들이 있지만 결국 하나의 반복되는 음과 소리를 통해 새로운 시작과 끝을 표현했다.”고 밝혔으며, 파둘라 마리카 의상디자이너는 “전통 한복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지만 흔히 사용되지 않는 소재를 사용해 새로운 해석을 더했다. 다양한 색조와 액세서리, 기하학적인 커팅은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불통’과 연결된다.”고 전했다.

서울시무용단 정기공연 × 정혜진 단장 첫 안무작 '창작무용극 놋 – N.O.T'

〈놋〉의 예술감독과 안무를 맡은 정혜진(서울시무용단 단장)은 빠르고 힘찬 독무와 예스러움을 잃지 않은 신명으로 우리 춤의 격을 지켜온 대표적인 중견 무용가이다. 특히 서울예술단과 정동극장에서 독창적인 브랜드 작품을 만들며 한국무용의 저변을 확대하고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 단장의 색을 입힌 서울시무용단의 새로운 변화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최현 선생의 고풍(古風), 한영숙 선생의 살풀이 및 승무, 김천흥 선생의 춘앵무(春鶯舞), 박병천 선생의 진도북춤 및 강강술래, 김수악 선생의 진주검무 등을 사사했으며,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를 이수 받았으며, 서울무용제 대상과 안무상, 대한민국 무용대상 솔로&듀엣 부문 최우수작품상,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무용인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시무용단 정기공연 × 정혜진 단장 첫 안무작 '창작무용극 놋 – N.O.T'

〈놋〉의 연출은 맡은 오경택은 지난해 뮤지컬 〈레드북>으로 편견과 싸우는 '안나'라는 여성 캐릭터로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연출상을 수상했으며, 연극 〈킬 미 나우〉와 〈준대로 받은 대로〉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며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보여주고 있는 연출가이다. 앞서 〈궁:장녹수전〉에서 정혜진 안무가와 호흡을 맞추어 조선시대의 여인 ‘장녹수’의 삶을 무용극으로 선보인 바 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감각적인 연출로 작품을 이끌어온 오경택 연출이 이번 〈놋〉에서는 정혜진 안무가와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무용단 정기공연 × 정혜진 단장 첫 안무작 '창작무용극 놋 – N.O.T'

서울시무용단은 1974년 ‘예술은 동시대의 고찰과 정신세계의 반영이며,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좌표이다.’를 목표로 창단되었으며, 지난 40여 년간 수많은 국내외 공연을 통해 예술단체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위해 반복적인 자기 물음과 치열한 창작 작업을 이뤄왔다.

서울시무용단 정기공연 × 정혜진 단장 첫 안무작 '창작무용극 놋 – N.O.T'

'84 LA 올림픽 폐막식', '90 북경 아시안 게임 예술축전' 등의 국제행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단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왔다. 'WDA 필라델피아 공연', '대만 2000 아·태 문화시장 회의 특별공연', '2002 한일 국민교류의 해 일본 오사카 초청공연', '2006,2007 아시아무대예술제 초청공연', ‘2008 한일관광교류의 해 -교토 초청공연’, ‘2011상하이국제아트페스티벌’ 등에 참여했으며, 2019년 1월 오만 무스카트에서 개막한 ‘2019 모스카트 페스티벌’에 참여해 한국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고 무스카트시로부터 감사패를 받는 등 국제적인 문화예술 축전에 초빙돼 우리 춤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국제문화교류에 이바지해 오고 있다.

서울시무용단은 한국무용의 창작의 산실로서 관객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며, 우리 문화 속에 뿌리를 둔 세계적인 무용단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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