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PF2018 토포하우스상 수상전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토포하우스에서는 2018.8.29-9.4까지 KIPF2018 토포하우스상 수상전 '이갑재, 바람의 노래'가 전시된다.

5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KIPF2018)에서 토포하우스상을 수상한 이갑재의 수상전이다. 해마다 4월 하순이면 20여일 남짓 하늘을 뒤덮는 송홧가루의 세레나데를 25년 세월의 흔적으로 채집한 <바람의 노래>. 이갑재는 송홧가루 시리즈로만 1998년부터 2016년까지 5번의 개인전을 연 중견작가로 흑백의 담담한 계조로부터 우러나는 깊은 감성은 진중한 울림을 준다.

이갑재, 바람의 노래


해마다 4월 하순이 되면 꽃바람을 타고
송홧(松花) 가루가 하늘을 노랗게 뒤덮는다.
봄 햇살 사이로 번지던 현기증의 아련한 기억이다.

이갑재, 바람의 노래

농익은 소나무 수꽃 꽃가루가 암꽃을 찾는 바람의 노래.
소나무는 혜풍(惠風)을 중매자로 선택했다.

이갑재, 바람의 노래

사랑여행은 물 언저리가 최종 목적지.
대청호는 외사랑의 상처를 모두 받아주고 스쳐가던
춘풍(春風)의 힘을 빌어 물결로 위로해준다. 슬퍼도 아름다운 사랑이다.

이갑재, 바람의 노래

이갑재는 해마다 20여 일 남짓 벌어지는 세레나데를 주목했고
25년을 시간 속 흔적으로 채집했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의 덧없음을 바람의 노래로서 체득한 셈이다.

이갑재, 바람의 노래

송홧가루가 들어가면 장맛이 깊어진다며
뒤뜰 장독대에 옹기종기 놓여있던 장독 뚜껑을 열어놓으시던
어머니의 분주한 발걸음이 생각난다.

이갑재, 바람의 노래

이갑재는 대전여성아카데미 사진부 수료하고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이갑재, 바람의 노래

숲의 가장 높은 곳에서
바람은 귓속말로 나무를 흔들고
계곡을 지나 강으로 나아갔던 밤
바람은 강의 수면과 맞닿으며
그리움을 강물에 써 내려간다

그렇게 五月의 바람은
강에서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바람이 나무를 흔들 때마다
송홧가루는 꿈처럼 쏟아졌고
공중의 바람을 채색하기 시작했다

강물도 날마다 송홧가루와 섞여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는 동안
바람의 숨결은 수면에 흔적을 남겼다

이갑재, 바람의 노래

, 어쩌면 우리들 사랑도
바람이 그려놓은 것은 아닐까

흑백의 그대를 순간처럼 지나가며
五月의 새벽강에 감전되던 날
그대도 듣고 있는가 바람의 노래

이상재 _ 시인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