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재완 기자]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대안적 언어 아스거 욘, 사회운동가로서의 예술가전을 412일부터 98일까지 MMCA서울 5전시실과 서울박스에서 전시한다. 개막에 앞서 11일 오전 1030분 언론 간담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는 1950~70년대코브라(CoBrA)’,‘상황주의 인터내셔널(Situationist International)’ 등 사회 참여적 예술운동을 주도했던 덴마크의 대표작가 아스거 욘(1914-1973)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이다. 덴마크 실케보르그 욘 미술관과 협력하여 회화, 조각, 드로잉, 사진, 출판물, 도자, 직조, 아카이브 등 90여 점을 선보인다.

대안적 언어 아스거 욘 사회운동가로서의 예술가 전 개최 아트코리아방송

아스거 욘 (Asger Jorn, 1914-1973)

덴마크 출신 작가 아스거 욘은 혁명적 행보를 걸은 예술가이다. 그는 1940년대 결성된 코브라(CoBrA) 그룹의 창립 회원으로 활약했다. 코브라는 20세기 중반 중요한 추상화가 그룹을 배출한 유럽의 도시, 즉 코펜하겐, 브뤼셀, 그리고 암스테르담의 첫 글자를 따 명명된 미술 그룹이었다. 코브라 그룹과 연을 맺은 작가들은 자발성 혹은 충동성과 같이 어린 아이 같은 본능을 강조하는 작품을 그리는 데 관심을 가졌다.

또한 아스거 욘은 예술이 나이, 지위, 인종, 지식과 무관하게 대중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급진적 정치 혁명을 일으킨 상황주의 인터내셔널(Situationist International)을 결성하기도 하였다. 이후 북유럽 전통 예술을 연구하여 미국과 소련이 양립하는 세계 논리에 제3의 대안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

무제(데콜라쥬), 1964, 상자에 부착된 찢어진 포스터, 64 x 49.1 cm, 욘 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첫 번째 주제에서는 고전적 미술 언어의 틀을 깨는 아스거 욘의 초기 작업(1930~40년대)을 살펴본다. 욘은 예술은 하나로 정의될 수 없으며 지속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욘은 피카소나 미로 등의 작품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한 전환을 시도하며 다양한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두 번째 주제에서는 아스거 욘의 사회적, 정치적 행보를 보여주는 그룹 활동코브라(CoBrA)’, ‘상황주의 인터내셔널(Situationist International, SI)’ 등을 소개한다. 1948년 결성된 코브라는 코펜하겐, 브뤼셀, 암스테르담의 앞 글자에서 따온 명칭으로, 여기서 욘은 공동체 활동과 연대, 창의성에 바탕을 둔 대안적 문화를 실험하고자 했다. 1957년 결성된 SI는 예술의 상품화를 지양하고 소비 자본주의를 비판했으며 예술적 창의력을 일상생활에 접목시키고자 했다.

무제(미완의 형태 파괴), 1962, 캔버스에 유채, 122 x 97 cm, 욘 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세 번째 주제에서는 북유럽 전통으로부터 대안적 이미지를 탐구한 아스거 욘의 연구를 살펴본다. 욘은 SI를 떠나 1961년 스칸디나비아 비교 반달리즘 연구소(the Scandinavian Institute for Comparative Vandalism, SICV)을 설립했다. SICV는 스칸디나비아 중세 예술 연구를 통해 북유럽 문화가 예술의 역사를 새롭게 조망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대안적 언어 아스거 욘 사회운동가로서의 예술가 전 개최 아트코리아방송

한편 이번 전시에는 관객 참여형 작품 <삼면축구>를 선보인다. <삼면축구>는 아스거 욘이 고안한 경기 방식으로, 세 팀이 동시에 경기를 진행하여 실점을 가장 적게 한 팀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골 득실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는 일대일의 경기와 달리, <삼면축구>는 세 팀의 공격과 수비가 균형을 이뤄야 승리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아스거 욘이 냉전시대 미·소 양국의 힘의 논리에서 벗어나 예술을 통해 찾고자 한 대안적 세계관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대안적 언어 아스거 욘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윤범모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공동체와 소통하며 사회운동가로서 예술가의 역할을 고민한 아스거 욘의 작품세계를 통해, 국내 관객들로 하여금 삶과 예술의 관계를 사유하고 체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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