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서울 풍경을 집대성한 영상과 사진전
- , 8월 27일부터 갤러리 류가헌

사진보다 집요하게, 근대의 서울을 지켜본 것은 영화다. 당시 제작된 여러 영화들은 20세기 서울의 삶과 역사를 고스란히 증언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영화 는 당대 최고의 근대 건축물로 꼽히던 경성역(現 구 서울역사)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모던보이 이상과 박태원이 와 에 그렸던 당대의 풍경이 영화에 오롯이 남아 있다. , 은 골목을 휘돌아 나오는 청계천을 품고 있다.

에서 철수(신성일)는 남대문 쪽에서 차를 몰고 와서 시청 앞에서 기다리는 영희와 만난다. 연인의 배경에서, 불에 타기 전 옛 남대문이 건재하다. 에서는 창경궁 밤 벚꽃이 화려하게 만개한다.

서울을 지켜본 영화들은 어떤 뉴스릴 필름보다도 더 소중한 시대의 영상 증언인 것이다.

이러한 영화의 ‘증언적’ 특성에 주목한 이는, 영화기획자로, 음식 칼럼니스트로, 와인전문가이자 여행 작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시대 전방위 저술가 중 한 사람인 고형욱이다.

그는 영화가 고스란히 증언하고 있는 영화 속 서울풍경에 반했고, 그 풍경들을 수집했다. 꼬박 1년여의 기간 동안 칩거하다시피 당시의 필름들을 모두 섭렵하고, 그 필름 속 풍경들을 캡처했다. 이후 한국 영화사를 관통하고, 숱한 문제작을 통해 기록된 풍경들을 모아, 전례 없는 영상 다큐멘터리 을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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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다큐멘터리 에는, 해방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감격,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선 서울, 젊음의 피가 약동하는 서울이 고스란하다. 가난한 시절에도 명동에 몰려들던 시인과 화가들, 넘실거리는 한옥 지붕들의 물결, 한 잔 술에 회포를 풀던 대폿집의 정취, 교외의 별천지 같은 정릉 유원지,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전경도 담겨 있다.

종로 거리에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전차가 딸랑거리며 지나간다. 의 주연배우는 최은희, 신영균 등 한국 영화 융성기의 대스타들에서부터 안성기까지, 또한 영화 제작 당시의 기억을 품고 서울의 역사를 증언하는 이장호, 김기덕, 김수용 감독 등이다.

80여 년 동안 서울의 변화를 집약한 이 오는 8월 27일부터 일주일간 갤러리 류가헌에서 상영된다. 또 1951년의 현 광화문 광장과 1956년의 적선동 주택가, 1961년 현 경복궁역 앞 등 영화 속 서울 풍경 중에서도 류가헌이 위치한 서촌 일대의 풍경들이 사진으로도 전시된다.

월 말인데도 아직껏 휴가를 떠나지 못한 이들이 있다면, 고즈넉한 서촌 골목들을 걸어서 류가헌으로 향해 볼 일이다. 그곳에서, 눈앞에 선연한 근대의 서울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전시기간: 2013년 8월 27일(화) ~ 2013년 9월 1일(일)
장 소: 류가헌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 /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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