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코리아방송]= 4월 11일 서대문 스페이스 창배에서는 황창배전이 5월 13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황창배 작가는 1978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비구상을 출품하여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전통화단에 등장했다. 그리고 “동양화가 침체 과정을 거쳐 화랑 가에서 거절을 받는 등 푸대접 몸살을 앓고 있던” 1987년, 선미술상 수상 개인전을 개최하여 스타 작가로 부상했다.
1990년 이후 대학 교수직에서 물러나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동·서양화의 재료와 매체를 넘나들었지만, 지필묵은 끝까지 지켜낸 ‘한국화가’이다. 비평가들은 54년의 생애동안 제작된 그의 작품을 “문인화의 발상을 토대로 한 민화적이고 현대적인 한국화”, “전통의 현대화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지극히 우연적인 것에서 출발하여 구체적인 것을 찾아내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황창배는 근대기부터 전통 화단의 고질병처럼 지속된 수묵과 채색의 이원화 구도를 허물었고, 동시대의 다양한 풍정을 독창적인 필묵법으로 재현했다. 수묵과 채색을 적절히 아우르며 당대의 문화 사회적 코드를 시각화했다. 이 과정에서 지필묵뿐만 아니라 캔버스, 잿물, 아크릴, 연탄재 등 폭 넓은 재료를 사용했다. 다소 엉뚱한 재료를 다루었지만, 그는 언제나 전통 필묵법의 법칙을 완벽하게 고집했다.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황창배는 2001년 우리 곁을 떠났다. 그리고 그가 떠난 지 열 여섯 해가 된 지금, 현대 한국화에 큰 발자취를 남긴 소정 황창배를 기억하고자 스페이스 창배가 문을 열고 개관전을 마련했다. 스페이스 창배는 소정 황창배를 기억하는 장소이자 예술을 사모하는 모든 이들의 사랑방이다. 겨자씨 한 알이 큰 나무가 되듯이, 스페이스 창배를 통해 황창배의 유작을 감상하며 현대 한국화의 다양성을 확인하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