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5216에 위치한 갤러리 나우에서는 2020 04 07 () - 04 29 ()까지 gallery NoW 갤러리세인 기획전 '희망 - 미술에게 묻다'가 전시 될 예정이다.

희망 -미술에게 묻다
정영숙 (문화예술학 박사, 갤러리세인 대표)

700년 전 인류는 제3차 페스트 유행을 겪었다. 그리고 1914년부터 1, 2차 세계대전을 경험했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사회 전반에 걸쳐 융합돼 혁신적 변화를 초래하며 사물을 지능화한다. 나아가 사회는 점차 초연결과 초지능을 바탕으로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그러나 예측하기 어려운 재앙,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어 거미줄처럼 연결돼 퍼져나가며 지구의 폐를 건드렸다. 질병 특성상 격리와 죽음이 가깝게 있었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노출될까 노심초사하며 온 몸이 긴장으로 뻐뻣해졌을 것이다. 긴장, 다음은 이완이다. 이제 예술을 통해 이완을 불러와 대구의 아픔에서부터 온 국민이 공동체 의식으로 함께해 대구의 아픔을 보듬어야 할 때다.

트리나 폴러스(Trina Paulus)<꽃들에게 희망을 (Hope for the flowers)>은 스테디셀러다. 그만큼 인류의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나비가 되기 위해 나무에 달려 있는 고치로부터 나비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나비가 없으면 꽃들도 이 세상에서 곧 사라지게 돼. 나비는 아름다운 날개로 땅과 하늘을 연결시켜 준단다." "어떻게 하면 나비가 되죠?" "간절히 원해야 돼. 하나의 애벌레로 사는 것을 기꺼이 포기할 만큼." " '겉모습'은 죽은 듯이 보여도 '참모습'은 여전히 살아 있단다. "나비와 꽃의 공생,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기까지는 처절하고 상처 너머의 참모습은 값지다.

미술에 묻는다. 미술의 공생, 참모습은 어디에 닿는가? 가장 먼저 도달하는 곳은 작가의 내면일 것이다. 작업실에서 작업을 할 때 오히려 힐링이 된다는 작가의 변을 종종 듣는다. 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과 마주할 때도 유사한 느낌이 들고, 내일을 준비하는 기회가 된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타인과 소통이다. 미술언어는 오감을 건드린다. 눈으로 감상하고 귀로 듣고, 걸으며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서도 다채널로 소통한다. 참여하는 미술가에게 질문하며, 전시 타이틀 <꽃들에게 희망을 - 미술에게 묻는다> 에 대답을 요청한다..

김경민 - breaktime 22.22.38cm acrylic on bronze 2018 edition8개,600만원.

김경민 작가는 개인전 24 , 공공기관과 기업, 해외 주요 장소에 작품이 설치되어 인지도가 높다. 필자는 2008 년께 현대백화점 미아점 전관에 김 작가의 작품을 설치한 적이 있다. 당시 그의 망원경 작품을 백화점 정문 상단에 설치해 많은 시민들로부터 주목받았다. 예술가의 작품이 보편적 아름다움으로 대중의 호감을 사는 것은 예술가들의 희망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작가는 돌, 브론즈, 나무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거움이 없다. 조형물을 제작할 때는 브론즈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재료적 특성을 벗어난 조형성을 언급하는 것이다. 여기에 풍부한 색채를 얹는다. 이러한 재료적 표현방식은 결국 가정의 화목함과 우리의 일상을 중심 주제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이번 전시에는 <Breaktime> <Wonderful day>, 골프 시리즈 <더 가까이> <더 멀리>를 출품했다. 작품 주제어만 봐도 그가 지향하는 예술의 가치는 긍정과 사랑이다. 그런 만큼 김경민 작가의 작품 앞에서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웃음과 여유는 감상자의 몫이다.

김성호 - 새벽-서울 oil on canvas 333.3x197cm 2018

김성호 작가는 단연 빛의 화가다. 30 여 년 전부터 작품을 봐왔다. 동이 트기 직전의 새벽, 푸른 빛으로 하루의 탄생을 예고한다. 개인전 36 , 아트페어 34 , 그룹전 300 여 회....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경력이 탄탄하다. 공공기관부터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그의 작품을 다수 소장했다. 분포도 전국적이다. 작가는 대구에서 탄탄한 구상을 학습한 후 일찍이 서울에 정착했다. 그의 붓과 나이프는 빛을 포착하는 데 탁월한 도구다. 게다가 그는 센서티브한 감성의 소유자다. 기교로만 그린다면 어둠의 정서를 담아내기 어렵다. 그의 빛은 자연의 빛이 아닌 인공 조명이 주조다. 그가 선택한 대상이 밤과 새벽이기 때문이다. 광원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실루엣으로 도시와 바다 등을 유추한다. 결국 그는 지우는 것이 아니라 빛으로 감싸며 본질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그런 만큼 김성호 작가의 작품은 추상이라기보다 구상에 가깝다.

아트놈 - 458_Good Shot_100cm in diameter_acrylic on canvas_2020

아트놈 작가는 20 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을 거쳤다. 주요 기관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한 역량 있는 작가다. 그는 여타의 작가들는 사뭇 다른 이력이 있다. 20 여 회에 걸친 기업, 공공기관 등과의 컬래버레이션이다. 대상 기업은 하이트진로, 삼성, 한국도자기, 다음 카카오 등이다. 2017 년에는 중화권 최고 의류그룹인 I.T 그룹과 컬래버해 'ARTNOM X toutacoup'를 진행했다. 이와 같은 그의 이력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기업은 시장지향적이고 모든 면에서 속도가 빠르다. 반면, 예술은 비시장지향적이고 속도가 느리다. 아트놈 작가는 이런 속설을 과감하게 비튼다. 작품이 주는 뉘앙스, 작품 내용에서 발산하는 그 무엇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친숙함, 보편성, 그리고 감각적인 조형미가 혼재되어 있다. 이번 전시 출품작은 <Happy Candy> <Heart><Good Shot> 시리즈다. 작품 제목에서부터 이미 무장해제다. 긍정의 에너지를 일상에 물들이는 해피 아티스트다.

