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코리아방송]= 인사동 나우갤러리에서는 11일부터 17일까지 사진가 김혜령의 '自覺夢’ 개인전이 열렸다.

김혜령 작가는 인터뷰에서 “자각몽이란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배경이나 식물에서 그 배경을 이루는 공간을 해체하여 재구성하는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의 작업은 주로 밤 시간대에 진행되는데 자신이 평소에 다니는 거리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표현 대상에 주목하며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자신의 표현 의도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 스트로브를 사용하여 주된 표현 대상을 배경과 분리하고 부각시켰다. 스트로브로 인하여 대상의 컬러가 강하게 변주되었다. 그 결과 현실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과 공간이지만 현실을 비켜서 존재하는 사물처럼 변주되었다. 대상이 존재하는 공간도 리얼리티가 제거 되어 현실을 초월하여 발생한 장면으로 리프로덕션reproduction된 것이다.

김혜령의

작가는 자신이 선택한 표현 대상을 과감하고 감각적인 앵글 및 프레이밍으로 재현하여 육안으로는 인지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주했다. 또한 강한 인공조명을 순간적으로 사용하여 낯설어 보이는 대상으로 재구성하였다. 그 결과 보는 이들은 무엇인지 분명하게 인지 할 수 없는 장면을 만나게 됐다. 평범한 사물이지만 기이하거나 불안한 느낌을 자아내는 언캐니uncanny적인 결과물로 새롭게 재구성된 탓이다. 유미주의적인 미적 쾌락을 제공하는 결과물이 아니라 작가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의 발현이라는 의미이다.

김혜령의

김혜령은 자신도 분명하게 인지하거나 논리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느낌을 표현하려고 실행했다. 그 결과 이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사진 이미지가 생성되었다. 이해됨과 이해 안됨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그 경계의 무의미함을 일깨워 주는 결과물이다.

 

재현의 역사를 살펴보면 신화적인 내용이나 주술적인 혹은 종교적인 이야기를 재현하는 것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후 19세기 중후반부터 현실에 대한 주관 및 미감을 표현하게 되었다. 20세기 초반부터는 부조리한 현실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결과물이 시각예술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시각 예술은 1980년대 이후 최근 20 여 년 동안 주류적인 경향도 없고, 거대 서사나 거대 담론도 예술가가 관심을 갖는 주제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일상에 주목하며 각자 개성적인 시각으로 이것을 다루고 있다.

김혜령의

작가노트

自ja 覺gak 夢mong

김혜령 Ryung Kim

 

낮인지 밤인지 알 수 없는 시간

존재하지 않지만 기억된 장소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는 존재들

세상을 가득 채우고도 남은 것들이

지금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이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늦은 퇴근길에 촬영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퇴근길은 분명 가슴 설레는 비일상이었을 것이다. 수백 번, 수천 번 반복된 퇴근길은 이내 익숙해져 단순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매일 걷는 거리도 의미를 덧붙이면 몽환적인 공간이 된다.

 

‘일상의 바로 옆엔 비일상이 존재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50분의 시간,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낯익은 것들이 낯설어지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自覺夢은 현대인에게 있어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게 하는 하나의 통로이다.

김혜령의

자각몽(自覺夢; Lucid Dream)은 몽자(夢者)가 인지하고 꾸는 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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