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코리아방송]= 도시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오래된 공간을 허물고 새로 짓기보다는 원래 모습을 그대로 남겨둔 채 새로운 콘텐츠로 활기를 불어넣는 도시 재생 방식이 주목 받고 있는 것. 오래됐다고 모두 낡은 것은 아니며, 다 잘 아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서, 관심을 기울일수록 세월의 가치를 발견하는 놀라움을 경험하게 된다.

낙원악기상가, 추억의 공간에 새로운 이야기를 입히다. 사진제공=낙원악기상가

한때 철거 위기에까지 몰렸던 낙원악기상가가 '반려악기 캠페인'과 각종 공연으로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세운상가'가 '다시 세운 프로젝트'에 힘입어 수리협동조합 설립에 나서며, 을지로 골목길이 유람하기 좋은 명소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악기 연주로 다시 찾는 일상의 즐거움! '낙원악기상가 2016 반려악기 캠페인'

서울의 중심 종로에 자리잡은 '낙원악기상가'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각종 악기 연주자들의 사랑방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 개인용 컴퓨터와 노래방 기기의 확산으로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급기야 '도심 재창조' 명목으로 철거 위기를 맞기도 했다. 4층에 실버영화관을 개관하면서 시니어들을 위한 명소로 부각된 반면에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부작용도 있었다.

 

낙원악기상가는 2012년에 4층 야외 광장에 100석 규모의 공연장을 조성하며 변신을 꾀했다. 단순히 악기를 파는 곳이 아니라 부담 없이 음악을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화해나가기 시작한 것. 마침 2013년에 서울시가 낙원악기상가를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낙원악기상가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의미 있는 공간이자, 미래에도 보존해야 할 문화 가치를 지닌 곳으로 인정을 받았다. 

 

낙원악기상가는 보다 활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도약하고자 '2016 반려악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올 초 시작한 '2016 반려악기 캠페인'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악기를 평생의 친구이자 취미로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디지털 음원에 익숙한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배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악기 연주의 매력과 가치를 알리고 있다. 직장인 대상 무료 악기 강습 프로그램 '미생 응원 이벤트'를 통해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악기 연주로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으며,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낙원악기상가의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주한 외국인들로 구성된 '낙원서포터즈'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 시민들이 기증한 중고악기를 무상으로 수리하여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나눔 활동인 '중고악기 기부 CSR 캠페인-올키즈기프트'도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4층에는 합주실, 녹음실, 야외 공연장을 마련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특히 야외 무대인 '멋진하늘'에서는 매달 재즈와 R&B 등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출연하는 공연이 열렸다. 지난 10월 29일,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함께하는 '클래식 파라다이스' 무대를 통해 올 한 해 진행한 '중고악기 기부 CSR 캠페인-올키즈기프트'와 공연 수익금을 사회복지법인 (주)함께걷는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자리를 가졌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