양현모 - PAGODA 003 GOLD

양현모 작가는 국내에서는 물론 덴마크, 뉴욕, 이탈리아 등에서도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내에서는 2014 년에는 석탑, 2018 년에는 토우(土偶)를 주제로전시했다. 그것도 스키를 타는 토우라니.... 신라의 궁성이었던 경주 월성(月城)에서 발굴된 5~6cm 의 토우에 장난감이나 레고를 결합한 메이킹포토다. 신라인과 현대인이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초월적인 놀이를 함께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전시에는 강원도에 위치한 <>시리즈를 출품했다. 진전사지 탑<PAGODA 011> 과 신복사지 탑 <PAGODA 003>GOLD 로 인화했다. 지난해 12 월에는 이어령 선생님의 초상을 백금으로 작업한 사진을 전달하는 장면이 KBS 9 시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다.

특정한 주제의 작업을 지속하고 재료를 다르게 표현하는 과정은 창작활동에서 중요한 화두다. 인화 방식의 차이, 사물과 인물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작품은 흥미롭다. 메이킹포토와 다큐를 넘나들며 위트와 역사가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사진, 진실의 순간이다.

이왈종, 제주 생활의 중도(中道), 판화, 83×63cm(25호), 2018

이왈종 작가의 작품을 필자는 큐레이터로 활동을 시작한 1993 년부터 무수히 감상하였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중도의 삶>이라는 작품 제목, 그리고 갤러리현대에서 개최한 <춘화도> 시리즈였다. 당시는 이미 작가가 제주도로 내려가신 후의 일이다. 일상을 살아내면서 마음의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인 만큼 '중도'라는 어휘가 주는 감동의 광폭은 무한했다. 10 여 년 전 필자는 제주도에 건너가 선생님이 사주신 저녁과 함께 막걸리를 한 잔 마신 기억이 있다. 선생님 단골식당이었는데 막걸리를 담은 양은 주전자에 작가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예의 춘화도였다. 중도의 삶을 실천하는 예술가의 진한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지난해 작가의 작업실에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 가득차 있었다. 대상은 요가였다. 실제로 작가는 건강관리를 위해 요가를 배우다 작품의 대상으로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덕망 있는 원로작가는 삶의 태도에도 밀도가 진하다. 군더더기 없는 단출한 일상에서 주변의 일상적 소재를 작품의 대상으로 실험하는 예술노동자다.

이재형 Face of City_Seoul _ interactive video_ LCD, PC _ 2014

이재형 작가는 조각과 미디어아트를 아우르는 작업에 매진한다. 15 년쯤 전 대학원 시절에 이미 조각에 빛을 장착하면서 이미지와 문자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시에서 작가는 프로젝트 그룹을 운영하면서 사운드 아티스트, 카이스트 공학박사들과 어울려 빅데이터로부터 대상을 추출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런 식으로 작가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 대상을 확장해간다. 그의 개인전 역시 일반 갤러리에서와 같은 진행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2016 'SOLO EHIBITION , BENDING MATRIX5'(까레 드 쿠야나르 전시관, Nogent-sur-Marne, 프랑스), 2015 'Convering emotion'(아르코미술관 필룩스스페이스, 서울, 한국)을 개최했고, 2020 년 올해는 'YOU'(아트센터 나비, SK tower COMO screen, 서울)1 월에 개최했었다. 이번 전시는 <BendingMatrix_horse> 165cm LED 가 장착된 조각과, <Face of City_Seoul>시리즈 등이다. 이런 작품 경향 때문인지 이재형 작가는 미디어아트 페스티벌과 Science in Art 전시에 주로 초대받는다. 그의 행보가 4 차산업혁명시대에 시간을 초원하는 조형언어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주세균_White Grammar 3_Crayon drawing on black ceramics (urethane coating), 43x43x40cm, 2017

주세균 작가는 국민대학교에서 공예를 전공했다. 그 후 다시 조각과 회화를 전공했다. 이 같은 전공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작업과 연결된다. 고도로 숙련된 장인정신, 감각적인 개념아트와 결합해 독창적 조형성을 제시한다. 2010 2 NEW DISCOURSE ART PRISE 우수상, 2011 33 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 2014 '2015 OCI YOUNG CREATIVES', OCI 미술관 등 주요 수상경력이 그의 작업 이력을 말해준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 <Tracing Drawing>시리즈는 'Pencil drawing on ceramics'로 도자기 표면에 연필로 드로잉했다. 작가는 ''계속 변해가는 현재가 미래의 전통이라는 아이러니가 만들어내는 불편함의 은유이기도 하다''며 전통은 변하지 않는 기준의 접점에 있다고 덧붙인다. <ext Jar Series> 시리즈는 'Cupboard #7_ Ceramics, Wood, Special Glass'라는 명제를 부착했고, 감춰진 사물은 실루엣으로만 표현되었다. 이처럼 작가는 세밀한 표현과 초감각적 감성이 어우러져 조각에서 설치로 작업 대상을 확장하며 차별화된 조형언어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최승윤 - 순간의 단면-2017-10_oil on canvas_194x259_2017
함명수 - Alive 2017 Oil on canvas 91 X 116.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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