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아트코리아방송 논설고문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
한국과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로 갈등을 겪어온 양국 관계를 조속히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확인했고, 모든 외교적 수단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천명했다. 양국은 사드 포대를 배치한 현 상황을 유지하는 선에서 사드문제를 봉합하기로 한 것이다.

 

사드의 입장이 다른 점을 인정하되, 그 문제로 갈등하기보다 협력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이른바 ‘구동존이’ 전략이다. 미사일 방어(MD)체계 구축과 사드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해서도 중궁은 우려 입장을 한국은 기존 입장을 각각 합의문에 명기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번 합의는 양국의 관계 개선에 대한 전략적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북핵과 미·중 대결로 동북아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드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시 주석이 최근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2기 체제를 정비하면서 양국 관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드는 우리가 배치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다.

 

북핵·미사일 때문이다. 한국 사드는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다.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다. 군사 장비 배치는 한 국가의 고유한 군사 주권이다. 중국이 자국 내에 한국을 감시하는 레이더를 배치해도 우리가 항의한 적이 없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상대국 주권에 대한 이유 없고 난폭한 유린이다. 우리가 이 엄연한 사실에서 물러서면 앞으로 사드 보복을 넘어서는 심각한 사태를 당할 수 있다.

 

정부는 중국에 사드의 추가 배치가 없을 것이라고 사실상 약속했다. 사드는 북의 미사일 능력이 우리 기존 방어 체계를 넘어섰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이다. 사드 1기의 방어 권역은 남한의 3분의 1밖에 안된다.

 

다른 3분의 2는 사실상 무방비다. 여기에 있는 우리 전략 시설들은 없어도 되는 것인가.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장 2기를 추가로 들여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국가 안보를 책임진 정부라면 이 문제를 최우선으로 검토하는 게 마땅하다.

 

그에 앞서서 세상에 주권 국가가 다른 나라에 우리는 앞으로 어떤 군 장비는 배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정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뿐이라고 할지 모른다.

 

국제 관계에서 그런 양다리 걸치기는 통하지 않는다. 한·미·일 3국은 현재 대북 군사협력 관계에 있다. 일본까지를 포함한 3국 군사동맹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느 쪽으로 가든 그것은 우리가 우리의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다.

 

왜 우리가 제3국에 ‘한·미·일 동맹이 없을 것’이라고 말해줘야 하나. 시진핑 2기의 중국은 노골적으로 패권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동북아 정세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사드는 주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갈등으로 중국은 아무런 실질적 피해도 입지 않았다.

 

현대자동차와 롯데 등 중국 진출 기업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국내 관광업계가 입은 피해도 막대하다. 이 피해가 100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모두 국제 규범과 상 관례를 위반한 폭력적 보복이었다.

 

그런데 중국이 이에 대해 사과는커녕 유감 표명조차 없었다. 우리 측이 항의했다는 흔적도 없다. 그저 보복을 풀겠다고 하니 감지덕지 하는 건가. 중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서로 주권을 존중하고 국제 규범을 따르는 정상적인 국가 관계로 가지 않으면 이번 같은 일은 언제든지 재발한다.

 

한·중 양국의 합의가 양국 관계의 실질적인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부단한 노력을 해야한다. 무엇보다 양국 국민간의 상호 인식이 악화된 것이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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