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25에 위치한 Gallery BK Hannam 1F에서는 2022년 3월 11일 - 4월8일까지 박윤경 개인전 'Restoration of Relationships'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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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bcinorstt_acrylic, painting marker on canvas_65.1x53.0cm_2021

박윤경은 지금 시대에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회화를 연구하면서 회화 자체의 본질과 의미를 확장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소통 불가능한 언어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한 층 더 확장된 박윤경만의 다채로운 화면을 BK Hannam 1층에서 소개한다.

간극은 항상 남는다(Uncanny Valley) acrylic, painting marker on chiffon, wooden frame_116.7x91.0cm_2022
노오력(Endeavor)_acrylic, painting marker on chiffon, wooden frame_116.7x91.0cm_2022

박윤경의 작업에서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불투명한 캔버스 천을 찾아볼 수 없지만, 쉬폰이나 실크, 샤워 커튼 등의 투명한 재질 위에 그리는 행위를 차곡차곡 기록하며 회화에는 시간에 따른 중첩된 색채가 감지된다. 캔버스 프레임은 그 자체로 화면에 드러나게 되고 그 위에서는 선, 붓질 등 다양한 작업이 이루어진다. 단순히 보조역할로 이루어졌던 프레임은 회화의 주체로 드러난다. 2차원의 회화를 ‘벽’이 아닌 ‘공간’에 설치 구성하여 3차원의 회화로 보여줌으로써 과거 평면 회화 전시가 가지고 있는 권위를 해체하는 동시에 모든 요소가 평등한 관계를 맺은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드로잉과 페인팅은 화면에 반복되며 쌓여가고 3차원적으로 공간에 설치되며 회화의 객체와 주체가 사라진 평등한 회화를 선보인다.

“화면에서의 추상성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 존재하는 추상적인 영역처럼, 문자가 전달할 때 잃어버리는 가장 중요하고도 눈에 보이지 않는 소통의 완충지에 대한 단상이다.”
-박윤경

동그란 삼각형(Round Triangle)_acrylic, painting marker on chiffon, wooden frame_130.3x97.0cm_2021
부서지며 길들여지는 Breaking to be tamed)02_acrylic, painting marker on chiffon, wooden frame_145.5x112.0cm_2022

박윤경은 유학 시절부터 다루었던 ‘소통’을 작업에 담아내고자 했고 불통(不通)의 문제를 언어와 문자가 아닌 태도의 문제로 바라본다. 캔버스 위에는 알파벳, 한글 나아가 인터넷 신조어나 한자를 선택해 추상적인 형태로 탈바꿈하여 읽히는 기능을 잃은 문자는 결국 추상적인 이미지로서 관객에게 던져지고, 문자 이미지를 마주한 관객은 개개인만의 감상과 추론을 시작하게 된다. 그 의미는 소통되지 못하는 언어의 무의미함을 드러내고자 했으며 소통과 대화는 결국 태도의 문제이고, 단지 언어와 문자의 문제는 아님을 나타낸다.

부서지며 길들여지는(Breaking to Be Tamed)_acrylic, painting marker on chiffon, wooden frame_224.0x145.5cm_2022
부서지며 길들여지는(Breaking to be tamed)01_acrylic, painting marker on chiffon, wooden frame_145.5x112.0cm_2022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관계의 경계. 경계의 영역은 좁지만 절대로 넘거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선이 존재하므로 보이지 않는 영역에 대하여 더욱 예민해질 필요가 있다…”
-박윤경 작가노트 中

흘러내리는 안전지대(Melting Safety Zone)_acrylic, painting marker on chiffon, wooden frame_80.3x80.3cm_2022
Gallery BK 박윤경 개인전 포스터

회화 자체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 모색하면서 관객, 회화 그리고 공간 이 모든 요소를 주체로 만든다. 더불어 관객에게 계속해서 소통을 제안해 오고 있으며 작업의 과정 자체를 온전히 공유하고 이는 작품과 관객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장치가 된다. 이번 <Restoration of relationships>전 을 통해 주체적으로 회화, 그 자체를 더욱더 폭넓게 사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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