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맺힘과 번짐, 흐름과 고임 속에 도드라진 시간의 잔영

시간은 기억 속에 재생 될 때 장소라는 무대 장치가 필요하다. 생명의 주체인 ‘나’에게서 생성된 시간은 객체인 ‘나’를 들어낸다. 이런 ‘나’에게서 생성되고 소멸되는 시간의 기억은 공간이라는 무대 장치 없이는 구체화 될 수 없다. 물론 이 시간의 무대인 공간은 굳이 구체적이면 실체적일 필요는 없다.

인간의 기억 속에 재생되는 시간이란 시작과 끝의 절대성이나 영속성은 애당초 무시되면서 존재하는 가변적이면서도 단절된 조각들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파편의 시간 조각들은 그 자신의 불안정함 만큼 스스로가 거처하는 공간의 실재감마저도 상실시켜 버린다. 실존의 모퉁이에서 움튼 시간은 어느새 환영의 그림자를 따라 초현실적 무대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기억 속에 형성된 미완의 아니 결코 영속할 수 없는 시간의 인식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것은 마치 땅 속에 묻힌 시간을 찾아 헤매는 고고학자와도 같은 기분이랄까. 자신의 기억 속에 묻힌 시간의 잔재를 들고서 이리 저리 둘러보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잊혀 지거나 무너진 시간들을 이어보려고 한다.

작가 자신도 이런 시도가 잘려진 시간을 완전으로 돌릴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끊어지고 부서져 틈이 생긴 시간, 그 상실로 비워버린 시공간을 채우는 것은 결국 작가의 상상력이다. 이 상상력이-불완전한 시간과 공간의 간극을 채울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기억의 공간-작품 ‘또 다른 공간’-이나 작가만의 일루젼이 되는 작품 ‘내 안의 공간’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오랜 기간 다루어 왔던 물의 매질이 갖는 특별함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화면에 투사해 나가는 과정에서 물은 매개재료가 아니라 이미 화면의 본질로 자리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주제의 연속성보다도 소재의 다양성보다도 앞서 자리해야 할 것은 오랜 기간 작가의 손에서 놀아난 물의 맺힘과 번짐, 그리고 흐름과 고임의 반복을 통해서 도드라진 세계인 것이다. 이 세계 아래 작가의 삶에 용해되어 있는 경험의 잔재가 있고, 단절된 시간의 무대가 되는 공간이 있고, 이 무대에서 태를 뽐내는 여러 화제들이 자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화제들은 항상 자연을 닮아 있다.

작가는 불완전한 인간의 사유 속에서 흩어지는 시간의 잔영을 자연의 유구함을 빌어서, 그리고 수채화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완전함으로 재탄생하기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조동균 평론글중에서..

■ 조근영

서원대학교 미술학과 졸 | 개인전 20회 (서울, 미국, 청주) | 국내 ? 해외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러시아, 체코, 인도, 필리핀, 프랑스, 체코, 몽골, 터어키, 인도네시아, 스페인, 베트남 등) 초대?단체전 500여회 출품

심사위원 운영위원 약력 및 수상 | 대한민국미술대전 | 한국수채화공모대전 | 구상전미술대전 | 경기미술대전 | 서울미술대상전 | 나혜석미술대전 | 남농미술대전 | 행주미술대전 |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 대한민국수채화대전 | 대한민국글로벌 미술대전 | 대한민국수채화 | 전람회 | 도솔미술대전 | 모란현대미술대전 | 소사벌미술대전 | 세계평화미술대전 | 신사임당미술대전 | 대한민국회화대상전 등 심사위원,운영위원 50여회 역임

배재대 미술학부, 시립미술관 강사 역임

대한민국 미술인상 수상 | 서울아카데미 미술상 수상 | 대한민국 미술대전 3회 | 목우회 미술대전 5회 입선 및 특선 | 청주예술공로상 수상 | 충북미술대전 추천작가상 수상

저서 | 대한민국 수채화 총서 I, II | 현대 수채화 기법 총서I, II

소장 | 중원문화기록화 300호(충주문예회관) | 전쟁 기록화 400호(공군사관학교) | 한국가스안전공사 200호 | 제임스 알렉스미셀대통령 인물화 (세이셀대통령궁 집무실) | 한국전력공사 등

현재 | 사)한국미술협회 이사 | 대한민국회화제 위원 | 사)한국수채화협회 | 서울아카데미 감사 | 충북수채화협회 회장 | 현대미술작가연합회 자문위원 | 대한민국회화대상전 조직위원장 | 충북미술대전 초대작가 | 청주수채화회 자문위원 | 한국국제미술가협회 운영위원 | 충북구상작가회 | 서원대 교육원출강

갤러리 청주

2013. 12. 14(토) ▶ 2013. 12. 20(금)

Opening 2013. 12. 14(토) pm3:00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1554번지 8층 | T.043-237-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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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김한정 기자 (merica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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