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화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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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정 기자
  • 승인 2018.10.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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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나비의사랑-悠悠自適)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는 2018. 10. 17(수) ~ 2018. 10. 23(화)까지 황선화 展 능소화(나비의사랑-悠悠自適)가 전시된다.

황선화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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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와 나비의 사랑을 통한 초월의 여정
안 영 길(철학박사, 미술평론)

작가 황선화의 아이콘과도 같은 능소화와 나비에는 다양한 의미가 중첩되어 있다. 작가 자신의 삶의 역정을 상징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능소화와 나비의 만남은 사랑과 이별을 비롯한 개인적 역사성을 행복한 교감으로 승화시켜 다양한 색깔의 감성적 표현으로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궁궐이나 사대부 집안의 담장에 심었던 능소화는 임금이나 임에 대한 일편단심을 상징하는 붉은 꽃으로 아래나 옆을 보지 않고 임을 향해 오롯하게 솟아오르는 고고한 특성 때문에 유가의 에토스적 덕목을 지니고 있다. 또 파토스적 열정으로 붉게 피었다가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아름다운 꽃송이 채로 떨어져 인연법을 마무리하는 싹싹함의 인과율도 보여준다. 작가는 자신의 자유로운 영혼을 상징하는 나비와 함께 대립과 갈등이 없는 유토피아를 향한 초월의 여정에 나서고 있다.

황선화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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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영혼이 유유자적하며 쉴 수 있는 여정의 목적지는 장자가 말하는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의 유토피아이기도 하고, 오성과 감성의 자유로운 유희가 펼쳐지는 ‘유어예(游於藝)’의 세계이기도 하다. 작가 황선화가 근래 그려내고 있는  <능소화와 나비의 사랑>이라는 주제는 우리의 영혼을 자유해방으로 인도하는 초월의 여정이며, 작가의 영혼이 투사된 나비의 사랑은 작품세계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말 나비의 어원이 날아다니는 빛 → 날빛 →나비로서 영혼을 상징하는 것처럼 정신과 영혼을 나타내는 그리스어 프쉬케(psyche)도 나비로 상징된다. 작가 황선화는 자신의 몸을 상징하는 꽃과 영혼을 상징하는 나비의 조합을 통해 영혼의 자유해방과 함께 자신이 꿈꾸는 미의 이데아를 향한 초월의 여정, 즉 유유자적할 수 있는 소요유(逍遙遊)의 경계로 나아가고자 한다.

황선화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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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훨훨 날며 유유히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소요유의 경계는 인식을 초월한 궁극적 미의 세계라고 할 수 있으며, 와유(臥遊)를 통한 창신(暢神)이나 아무런 걸림 없는 무애(無碍)의 경지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처럼 주체와 객체의 대립이 없는 물화(物化)의 경지에서 노닐 수 있고, 사랑과 이별, 죽음과 삶 같은 연기(緣起)의 집착이 사라지고 색(色)과 공(空)이 어우러진 화엄의 세계에서 꽃비를 맞으며 행복하게 유유자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월의 여정을 이끄는 매개체인 사랑, 즉 에로스는 어떤 의미일까? 작가에게 사랑은 모든 고통과 행복의 근원이다. 작가가 추구하는 초월의 여정 끝에는 이 모든 것을 초월하여 유유자적할 수 있는 절대 자유가 자리 잡고 있다. 플라톤에 따르면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탄생한 날 벌어진 신들의 잔치에서 초대받지 못한 빈곤의 여신 페니아가 풍요의 신 포로스가 만취한 상태를 이용하여 동침해서 낳은 것이 에로스다. 이처럼 결핍과 풍요의 사이를 끝없이 오가는 중간자의 특성을 지닌 에로스는 근본적으로 결핍을 안고 태어난 불완전한 존재지만 풍요로운 것, 즉 더 나아가서는 정신적 미의 극치를 찾아 나아가려는 강렬한 의지를 갖고 있다. 에로스는 미의 여신이 탄생한 날 잉태되었기 때문에 사랑을 유발하는 계기는 바로 미라고 할 수 있다. 이 계기는 육체적이고 감각적인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정신적인 것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거치는데, 사랑의 속성은 무언가 결핍된 것을 충만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것을 동경하며 나아가는 동인(動因)이다. 따라서 작가가 나비로 표현한 에로스는 미를 향수하려고 하는 정신의 강렬한 파토스적 충동이며 일종의 광기(mania)이다. 정신은 이 에로스에 인도되어 감각적 형태의 미로부터 출발하여 보다 높은 차원의 미를 추구하며 차례로 존재의 단계를 상승시켜 마침내 이데아 그 자체의 미를 관조함과 동시에 진리의 실재를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데에 도달하는데, 이것이 바로 초월의 여정의 종착지인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의 경계라고 할 수 있다. 

