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시 종로구 운니동에 위치한 장은선 갤러리에서는 2023년 4월 26일~5월 13일까지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이 전시된다.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자연의 순환 8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자연의 순환 8

조연경 작가는 직물의 최소 단위원소인 실 자체를 재료로 추상적 형태를 형상화해 현대미술의 또 다른 가능성의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 추상적 형태를 위해 철망을 도입하게 되는데, 철망을 잘라 둥근 원 형태를 만들고, 그 형태를 박음질해 하나로 연결한다. 원의 형태는 자연의 흐름처럼 무한한 움직임으로 동적인 동시에 특정 방향을 갖지 않아 정적이기도 하다. 이러한 원형이 반복되면서 패턴을 만드는 모듈 구조를 보여주고, 실선을 통해 또 다른 드로잉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철망의 안과 밖이 나뉘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한 조형이 완성된다.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자연의 순환 12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자연의 순환 12

작가는 조형의 반복, 확장으로 정형에서 시작해 비정형으로 나아간다. 철망에 의지해 박음질 된 실은 점차 스스로 조형을 일궈 비정형의 형태, 우연적인 형태를 더 강조한다. 자유분방한 조형과 드로잉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견고하면서도 부드러운 철망의 양가성 덕분이다.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자연의 순환 11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자연의 순환 11

조연경의 작업에 나타난 실의 용법에는 특이한 부분이 있다. 실의 소산인 직물을 소재로 도입하는 대신 실 자체를 재료(그리고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 고유의 물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과정에서 찾아진 형식적인 성질 자체를 조형 원리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자연의 순환10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자연의 순환10

무언가를 재현하기 이전의 점 선 면 색채 양감 질감 그리고 물성과 같은 형식요소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회화라고 본 모더니즘 패러다임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부분이 있고, 여기에 추상적인 형태로 형상화한 것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모더니즘 패러다임이 추상화를 위한 형식논리를 제공한 것이라면, 은연중 작가는 그 논리를 받아들여 자기화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 직물의 최소 단위원소인 실 자체를 재료로 조형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기만의 추상적 형식(그리고 형태)을 얻고 있다고 해야 겠다.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고차원의 패턴 8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고차원의 패턴 8

작가의 작업은 닥 섬유를 만나면서 우연한 형태와 비정형이 더 극대화된다. 여기에 부분적으로 옻칠과 금박의 장식을 통해 자연의 생기와 활력을 얻는다. 이 형태는 벽면 위로 돌출되면서, 그림자가 생기며 공간으로 확장되어 조형을 더 풍부하게 만들며 이렇게 비정형과 정형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연의 흐름을 보여준다.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고차원의 패턴 1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고차원의 패턴 1

자연의 생명력이 발산하는 5월, 기하학적인 섬유작품 30여점을 장은선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생명의 제전”에 초대한다. 조연경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섬유 전공 석사 졸업을 하고 개인전 7회, 그룹전 25여회를 참여했다.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 활동 지원 작가 선정, 워싱턴 한국 문화원 공모 전시 작가선정, 서울문화재단 레지던시신당창작아케이드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자연의 순환
조연경 초대展 '생명의 제전'-자연의 순환

조연경 | CHO YOUN KYUNG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섬유 전공 석사 졸업

개인전 | 7회 | 2023, 2021, 2020, 2019, 2018, 2015년, 2009년 | 공모전 선정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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