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라메르갤러리 제2전시장에서는 2018년 4월 4일~4월 10일까지 강물결 개인전 ‘Box with the Cat’이 전시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내 삶의 주요 키워드는 그림과 개였다.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개 짖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으며, 어느 지루한 곳과 상황에서도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림을 그리며 놀 수 있었다.
크면서 장래 희망이 종종 바뀌기도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그림은 나에게 멀어질 수 없었고, 개 역시 지금은 반려동물로 대상이 확대되긴 했지만 그 의미는 변하지 않았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내 그림에는 항상 개나 고양이가 등장했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작업으로까지 이어졌다.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삼포세대’라는 용어가 나오나 싶더니, 이제는 무려 ‘n포세대’라고까지 한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점점 외로워지고, 그 와중에서 다시 살기 위해 외로움을 달래줄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한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되고 흔한 반려동물을 당연 개였으나, 최근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살면서 개에 비해서 조용하여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또한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해 규칙적인 산책을 하지 않아도 되는 동물인 고양이를 반려로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 번쯤 인터넷에서 고양이가 자신의 체구와는 전혀 맞지 않는 아주 작은 상자에 잔뜩 구겨져서 들어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정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머리만이라도, 발 한쪽만이라도 상자에 넣어놓고 뿌듯해하는 고양이들.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고 우스울 뿐이지만 고양이들은 그러한 모습에 대해 설명하거나 변명하지도, 심지어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오직 고양이 특유의 도도함과 뻔뻔함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 즉 ‘상자에 구겨져 있기’를 계속할 뿐이다.
강물결은 한성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다수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