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에 위치한 갤러리 이즈에서는 2020. 05. 06 ~ 2020. 05. 12까지 임승섭 개인展, ‘은하수를 보다’가 전시되고 있다.

임승섭 개인展, ‘은하수를 보다’

은하수를 보다-임승섭

치타는 시속 110~120km 속도로 거리가 먼 곳에서도 달려가 사냥이 가능하다. 사냥 성공률도 표범과 사자가 20~30%임에 반해 40~50%로 매우 높다고 한다. 이런 치타의 장점은 오랜 노력 끝에 얻어진 결과물이다. 몸집은 작지만 속도를 높여 경쟁자들이 잘 잡지 못하는 가젤을 목표로 진화해 온 것이다.

임승섭 개인展, ‘은하수를 보다’
임승섭 개인展, ‘은하수를 보다’

하지만 왜소한 체격 때문에 먹이의 절반 이상을 하이에나와 같은 동물에게 빼앗긴다. 그리고 가젤 하나에만 전문화한 까닭에 가젤의 숫자가 조금이라도 줄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최근 아프리카 개발로 야생공간이 감소하면서 치타는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임승섭 개인展, ‘은하수를 보다’

인간 또한 이와 같지 않은가. 과도한 경쟁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상을 품고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해 육체와 정신을 다듬어 온 이른바 전문가 영역의 사람들이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다수의 필요에 의해 사용되고 버려지거나 혹은 사용되어질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들의 자아실현 실패라는 좌절은 차치하고, 생존마저 위협에 처한 절망은 어찌 다스려야 하는 것인가.

임승섭 개인展, ‘은하수를 보다’

이처럼 신념에 매몰되어 현실을 직시하는 법도, 마음의 평안을 찾는 법도 익히지 못해 헤매며 방황하는 영혼들이 스스로 치유할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을 두 눈 가득 은하수를 그리며 함께 걸어가는 소녀와 치타의 형상을 통해 표현해보고자 한다.

임승섭 개인展, ‘은하수를 보다’
임승섭 개인展, ‘은하수를 보다’

작가노트
그간의 작업들에 공통적으로 내재된 주제는 친숙하고 거부감 없이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를 동화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눈으로 보는 것과 머리로 이해하는 것의 간극을 좁히고,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대상의 폭을 넓히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으며, 기존의 동화들이 집필된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듯이 내 작업의 이야기 또한 그 형식을 빌려 현시대의 모습을 반영하고, 그 안에 재치와 풍자를 넣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하였다.

임승섭 개인展, ‘은하수를 보다’

이어서 작품의 외형은 간단히 말해 보기 좋은 형상을 깔끔한 마감으로 표현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허나 보기 좋은 형상이란 것이 너무 광범위한 말인지라, 내 작업에서의 보기 좋은 형상은 귀여운 것에 초점을 두려 한다. 덧붙여, ‘귀엽다’라는 주제는 나 자신의 개인적 취향이기도 하며, 내 작업의 외형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항상 전제되는 것이기에, 명백히 내 작업에 있어서 핵심어라 하겠다.

이와 같은 기반 위에 올라 행해진 작업의 결과물은 대부분 아이의 모습이거나 특정 동물의 의인화된 캐릭터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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