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경 ‘倣:방:ROOM’展
신민경 ‘倣:방:ROOM’展
  • 김한정 기자
  • 승인 2020.02.0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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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에 위치한 갤러리 DOS에서는 2020. 2. 12 (수) ~ 2020. 2. 18 (화)까지 신민경 ‘倣:방:ROOM’展이 열릴 예정이다.

신민경 ‘倣:방:ROOM’展
신민경 ‘倣:방:ROOM’展

감각의 대화

인간의 대화는 말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말, 즉 언어를 통한 대화로 상호작용을 하며 이는 모두에게 통용되는 사회 관습적 체계 속에서 행해진다. 예술 또한 생각이나 감정을 전달하고 교류하는 하나의 매개체이다. 하지만 예술은 일반적 대화방식과 달리 어떠한 규칙이나 약속에 얽매어있지 않다. 작품을 통해 직관적인 느낌으로 전달되는 감각적 언어의 예술은 그 내용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사뭇 다른 부류의 소통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논리성과 객관성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신의 감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예술가들은 주관적 표현의 결과물인 예술로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한다. 감각이 우선으로 살아있는 예술을 보며 관람객들은 말로써 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동요를 느끼게 될 것이다. 갤러리 도스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예민한 감각으로 세상을 조금 더 본능적으로 느끼는 예술가들의 모습을 작품으로 보여줄 것이며 예술가들과 관람객들이 감각으로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할 것이다.

신민경 ‘倣:방:ROOM’展
신민경 ‘倣:방:ROOM’展

알면서 몰랐던 이야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신민경은 생물이 밟고 살아가는 거대한 흙이 품어낸 온도와 압력을 관찰한다. 돌은 그 모양과 종류마다 세월과 사건의 모습을 숨김없이 닮고 있다. 겹겹이 쌓이고 깎여나간 형태에는 자신이 존재하던 장소의 이야기가 새겨져있으며 이러한 특정성과 함께 어디든 존재하기에 그리 특별하고 대단하지 않다는 보편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작가가 주로 바라보는 산에서 발견하게 되는 돌은 그자체로 산의 축소판이며 너무도 평범한 나머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도시의 일상을 구성하고 있는 환경으로서의 돌이기도 하다.

신민경 ‘倣:방:ROOM’展
신민경 ‘倣:방:ROOM’展

도시와 산은 인공과 자연이라는 필연적인 대척점으로 불리지만 시대를 거듭한 긴 시간동안 그 틈에 살아온 생명의 흔적이 묻어있으며 젖고 마름이 반복되어온 미묘한 변화를 머금고 있다. 도시의 건물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이 만들어낸 돌과 자연의 흙속에서 뿌리를 거머쥐고 있는 돌은 그 묵은 정도가 다를지언정 자신의 곁에서 살아가는 생명과 함께 시간을 받아들이며 마모되고 쪼개져간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대상을 화면에 그려내고 색을 칠하는 것 이외에도 종이의 표면을 얇게 뜯고 벗겨내는 표현은 앞서 이야기하는 돌이 의미를 갖는 과정인 마모와 풍화의 성질과 부드럽게 연결된다. 표면이 벗겨진 종이의 질감은 그 시각적 변화가 공격적이거나 도발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도심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 서린 작은 균열이나 바위에 낀 이끼처럼 대상이 지닌 핵심을 더 견고하게 만들어준다. 작가가 표현에 사용한 칼은 딱딱한 절단이나 단절을 목적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견고하다고 여겨지는 사물의 표면을 타고 흐르며 주변과 섞이고 연결되도록 하는 유연한 도구로서 의미를 갖는다.

신민경 ‘倣:방:ROOM’展
신민경 ‘倣:방:ROOM’展

화면을 가득채운 도시의 건물들은 능선과 계곡이 빼곡하게 그려진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바위의 굴곡이 촘촘히 새겨진 산수화 역시 현대 도시의 모습이 투영되어있다. 신민경이 그려낸 도시는 비정하고 차갑고 건조한 도시의 부정적 스테레오 타입이 아니다. 작가 자신을 비롯한 동시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이자 돌의 확장판이다. 도시는 사람의 편의를 위해 구획으로 잘게 나뉘어져 있지만 사람들의 생활은 그 경계에 구에 받지 않고 혈관을 타고 흐르는 생명력처럼 곳곳에 활기를 부여한다. 이 활기란 기계의 움직임처럼 격동적이고 눈에 띄는 것이 아니다. 흙속의 미생물들과 뿌리를 서서히 펼치는 나무의 활기처럼 고요하지만 끊임없는 맥동이다.

신민경 ‘倣:방:ROOM’展
신민경 ‘倣:방:ROOM’展

신민경의 산수화는 일상에서 벗어나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달이나 옛 풍류에 대한 거창하고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흙 사이의 돌처럼 산에 둘러싸인 도시에서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들의 시선과 가깝다. 작가가 실제를 바탕으로 가공한 공간은 형태가 정확히 정해지지 않은 모래더미처럼 작품을 바라보는 개개인 마다 조금씩 다르게 변형되는 풍경이다. 이 변형은 개인이 원하는 도시나 자연의 모습을 불러일으키는 표면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관객 저마다가 지니고 있는 사소한 사연에 의해 작품 속에서 시선이 무겁게 맺히는 구역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이렇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복잡하고 급격한 와중에 불현 듯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와 희미한 미소를 유발하는 몽상처럼 별 볼일 없는 것 같지만 뜻밖의 강렬한 변화를 일으킨다.

신민경 ‘倣:방:ROOM’展
신민경 ‘倣:방:ROOM’展

작가노트

일상적 공간들이 일상적이라는 이유로 주체성을 잃고 획일화 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사유의 장을 열어줌으로써 공간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장소를 표현하는 방법으로써 재현을 선택하였고, 일반적인 대상의 모방에 그치지 않는 이미지의 재구성의 표현 방법을 택한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산수는 전통적 의미에서 벗어나 나의 내재적 사유에 기반한 공간으로 다시 생성된다. 이러한 공간은 곧 본래의 실재를 뛰어넘는 이미지를 갖고 더 이상 원본의 사실성은 잊히고 재구성된 이미지만 남는다. 산수에 대한 인지적 사고 과정을 통해 나만의 체험의 결과물인 내 사유를 담은 공간으로 한다. 이러한 사유공간의 범위로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이 먼저 선택되었다. 각 공간에 대한 주관적 경험은 몰입과 관찰로 발생하는 감정들은 화면에서 기존의 공간들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원동력이 된다. 

신민경은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석사 졸업 후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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