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토포하우스에서는 은효진 사진작가의 그리움으로 돌아본 추억의 기록전2018912~918일까지 열리고 있다.

은효진 사진개인전 ‘그리움으로 돌아본 추억의 기록전’

사진, 그날을 말하다.
은효진

사진은 시대를 기록하는 거울이자 또 다른 언어이다. 사진으로 영혼의 깊이까지 담을 수는 없겠지만 타임캡슐처럼 과거의 기록을 후세에 전하며 느낌과 감동을 줄 수는 있다.

은효진 사진개인전 ‘그리움으로 돌아본 추억의 기록전’

우리는 사진 한 장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유추하고 현실의 가치를 재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가는 세월의 목격자이자 후세에 기록을 전하는 역사의 증언자인 셈이다.

은효진 사진개인전 ‘그리움으로 돌아본 추억의 기록전’

일상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 한 장이 그 시대를 대변한다. 기후 변화와 천재지변에 의한 재난현장도 인간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이 담겨있는 삶의 모습도 역사의 변곡점이 되었던 정치사의 순간들도 소중한 흔적들이라 할 수 있다. 과거에 무심히 담았던 사진들이 세월의 무게를 실으니 의미로 다가온다. 당시에는 너무 흔한 일상이었지만 시간이 흘러흘러 보니 복원할 수 없는 귀한 어제의 모습으로 남았다.

은효진 사진개인전 ‘그리움으로 돌아본 추억의 기록전’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1970년대부터 2000년 초반까지 사회 전반의 모습들을 수록하였다. 정치색도 없고 주관적인 감성도 배제한 채 현실의 모습을 직시하며 담담히 옮긴 현장의 기록들이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묵직한 울림을 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은 사진이 남겨준 문화적 유산이다. 기록이 아니었으면 백여 년 전 독립운동의 상징인 안중근과 유관순의 얼굴을 어떻게 알 수 있으며 또한 1900년 초까지만 해도 초가집이었던 서울의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는 너무 빨리 너무 쉽게 허물고 세운다. 100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처럼 우리가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많이 지나쳐 왔다.

은효진 사진개인전 ‘그리움으로 돌아본 추억의 기록전’

포토샵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합성과 인위적 변형을 자유자재로 하고 있는 지금, '기록이 진실하다'는 명제는 의문 부호를 남게 하지만 그래도 사진이 다른 매체에 비해서 정직하며 사실적이고 솔직하다.

은효진 사진개인전 ‘그리움으로 돌아본 추억의 기록전’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을 말하며 하루가 다르게 주변이 변모하고 있다. 고도성장으로 많은 것을 이뤘지만 또한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고향을 향한 회귀 본능은 누구나 있듯이 세월이 흐를수록 과거의 기록들을 통해 고향을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마음은 더할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빨리도 흘러 예로부터 당나라의 시인 두보가 말한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의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도 내 시계는 이팔청춘의 찬란한 내일을 꿈꾼다. 사진가는 기록을 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으로 틈만 나면 변하는 세상을 담고 또 담는다.

은효진 사진개인전 ‘그리움으로 돌아본 추억의 기록전’

양재문 사진가

사진작가 은효진은 참으로 많은 달란트를 지닌 순수 사진가이다. 그가 다양한 사회적 현상이나 장면을 기록하였다고 하여 다큐멘터리 사진가라 한정 지울 수는 없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그 출발에서부터 반 심미주의적 접근이 필요하고, 사건 및 상황에 대한 사전 연구를 토대로 시대상의 관찰자로서 논리적 근거와 순서에 입각하여 촬영에 임해야 하며, 때로는 대상에 대한 촬영권리를 획득하여 진행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그의 사진에는 찍느냐 마느냐의 윤리적 고민이 담겨 있거나 그의 따스한 사진적 심미안이 담겨 있다고 본다.

은효진 사진개인전 ‘그리움으로 돌아본 추억의 기록전’

여기 소개한 은효진의 사진은 지남에 대한 흔적을 기록한 것으로 사회적 변화에 대한 실상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묵묵히 담아온 담백한 메모 같은 사진이다. 사실 사진술이 발명된 이래 사물에 대한 재현은 사진의 주된 힘이 되었고 사실적 기록매체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 회화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소위 살롱사진이라 일컫는 완벽한 구성을 추구하는 사진들이 잠시 주류를 이루었지만 그 후 사진의 리얼리즘이 강조 되면서 사진이 보다 적극적인 소통의 수단으로 쓰여지게 된다.

은효진 사진개인전 ‘그리움으로 돌아본 추억의 기록전’

은효진 작가는 다수의 개인전과 46회의 단체전을 치렀으며 저서 1991년 무대, NUDE, 세계 성모발현지를 찾아서, 아프리카로 간 천사들, 슬픈 천사들의 밝은 미소, 은효진 누드집 권은진 시간속의 ’, 낡은 카메라 메고 세계속으로, 2018년 그리움으로 찾아본 추억의 기록등을 출간했다.

은효진 사진개인전 ‘그리움으로 돌아본 추억의 기록전’

한편 은 작가는 APC 편집인 겸 발행인을 지냈으며 현재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조직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