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시 용산구 보광로에 위치한 창작예술집단 보광극장에서는 2020.05.14. ~ 2020.06.07.까지 연극 ‘민들레 홀씨’가 공연될 예정이다

연극, 민들레 홀씨 'Dandelion Spore'

주인공 '박자훈'은 1950년 경상남도 거창에서 태어난다. 그녀는 여자아이지만 남자이길 바랐던 어머니가 지어준 이름 세 글자로 평생을 살아간다. 고향땅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된 1970년 그녀는 꿈을 찾아 서울로 상경한다. 명동 한복판에 본인의 이름을 달고 양장점을 차리겠다는 큰 꿈을 품고 구로공단의 방직공장으로 취직하지만 그 당시의 많은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그녀 또한 여의치 않은 형편에 어느덧 꿈을 포기한 채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다.

그렇게 누군가의 딸에서 '박자훈'이라는 여성에서, 누군가의 어머니가 되고 더 나이가 들어서는 할머니로 살아가게 된다. 일흔 되고 병이 들어 생을 마감하기 전 그녀는 본인의 삶을 뒤 돌아보며 과거의 본인을 생각하며 추억을 회상하지만 더 이상 과거에 붙잡히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기로 한다. 그녀는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민들레홀씨의 갓털이 되어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오빠, 어머니, 아버지의 곁으로 그 길을 따라간다.

연극, 민들레 홀씨 'Dandelion Spore'

기획 노트

연극 <민들레 홀씨>는 극작 및 연출을 맡은 윤지홍이 엄마를 위해 쓴 이야기이다. 엄마 즉, 여성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주인공 박자훈 자신의 이야기를 서사극 형식으로 풀어낸다. 그녀가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겪으며, 포기해야했던 꿈과 젊음 등을 통해 현대 여성들과 엄마들을 위로하고 공감하기 위해 글을 쓰게 되었다.

한 여성의 일대기를 다루기 위해 사건은 비약적으로 진행되며 각 장은 독립되어 있는 서사극의 형태를 보인다. 주인공이 화자가 되어 본인의 과거를 떠올리며 관객과 함께 기억을 더듬어가는 형식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각 장이 나올 때 마다 관객과 배우는 함께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연극, 민들레 홀씨 'Dandelion Spore'

해당 공연은 격변의 시대에서 지금까지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온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오롯이 어머니의 삶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담아 각기 다른 성이라는 주체성에 대한 이해 및 격변의 현대사를 살아온 기성세대를 이해함으로써 신세대와의 거리감을 좁혀 지금보다 조화로운 사회로 가기 위한 앞으로의 삶에 대한 태도를 확립하고자 한다.

삶과 죽음을 민들레홀씨에 비유하여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며 계속해서 죽음에 대한 암시를 준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만든 행복기계, 친구가 선물해준 머리핀, 양산이 달린 모자 등 각 장에 나오는 모든 내용들은 결국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며 주인공이 마지막 죽음을 앞뒀을 때 오는 반전은 앞서 다룬 모든 복선들의 조각이 하나가 되어 주제를 말해준다.

연극, 민들레 홀씨 'Dandelion Spore'

<민들레 홀씨>는 레이드버리의 성장소설 '민들레와인'의 몇몇 장면을 차용하였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노인, 그리고 과거에 머물 수 없어 슬퍼하는 행복기계의 이야기를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차용하였다. 텍스트에서부터 느껴지는 향수 짙은 이야기들은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민들레 홀씨는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7시 30분, 일요일은 오후 3시에 공연된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