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13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패션1번지 소호. 유명 브랜드의 진품 감별사로 일하다가 얼마 전 실직한 댄 파이에드라 씨는 패션 매장 쇼윈도에 설치된 약탈 방지용 누런 나무판자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림 옆에는 “열심히 일하자”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등의 문구를 적었다.

미국 뉴욕이 8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딛고 ‘1단계 경제 재개’를 실시했다. 13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남부 유니언스퀘어에서 경제 재개 이후 첫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렸다. 인근 소호 지역에서는 예술가들이 약탈을 막기 위해 설치된 상점의 나무판자에 예술 작품과 메시지를 그려 넣으며 재기에 나선 시민을 응원했다

파이에드라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약탈 피해로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이 서로 돌보고 사랑하며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호 거리의 가게들은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다. 설상가상 지난달 31일 밤과 이달 1일 새벽에는 백인 경관의 폭력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를 틈타 벌어진 범죄자들의 약탈로 이 거리의 상점 절반가량이 피해를 입었다.

황폐해진 소호 거리는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은 뉴욕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대신하는 ‘거리의 갤러리’로 바뀌고 있다. 뉴욕의 예술가들은 상점 쇼윈도에 설치된 약탈 방지용 나무판을 캔버스 삼아 사랑과 평화, 차별 반대 등을 상징하는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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