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지 ‘QUIET MOMENT’展
홍민지 ‘QUIET MOMENT’展
  • 김한정 기자
  • 승인 2020.01.17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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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종로구 삼청로 7길에 위치한 갤러리 도스에서는 2020. 1. 22 (수) ~ 2020. 2. 4 (화)까지 홍민지 ‘QUIET MOMENT’展이 열릴 예정이다.
 

홍민지 ‘QUIET MOMENT’展
홍민지 ‘QUIET MOMENT’展

Quiet Moments
장예빈 (의정부미술도서관 큐레이터)
  빛과 그림자가 빚어내는 자연의 색은 기하학적 형태의 면을 만든다. 면은 형태를 가지며 고유의 색을 지닌다. 형형색색의 면들이 모여 원근과 입체를 이루며 화면 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아름다움의 찰나를 포착하고, 세심한 관찰력으로 빛을 반사하여 색이 발하는 그 순간들을 그려낸다.

홍민지 ‘QUIET MOMENT’展
홍민지 ‘QUIET MOMENT’展

작가 홍민지는 회화에서 설치로, 설치에서 회화로 주제에 따라 매체를 적절하게 다룬다. 인간 소외와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 회화 작품과 인간의 성장 과정을 동물에 대입시킨 조각과 설치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새롭게 시도하는 회화적 기법으로 완성한 인물, 풍경, 정물 등 회화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홍민지 ‘QUIET MOMENT’展
홍민지 ‘QUIET MOMENT’展

결혼과 동시에 정착과는 거리가 먼, 낯선 곳에 잠깐씩 머무는 삶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찾아온 출산과 육아는 기대와는 사뭇 다른 고된 엄마라는 역할을 강요했다. 작업에 대한 깊은 갈증은 나날이 새로운 행복감을 주는 아이와는 별개로 해소되지 않았다. 아이와 해외에 있는 기간에는 주로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렸다. 유화 작품을 할 수 있을 때를 기다리며, 그리고 싶은 것들을 기록했다. 하지만 어린 아이는 엄마를 온전히 필요로 했으며, 아이를 돌보는 일은 작가에게 어느덧 일상이 되었고, 작가에게는 틈이 없었다. 공책만한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들을 캔버스로 옮길 수 있는 그 틈을 만들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홍민지 ‘QUIET MOMENT’展
홍민지 ‘QUIET MOMENT’展

 
오랜 시간 마음에 담아둔 그 이미지들은 비로소 전시장의 조용한 순간들 속에 조명을 받으며 활기차고 선명하게 생동한다. 마치 그림을 그릴 때의 작가처럼 말이다.

홍민지 ‘QUIET MOMENT’展
홍민지 ‘QUIET MOMENT’展

 
개인전 일정 확정 후 작가는 그리고 싶었던 소재들을 하나씩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사같이 자는 아이의 얼굴을 그렸는데, 인물을 그릴수록 정물이나 풍경과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작가의 작품에는 작가의 현실 상황과 작가가 그리고 싶었던 풍경과 패턴들이 조화를 이룬다. 회화와 더불어 설치와 조각을 하던 작가는 현실과의 타협으로 설치 작업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회화로 변주를 주었다. 설치를 통한 공간의 쓰임과 확장을 회화로 구현하는 것이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과 공공조각의 감각적 구도는 조형적 균형과 시각적 평온을 주며, 햇빛과 그림자에 의해 분할된 면은 세련된 색의 조합으로 시선을 붙든다. 아이와 남편을 그린 작품들에서는 작가의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이 느껴지며, 아이의 옷이나 베개 커버의 패턴, 나무결과 그림자의 디테일은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홍민지 ‘QUIET MOMENT’展
홍민지 ‘QUIET MOMENT’展

 
홍민지는 ‘자연에서 주는 자유로운 형태들이 캔버스 위에서 흥미롭게 자신만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만 같아 동질감을 느낀다.’고 했다. 프랑스 건축가가 지은 미술관 천장의 그림자가 아름다워서, 책의 조형적 요소와 책장 나무결의 유기적인 무늬가 어울리는 것이 좋아서, 그렸다고 한다. 작가는 눈 앞의 일상들을 물감으로 얹는다. 이제 그 아름답고도 조용한 일상은 관람객들에게도 남기고 싶은 조용한 순간들으로 기록될 것이다.


작가노트
 
누군가는 내 작업이 그림일기 같다고도 하지만,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를 그릴 수는 없다. 그래서 나와 관련된 이야기를 그린다. 회화에는 어떻게 그려야 한다는 정확한 답은 없다. 답은 작가의 몫이다. 나의 관심을 끄는 것들과 내 가까이에 있는 일상들을 그리고 싶었다. 그것이 내 이야기 이니까. 작가는 작업을 하면 할수록 스스로의 규칙을 만들어가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평생 한다. 그래서 나에게는 지극히 개인적인 소재가 답을 찾는 방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2년 동안 임신, 출산과 육아로 지쳐있던 상황에서 대리만족으로 감상했던 설치물들과 가족을 소재로 그렸다. 오랫동안 작업을 하지 못했을 때의 갈증은 이루말할 수가 없었다. 왠지 갇혀있는 기분이었다. 가끔 미술관안에 있는 큰 조각작품을 보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화이트 큐브가 아닌 자연속에 조각작품의 모습은 아주 자유로워 보였다. 그 자유가 언젠간 나에게도 오리라는 기대감을 안았다.

홍민지 ‘QUIET MOMENT’展
홍민지 ‘QUIET MOMENT’展

 
철없는 엄마가 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아주 크게 바뀌었다. 내 아이가 채워주는 행복감은 작가로서의 만족과는 또 다른 행복이었다.
하지만 작업에 대한 열정과 작업을 할 때 느끼는 희열과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은 나를 찾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최상의 조합인 나에게 행복함을 주는 가족을 소재로 내가 좋아하는 행위인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가 그것들의 결과물이다.

홍민지는 Pratt Institute BFA, Painting 졸업,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졸업 후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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