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보 연 개인전
윤 보 연 개인전
  • 김한정 기자
  • 승인 2019.01.08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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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나우에서는 20190109() ~ 0115()까지 윤 보 연 개인전이 열린다.

윤 보 연 개인전
윤 보 연 개인전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처음 접한 것은 대학 교양수업에서였다. 존재가 가볍다는 표현을 그 당시에 어떻게 이해했는지 기억엔 없지만 우울하거나 삶이 힘들 때면 곧잘 생각나던 표현이다. 그럴 때는 나의 존재가 참 가볍다는 표현이 제법 어울렸다. 아주 많이 힘들 때는 내가 참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엔 존재의 경중 輕重이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본인의 작업은 그렇게 가볍게 느껴지는 존재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개개인이 모두 존엄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더 가치 있는 사람,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을 구분하고, 시샘하고, 우러러본다. 모든 인간은 진정 같은 무게의 존재를 가졌을까?

윤 보 연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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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게 작동하지만 새로운 제품으로 대체되어 더는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를 버리기 위해 해체하였다.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부품들은 새것처럼 깨끗했고 그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생명을 다한 부품들이 아직 내 존재는 가볍지 않다며 말을 거는 듯했다. 이 주제의 첫 번째 작업인 Rebirth는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버려지거나 잊혀진 사물들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 주는 과정이었다. 본체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컴퓨터 부품으로 주어진 일을 했던 하나의 컴퓨터 칩은 스튜디오의 조명 아래 독자적인 카메라 샷을 받는다. 사운드카드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그 이름을 불러주는 이는 거의 없다. 불리지 않는 이름을 가진 그 아름다운 물체는 내게로 와서 하나의 오브제로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수행하며 새로이 태어난다.

윤 보 연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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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ame: I’m Here 는 같은 컨셉 아래 버려지는 핸드폰을 이용한 설치작업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IT 시대에 최신 기기로 대체된, 그러나 아직도 사용이 가능한 핸드폰들이 관객에 의해 되살아난다. 이 핸드폰들은 아두이노칩과 모션센서가 연결되어 있고 관객이 등장하면 모션센서가 감지하여 핸드폰을 깨워 모습을 드러낸다. 이 작업에 사용된 오브제들은 이전작업 Rebirth 와 같이 새로운 역할과 재생된 의미를 부여받는다. 그와 동시에 그것들을 버린 주체인 인간이 관객으로 찾아와 이전과 다른 관계를 형성하며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는다. 또한 이 작업은 관객이 있을 때만 작동하며 완성되는데 예술작품에서 관객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그들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인 작업이다.

윤 보 연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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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2018년 새 작업인 Once Again은 폐전선을 사용하여 만든 작업으로 이전작업들과 같은 컨셉으로 진행되었다. 이 작업은 폐전선을 잘게 잘라 정갈하게 나열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거나 액션페인팅 기법을 참조하여 흩뿌려 새로운 추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사용된 폐전선의 피복은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듯 이런저런 때가 묻어있지만 그 단면을 잘라보면 크기가 다양한 금속 선들이 자태를 드러낸다. 그 반짝임이 흡사 값비싼 보석을 방불케 한다. 그 아름다운 반짝임들은 더러운 피복 속에서 잠들어있다가 그 역할을 다했을 때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태어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세상에 선보인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위 작업들은 사진을 기반으로 한 인터미디어 작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브제의 재발견, 재형식화를 통해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관계를 맺음으로써 그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기호에서 벗어나 지금까지의 것과 다른 이미지로 재탄생된다. 본인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잊혀지거나 버려진 물건들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한다. 이러한 시도는 인간존재의 의미에 대한 탐구를 오브제에 투영하여 그 존엄함을 되찾거나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하였으며 이것이 바로 본인 작업의 목적이고 나아갈 방향이다.

윤 보 연 개인전
윤 보 연 개인전

Education

윤보연은 순수예술학 석사, 사진 인터미디어 전공, 헤런 스쿨오브 아트 앤 디자인, 인디애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예술학 석사, 사진전공,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학사, 공학사, 환경학전공, 컴퓨터공학전공, 서울여자대학교를 졸업 후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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