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은 2020년 민화특별전의 첫 번째 전시로 <書架의 풍경_冊巨里·文字圖>를)까지가 2020년 5월 12일~7월 31일가지 신사분관에서 개최되고 있다.

2020민화, 서가의 풍경_책거리·문자도

2013년에 기획했던 <민화, 상상의 나라_민화여행>에 이은 두 번째 민화특별전이다. 이번 전시는 5월 <書架의 풍경_冊巨里·文字圖>를 시작으로 8월 <정원의 향기_화조화>, 11월 <화폭 속의 이야기_산수·인물화>로 1년간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전시 공간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책, 문방구, 각종 기물이 등장하는 책거리 그림이 전시된다. 책가를 책으로만 가득 채운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책가도 10폭병풍은 정조의 어좌 뒤에 설치됐을 책가도를 짐작하게 한다. 책과 각종 기물의 모습을 그린 책가도는 면학과 출세를 상징해 왕실을 비롯한 상류층에서 성행하였다. 책거리가 가지는 상징성으로 인해 민간에서도 널리 유행하게 되었고, 점차 길상적 의미의 소재들이 함께 그려졌다.

2020민화, 서가의 풍경_책거리·문자도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효(孝)·제(悌)·충(忠)·신(信)·예(禮)·의(義)·염(廉)·치(恥)’ 여덟 자의 유교문자도와 길상문자도가 전시된다. 유교 문화가 발달했던 경상도의 안동 지역에서 제작된 문자도는 단순하고 간결한 것이 특징으로 책거리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제주도의 문자도는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문자도의 지역적인 특성을 비교하여 관람할 수 있다. 수(壽)와 복(福)자를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 백수백복도에는 오래 살고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오랜 바람이 반영되어 있다.

세 번째 전시실에서는 화조화가 어우러진 유교문자도와 혁필문자도, 그리고 근·현대 작품이 전시된다. 이응노, 남관에서 손동현으로 이어지는 문자와 그림의 관계를 탐구해온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해 문자도가 지니는 현대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2020민화, 서가의 풍경_책거리·문자도

1층 로비에서는 대형의 벽면에 프로젝션 맵핑 기술로 구현한 프롤로그 영상을 선보인다. 책거리와 문자도 작품의 모티프를 2D와 3D 모션 그래픽으로 재구성한 영상을 통해 전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제작한 체험학습지는 박물관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집에서 내려받아 출력하여 전시 관람에 활용하면 된다. 민화와 전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특별전과 연계하여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호림박물관 신림 본관에서는 전시실을 개편하였다. 2층 도자·공예실에서는 민화의 백수백복도에서 볼 수 있는 수(壽)와 복(福)을 포함한 여러 길상적인 문양이 장식된 도자기와 공예품 약 80여 점이 선보인다. 수복문 청화백자는 조선 말기에 집중적으로 제작되어 왕실과 관청 등에서 많이 사용하였다. 수와 복자 외에도 수복강녕(壽福康寧)이라든가 희(喜), 부(富), 귀(貴), 다(多), 남(男)과 같은 길상 문자들이 함께 장식되기도 한다. 식기류뿐만 아니라 나전함, 나전 안경집, 떡살, 베갯모, 철제 자물쇠 등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에도 수복문이 다양하게 장식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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