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아트코리아방송 논설고문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
올해는 대한민국 정부 수렵 70주년, 1948년 제정한 헌법에 따라 탄생한 대한민국은 그 역사에 위대한 성취의 70년을 보탰다.

 

광복 직후 혼란 끝에 한반도 남쪽과 북쪽에 각각 수립된 정부 동족상잔의 전쟁, 외환위기 같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우리는 도약했다. 산업화에 이은 민주화롤 세계의 모범국가가 됐다. 그렇게 지켜온 나라 앞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먼 옛날 수렵채취인은 낯선 사람을 만나면 죽이려고 했다 먹을 게 부족한 상황에서는 타인을 적으로 간주하는 게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우리 삶이 바로 수렵채취시대를 닮았다.

 

사회의 주요 집단은 사회적 합의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기적 욕망에 충실하다. 여야는 일치하는 의견이 하나도 없는 듯이 죽자 사자 대결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상생 기반이 없는 것처럼 약탈적 행동을 한다.

 

노사는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대화가 불가능한 것처럼 대치한다. 사람들은 가족을 제외한 모두를 잠재적 경쟁자처럼 대한다. 사회적 합의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나 대선에서 여야는 같은 내용의 공약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그걸로 표를 모았다.

 

그동안 여야는 합의 부재 때문에 싸운 것이 아니다. 합의에도 불구하고 싸웠던 것이다. 차이-갈등은 무죄다. 문제는 합의를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차이와 갈등을 대결의 구도로 동원하는 데 있다. 차이는 적대할 이유가 아니라 대화와 설득이 필요한 이유를 말해줄 뿐이다. 갈등 역시 화해불가능을 뜻하지 않는다.

 

차이가 합의를 무너뜨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러자면 경계를 넘는 대화가 필요하다. 오늘의 현실에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할 이도, 완전히 책임을 면제받을 이도 따로 없다.

 

한동안 사회를 지배했던 강력한 신념, 즉 위험의 외주화가 합리적이라던 신자유주의로부터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어떤 이들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대화, 연대, 관용, 합의 같은 평화적 방법이 별 쓸모가 없다고 주장한다.

 

힘의 사용, 즉 강제력의 동원이 보통의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잘 해결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회적 현안에 권력이 적극 개입하고, 북한 핵·미사일 위기에 전쟁할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한다. 정말 평화는 문제 해결에 별 쓸모가 없는 가!

 

사회불안과 갈등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평화가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북한과 한·미는 60년간 전쟁 준비를 했지만 평화가 온 것이 아니라 전쟁이 다가왔다. 부족했던 것은 전쟁 준비가 아니라 평화 준비였다. 평화는 그저 귀에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자 현실적 해결책이다.

 

독일 경제학자 베르너 귀스는 1982년 흥미 있는 실험을 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는 간단한 실험이다. 가진 돈 전부를 줄 수도 있고, 아주 조금 줘도 상관없다. 어떤 것은 바꿀 수 있지만, 어떤 것은 바꿀 수 없다고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바란다.

 

이미 우리가 바꾼 것은 한때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다. 감수해야 할 불가피한 운명, 거부할 수 없는 질서하는 것은 없다. 어떤 질서를 따르는 것은 그것이 객관적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협력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내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가치, 이념, 제도는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가치, 이념, 제도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최우선 국정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교육과 보건, 복지 등의 서비스가 개선돼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기본 중의 기본이 일자리다.

 

청년들이 쉽게 취직하고 중·장년이 안심하고 일할 자리를 공급하는 것이 삶의 질의 가장 기본 조건이다. 새해에는 모두가 주인의식을 느낄 수 있는 나라, 내 자식들까지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2018년 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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