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코리아방송]= 재즈계의 산 기록을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재즈 그 기록의 시간’전이 전시를 시작했다.

이다영 사진가의 ‘재즈 그 기록의 시간’전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SAMS 아트센터에서는 12일 오후, 이다영 사진가의 ‘재즈 그 기록의 시간’전 오픈행사를 가졌다.

이다영 사진가의 ‘재즈 그 기록의 시간’전

-이다영 작가노트-

한국에 재즈가 들어온 지 근 100년이 되었다.

이번 전시는 재즈 1~3세대의 기록 사진과 재조명이다. 30년을 한 세대로 잡는다고 한다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재즈 1세대는 재즈 3세대 정도이며, 1~2세대 재즈 아티스트들은 거의 돌아가시고 남아계시는 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재즈 1세대라고 불리는 분들이 지금껏, 실제 한국에서의 재즈를 본격적으로 떠받쳐왔다. 지금의 백발의 노인이 되신 재즈 아티스트들은 한국 재즈의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지금 젊은 세대에게 물려준 유일한 세대이기 때문에 재즈 1세대라고 지칭을 하였다.

이다영 사진가의 ‘재즈 그 기록의 시간’전

한국 재즈 문화를 꽃피운 지금의 재즈 1세대라 지칭하는 재즈 아티스트들도 남아 계신분들이 몇 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한국 재즈의 원로 아티스트들과 현재의 뛰어난 젊은 재즈 아티스트들을 한데 묶어 전시를 하게 되었다.

 

재즈라는 장르만을 기록 촬영을 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취향의 영향이 컸다. 재즈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재즈바를 자주가거나 음반을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한국 재즈에 대한 제대로 된 사진 기록물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본격적인 재즈 공연과 한국 재즈 아티스트를 기록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이다영 사진가의 ‘재즈 그 기록의 시간’전

공연 사진이라는 장르는 단순히 공연을 찍는 행위뿐만이 아니라, 객관적 관찰과 기록이라는 다큐멘터리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신념과 믿음이 뒤따랐다. 사진이 가지는 가장 좋은 재료인 시간을 통해, 이렇게 한국에서도 재즈라는 음악 예술이 시대에 살아 있음을 영원히 기록하고 싶었다. 뮤지션이었던 그들은 재즈를 통해 예술과 문화를 향유하며 존재했음을, 그리고 한국의 재즈 아티스트였음을 기록하고 시간에 남기고 싶었다.

이다영 사진가의 ‘재즈 그 기록의 시간’전

<사진 - 기록 매체로서의 미학적인 매력>

이미 널리 알려져 있듯이, 1839년8월19일에 프랑스 파리에서 세상에 공포된 사진술(photography)혹은 사진(photograph)은 예술을 위한 표현매체로 사용하기 위해서 발명된 것이 아니다. 고대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나 르네상스시대의 천재적인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시절부터 그 원리가 연구되고 실용화된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에 의해서 형성된 이미지를 영구히 정착시켜 회화적인 표상을 좀 더 간편하고 신속하게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그 결과 예술지향적인 초기 예술 사진가들이 사진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노력하기 이전까지는 회화를 위한 보조적인 수단이나 기록을 위한 매체로 인식했다.

또한 1910년대부터 미학이 정립되어 1960년대, 70년대를 거치면서 마무리된 모더니즘 사진은 기록성과 사실성을 기반으로 현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시기의 주류적인 경향인 ‘저널리즘사진’이나 ‘르포르타주 포토그래피’에서 다루었던 여러 표현대상 중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 것이 아방가르드적인 예술가들의 초상이다. 특히 초현실주의화가 살바도르 달리나 입체파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수많은 포토저널리스들이 카메라앵글에 담았다. 당시의 포토저널리스트들은 이들 주요예술가들의개성적인 표정을 효과적으로 포착해서 그들의 예술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다영 사진가의 ‘재즈 그 기록의 시간’전

이중엔 전통적인초상사진기법으로 찍은 사진도 있고, 일상에서의 특정한 순간을 포착한 결과물도 있다. 이러한 사진은 기록적인 가치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예술가들의 개성적인 모습을 재현하여 사진의 또 다른 가치인 예술을 위한 표현매체로서의 감성학感性學적 매력도 일깨워준다.

한국사진사에서도 예술가들의 초상을 찍은 사진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진가로서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진운동가, 사진예술행정가, 사진교육자로서도 큰 족적을 남긴 임응식이 기록한 ‘예술가 초상사진’시리즈와 사진가이자 사진교육자인 육명심이 기록한 ‘문학인들의 초상’이다.

이다영 사진가의 ‘재즈 그 기록의 시간’전

사진가 이다영은 사진의 기본적인 특성인 기록성과 사실성을 초월하여 표현매체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가 하면 사회적인 발언 혹은 정치적인 비판을 하는 작업도 발표했다. 이와는 다르게 이번엔 앞에서 언급한 모더니즘사진의 전통을 계승하여 한국의 재즈 음악가들이 연주하는 장면 및 그들의 인물사진을 카메라 앵글에 포착한 결과물을 전시한다.

 

이다영은 공연현장에서 재즈아티스트들이 연주하는 장면을 포착해서 재현했는데 역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앵글 및 프레임을 선택했다. 특히 로우앵글을 주로 선택하여 강하고 압도적으로 느껴지는 최종결과물을 생산했다. 그 외에도 전통적인 표현방식으로 찍은 인물사진은 개별예술가의 예술가로서의 개성과 보이지 않는 기氣가 느껴진다.

사진은 시각예술이지만 앵글, 프레임, 밝고 어두움의 조화, 유효적절한 순간포착 등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지면 음악적인 사운드가 느껴지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작가의 작업도 이와 같은 미학적인 층위에서 역동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무대조명과 카메라의 기계적인 특성, 렌즈의 광학적인 특성 등이 유효하게 화학적으로 조합되어 작품표면의 완성도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다영이 재현해서 보여주는 재즈공연사진과 예술가들의 인물사진은 모더니즘적인사진의 미학적인 매력을 새로운 층위에서 부각시키고 있다. 그 결과 기록적인 의미를 초월하여 사진가의 미적인 주관 및 감각이 드러나는 조형언어로서 보는 이의 지각을 일깨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글: 김영태 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이다영 사진가의 ‘재즈 그 기록의 시간’전

이다영의 ‘재즈 그 기록의 시간’전은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SAMS 아트센터 1층에서 5월 1일~5월 30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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