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내, 존재, 그리고 미메시스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박종해의 “此岸을 품다”전이 종로구 돈아문로에 위치한 ‘학아재미술관’에서 12월 11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살아 있어서 존재하고 또 호흡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 빛은 삶, 생명이고 어두움은 죽음, 소멸인 것... 그 너머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그것은 온전할까?

 

어둠과 빛은 대립될 수밖에 없다는 단답형 명제는 얼만 큼 옳은 것인가? 어두움이 존재하기 때문에 빛은 빛으로서 그 위대함을 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빛 때문에 그림자는 만들어 지고 그 그림자는 줄곳 어두움이란 이름으로 강요당해 오지 않았냐고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봄직도 하다.

박종해 “此岸을 품다”전

흑과 백 사이의 수많은 단계를 다시 쪼개고 또 쪼개볼 수 있다면 그 밀접한 관계성에서 나의 거칠고 섬세하지 못한 무지함은 여지없이 발가벗겨지고 만다. 빛을 알기위해 유리를 배웠다. 유리를 만지작 대다보니 어느새 스며드는 그 호기심은 성급한 조바심으로, 설레임으로, 두근댐으로...

 

유리는 빛을 이해하기 위한 최적의 도구였다. 목적은 유리가 아니라 빛의 경험과 추적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유리를 배우다 빛을 배우게 되고 빛을 좆아 가면서 유리를 품게 되었다.

박종해 “此岸을 품다”전

......

빛을 만들어야겠다.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소박한 빛,

태초의 빛을 재생산 해야겠다.

 

빛의 미메시스~~

 

태초의 빛을 나의 유리로 재현해 보자.

그러면 태초와 나는 어느새 일치 될 지로 모른다는 상념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그러기 위한 몸부림 그것이 지금의 나의 현주소다.

 

작가노트에서

박종해 “此岸을 품다”전

Q. 이번 전시의 특징은?

이번 전시는 빛과 그림자를 테마로 했습니다. 유리는 유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빛과 그림자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고, 원래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유리는 빛을 매체로 하지 않으면 안 되죠. 나무도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빛의 결정체라고 봅니다. 광선이 없으면 나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유리는 더 더욱 존재에서부터 그림자까지 한 번에 파노라마를 보여줘서 형태와 그림자의 밸런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Q. 그럼 이번 전시는 빛을 통해서 전해지는 느낌을 보여주는 것인가요?

빛이 살아서 움직이며 꿈틀대는 형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직선이 아니고 곡선이죠.

 

Q. 이번 전시를 위해 투자한 시간은?

어떻게 해서 유리에 그림자를 표현할 것인가는 늘 숙제로 남고요. 다른 작품도 빛이 테마이지만, 5개월 전부터 구상을 해왔습니다. 실지로는 오래 걸리지 않는데 새로운 것을 리서치 해 가지고 작품은 두 달 전부터 작업했습니다.

 

Q.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빛의 세계! 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Q. 작품을 설명해 주세요.

세상엔 남녀, 음양, 고저, 좌우, 밝음과 어둠, 이분법으로 대비 되는 것으로 블랙과 투명, 선과 악으로 될 수도 있고요. 관계로 해석을 해서 만든 것입니다. 투명이 선이고 블랙이 악이라 친다면 선과 악의 같이 공존을 표현한 것이죠.

박종해 “此岸을 품다”전

Q. 촬영 인터뷰에 같이 참여한 사람은?

이분은 isogai akihiro 교수이며 현재 일본 쿠라사키 예술과학대학에 재직 중이며 유리 블로잉 작가입니다. 저와는 일본 ‘우다츠야마’공방 이란 곳에서 전문인과 연수생으로 인연을 맺고 대학원 시절에는 지도교수였습니다. 이번에는 일본공예협회 사무장과 방문해 주셨습니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