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아트코리아방송 논설고문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란 말은 그저 하는 소리가 아니다. 춥고 눈이 많이 와야 보리농사가 잘된다. 눈은 보리에게 이불이다. 한겨울 보리가 얼어 죽지 않게 해주고 봄이 되면 녹아서 가믐을 해갈해 준다.

겨울이 따뜻하면 보리가 꽃샘추위에 얼어 죽기 십상이다. 옛말에 ‘겨울 추위는 빗내서라도 한다’고 했다. 마늘과 양파가 한겨울 추위을 이겨내야 알이 굵어지기 때문이다. 시골에서도 올해 동치미는 김치냉장고에서 익힌다고 한다.

11월 중순쯤 동치미를 담가 한 달쯤 지나야 먹기 좋게 익는데 올해는 금방 다 익었다. 겨울밤 동치미 국물에 국수라도 말아 먹으려면 김치냉장고에 넣어두는 수밖에 없다. 농촌에선 본격 한파가 오기 전 어린나무들을 짚으로 감아 두는데, 나무가 얼어 죽지 않게 하면서 해충을 짚 속으로 유인하는 것이다.

봄이 오면 그 짚을 벗겨 태워 벌레를 일망타진 한다. 그런데 올겨울엔 벌레들이 밭에서 발발 기어 다닌다고 한다. 겨울철 강원도 앞바다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명태잡이가 한창이었지만 지금은 명태는 자취를 감추고 제주가 주산지인 빙어가 풍어를 이룬다.

빙어가 붉은 대게, 오징어와 함께 동해안의 3대 수산물이 될 정도다. 채널A 예능 프로 ‘도시어부’의 강태공들도 최근 독도 인근에서 ‘방어 사촌’ 부시리를 잡아 올렸다. 지난 100년간 평균 기온 1.5도가 올랐다는 한반도의 아열대화가 가속화하면서 동물, 식물 할 것 없이 계절을 헷갈리고 삶의 터전을 옮기고 있다.

여수 오동도의 명물 동백꽃이 서울에서 핀 지는 10년이 훨씬 넘었다. 최근 영국 BBC방송은 북극에서 물범을 잡아 주식으로 하는 븍극곰이 캐나다 북동부 허드슨만에 나타나 해수면 위로 나온 흰고래 벨루가의 등을 덮쳐 사냥하는 장면을 방영해 충격을 줬다.

‘남극 빙하의 버팀목’인 빙봉은 기후 온난화로 더욱 심해진 엘니뇨(적도 부근 해수 온도 상승)로 녹아서 산사태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1978년 이후 북극 해빙이 10년마다 13%씩 줄어 21세기 중반에 모두 없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극지방 빙하 감소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를 맞는 섬나라도 44개국에 이른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난민’은 1998년 전쟁 난민을 넘었고 2050년에는 1억 명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서도 있다.

영화 ‘겨울왕국 2’의 배경인 노르웨이의 서부 순달쇠라 마을 최고 기온이 19도로 1월 기온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예년 이 지역 1월 평균 기온보다 25도 높은 것이다. 지난해 말 이후 서울 면적의 80배 이상을 태우고 있는 호주 최악의 산불도 낮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오른 폭염이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은 기후변화 재앙 예고에 가장 민첩하게 반응하고 있다. 의석이 전혀 없던 오스트리아 녹색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26석을 얻은 데 이어 1일 연청 파트너가 됐다. 연립정부는 204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탄소 중립국’을 선언했다.

지난해 유럽의회와 스위스 등에서도 녹색 돌풍이 불었다. 앨 고여 전 미국 부통령은 2006년 저서 ‘불편한 진실’에서 “우리가 논박의 여지없이 인정해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 죽음, 세금, 그리고 인류가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점이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도널드프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해 세계 2위 탄소 배출국의 책임을 내팽개쳤다. 그 대가는 후손들이 지금보다 더 혹독하게 치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기술력을 활용한 바다의 ‘스마트화’에 거는 기대가 높다. 경남 하동군 중평항 인근의 송어 양식장에는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첨단 스마트양식 플랫폼이 처음 도입됐다.

수산업을 비롯해 해운 항만 해야관광 등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잘 접목하면 블루오션이 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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