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순명의 길을 맞이하다.
벗이여, 순명의 길을 맞이하다.
  • 박동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0.01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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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이여, 순명의 길을 맞이하다.

40여 년 전 북한산성복원운동에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은 그냥 좋아서였다. 어찌 보면 문화유산이라는 명제를 몰랐을지언정 그저 하고 싶어서 한 취미 같은 세계였다. 그러니까 79년부터 시작하여 복원발표 때까지 십 여 년의 긴 여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집요한 신념을 갖고 진행하였는지는 오늘날까지도 의문이다. 다만 697차라는 긴 여정 속에 잘못하면 북한산성 숙제 속에서 전 인생을 잃어버릴 듯한 중압감이 몰려왔다. 그때 택한 방법이 북한산성 복원 제안서 아이디어였다. 지금도 아련한 뒷얘기지만 타이프지에 촘촘히 써 놓던 문맥들이 새롭다.

중국의 만리장성은 아직도 벽돌을 직접 찍어 등에 메고 지어 나르는 북경대학생들의 방법, 일본의 명치유신 중심에는 무릎을 꿇고 교실바닥에 초칠을 하는 학습과정이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제 강점기의 훈육이었다. 일본의 모든 유산은 일본의 젊은이들이 직접 마름질하는 문화유산 지키기 프로그램이 있다. 따라서 우리의 북한산성 복원은 당연한 것이지만 온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게 된다. 북한산성은 당신의 것이기에 당신이 직접 복원 기와를 날라야 한다. 그 과정에서 등산객이 직접 지어 올린 기왓장이 얼마나 되었을까. 놀랍게도 거의 모든 등산객이 참여했다. 문화공명법칙의 경험이었다.

문화공명법칙의 작동을 만나게 된 것은 96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운동에서였다. 금 모으기 운동 이다. 전 세계가 놀라워하고 극찬한 애국운동이었다. 나라를 잃은 국민의 아픔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DNA가 거대한 공명을 일으킨 사건이다. 한 결을 달리하면, 태안기름유출 때 보여준 갯바위신화다. 200만 자원봉사가 이룬 기적이다. 환경 회복을 위하여 30~40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는 경이적인 자원봉사 프로그램이었다. 미국, 일본, 호주의 참사 사례를 보더라도 놀라운 결과였다. 문화공명법칙의 에너지강도를 읽게 되는 지표다. 40년 전에 직면했던 문화공명법칙을 그냥 홀로 살펴볼 과제가 아님을 알게 된 것은 오히려 작금의 현장성이다. 다만 그 정교함의 공식을 찾는 일이다. 문화공명법칙의 공식이다.

북한산성과 한양도성의 이야기는 숙명처럼 나에게 잦아들고 말았다. 피할 수 없는 순명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13년 전 문화학교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부터다. 달항아리문화학교 커리큘럼 완성판은 한양도성 텍스트였다. 문화역사 마라톤-둘레길 개념은 초고도화 문화관광상품의 제1과제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유네스코, 문화관광특구의 모든 얼게는 북한산성에서 발현된 문화공명법칙의 실험공장 없이는 작동될 수 없다. 숭례문 참사 때 공유한 아스라함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말장난 수사 어에 불과한 개념이다. 참으로 아득한 과제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신화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부제를 설정하였다.

몽유도원도, 인왕사성역화의 텍스트는 북악, 인왕, 낙산, 남산, 한강의 도도한 신화를 이야기로 연결한다. 도도한 정신문명의 부침임에는 틀림이 없다. 30년 전의 인사동 차없는거리 캠페인을 시작하였을 때만 해도 문화의 숨결을 체득하지 못했다. 숨결의 난해성과 모순투성이의 얼게들을 스스로 체득한다는 것은 관통을 요구했다. , 공간의 통과의례요 치열한 난수표 같은 암호를 해독하는 게임이었다. 온갖 치열한 논리 난장판을 관통하고 나서야 찾아온 것이 차 없는 거리였다.

오히려 지친 나날의 허득임을 벗어나는 족쇄 같은 것이었다. 10여년 인사동 차없는 거리 프로그램은 장년기의 숨결을 온전히 앗아갔다. 뒤돌아보고 싶지 않은 만큼의 고갈이 찾아왔고 다시는 이 어려운 과제를 받아들이지 않기를 소망했다. 그러곤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인사동플랫폼설계도를 완성하며 순명의 아득함 앞에 정립을 요구했다. 한류씨앗을 품다.라는 명제는 인사동 차없는거리의 철학에서 싹튼 작은 열매임을 고백한다.

대한민국 전통문화제1거리 인사동의 제자리 찾기는 숨결 고르기처럼 온당한 수순이다. 당연히 숨결의 시작점은 숨결의 끝점과 같다. 강의 꼬리는 강의 시원지의 숨결과 같은 것이 아닐까. 인사동 차없는거리-인사동 플랫폼의 소망은 하나였다. 북한산성-한양도성-신화를 찾는 사람들-인사동 차없는거리-인사동 플랫폼-AK-Star Show의 얼개는 문화공명법칙의 순명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렇다면 과제의 프로세스를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다. 20여 년 전, 그러니까 북한산성-인사동 과제를 마치고 시작한 한걸음광장-경복궁포럼의 실험 속에서 형식을 정립하였다. 한걸음광장의 모형은 엔젤 프로그램을 만나 개념이 완성되었다. 포럼-아고라-디지털문화의 패러다임을 작동시키는 설계도다. 사실 정립과정을 열거한다면 지루한 서설이 요구된다. 지독한 늪지대의 여행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젤프로그램-경복궁포럼을 연결하는 한양도성-인사동플랫폼의 정수는 문화공명법칙의 철학이다. 스스로 영근 순명의 발목, 손목 속에 깃든 영혼 아닐까. 받아들이기로 한 이상 섭리의 강()을 덧대지 않게 할 것이다.

 

너무도 오랜 벗이여

북한산성

너는 이제 한양도성을 만나

오랜 벗 인사동

술 한 잔 거하게 인사동 플랫폼

목젖에 부어 만나기로 하세.

 

사라진 그들의 등 뒤에 저민

포럼의 환영들이여.

시대의식의 축대 돌들

화이트 엔젤의 미소로 머금기를

 

40여 년 문화운동가의 멍에를 어루고

60년대 잉크병, 만년필과 원고지로 숨결을 고르게 하소서.

 

- 엔젤 펀드 4대 과제를 마치고 쓰다.

인왕사성역화, 몽유도원, 용비어천, 인사동 플랫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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