황선화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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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마주보기 등의 주제로 창작한 <능소화와 나비의 사랑> 시리즈에는 사랑을 향해 떠난 초월의 여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파노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화관을 쓴 소녀나 자유로운 나비의 영혼의 머리결을 지닌 성숙한 여인의 이미지는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한 작가의 분신이나 자화상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근래 새롭게 캐릭터로 등장하는 고양이는 사랑과 인정을 구걸하지 않는 자존심, 주변의 새로운 만남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 어느 곳에도 결코 얽매이지 않은 채 고독을 즐길 줄 아는 특별한 존재로 작가 자신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울러 고양이와 나비의 조합은 예로부터 건강과 장수를 상징하는 길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가 황선화가 추구하고 있는 초월의 여정은 단순히 감각과 감정의 파토스만이 아니라 의지와 이성의 에토스 작용도 수반하는 균형을 취하고 있다. ‘물화’와 초월의 과정을 통해 도달한 ‘유(遊)’의 경계는 유유자적하며 스스로를 정화시키고 최고의 쾌 - 엑스타시스(ekstasis, 脫我, 沒我)에 도달하는데, 예찬이 ‘오로지 스스로 즐긴 뿐이다(聊以自娛)’라 말한 것처럼 이러한 체험은 예술가의 창조적 계기로 전환된다. 작가 황선화도 이러한 초월의 여정에 동참하며 자신만의 절실하면서도 은밀한 사랑의 감정을 승화시켜 꽃과 나비의 만남 등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황선화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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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무의식 속에서 피어난 이러한 에로스적 동경은 작품 창작과정에서 잘 드러나고 있는데, 꽃과 나비에 대한 감정이입과 감성적 일체화를 통해 물아일체나 해탈 또는 자유로운 영혼의 해방감을 만끽하며 카타르시스의 상태에 도달하기도 한다. 다양한 색깔과 몸짓의 나비는 작가의 내적 감정과 영혼의 파장과 진동이라고 할 수 있다. 화면에 등장하는 전통적인 색채와 현대적 조형감각을 통한 자유로운 구성은 초월을 거치며 한층 승화된 절대자유와 대립과 갈등을 극복한 화해를 이룩하기 위한 자기치유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능소화와 나비의 만남을 통한 사랑에 대한 메시지는 작가의 인생에 대한 성찰과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다. 작가에게 나비는 인연에 따른 운명에 순응하면서 맑고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관조 속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이다. 작가는 이러한 심미적 승화와 초월의 여정을 통해 순수한 영혼의 욕구를 긍정하면서 주체와 객체, 대립과 갈등, 부분과 전체 등을 초월하여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 즉 장자의 물화(物化)에 해당하는 정신의 자유로운 해방을 느끼며 자기치유에 해당하는 카타르시스를 누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작가 황선화가 작품 속에서 지향하는 유유자적할 수 있는 ‘유(遊)’의 세계는 자신이 추구하는 초월의 여정 속에서 만나는 사랑의 승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황선화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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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화는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박사 졸업 후 개인 및 초대전 22회 및 아트페어 14회, 단체전 130여 회를 치렀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이사, 평촌아트홀, 단국대학교, 국립충남대학교 예술대학에 출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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