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 기자간담회. 2019.12.31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데뷔 28년 만에 첫 팬미팅을 앞둔 양준일. 팬들을 만나기 세 시간전 그는 미디어와 먼저 기자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팬 미팅뿐만 아니라 기자간담회도 처음이었던 양준일은 본인의 상상보다 훨씬 많이 온 취재진을 보고 너무나 순수한 말을 내뱉었다. "정말 다들 저를 보러오신 거 맞나요?"

 

너무나 놀란 표정을 하면서 되려 취재진을 향해 반문을 한 양준일이었다. 최근 세대를 초월한 인기로 문화적 신드롬을 일으키는 가수 양준일(50)이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사회는 '슈가맨' 출연자이기도 한 작사가 김이나가 맡았다. 김이나는 "시즌 1때부터 제작진이 섭외를 하고 싶었는데 유난히 연락이 안 됐던 분이어서 시즌 3에서는 모든 인맥을 동원해서 어렵사리 모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준일 기자간담회. 2019.12.31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지난 12월 6일 JTBC 예능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3' 출연 이후 원래 살고 있던 미국 플로리다로 돌아가 서빙을 하고 있던 양준일은 한국에서 일고 있던 이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알지 못했다. 그는 "지난 20일 첫 미팅을 위해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입국할 때 승무원뿐만 아니라 기내 청소를 해주시는 분들까지 저를 알아봤다. '이게 왠일이지'라고 의아해하면서도 그냥 적응하고 있었다. 적응이 됐다 싶었는데 오늘 저를 위해 이렇게 많이 와주신 취재진을 보고 또 쇼크를 받았다."고 말했다. 

 

양준일은 "미국으로 떠날때 다시는 대한민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앞으로 연예계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면서 "한국에서 안 좋은 일도 겪었지만 자신의 곁을 따뜻하게 지켜준 몇몇의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 방송에서도 언급했던 미국의 식당 주인 써니 누나부터 활동 당시에는 노사연, 민해경 누나까지 미용실 제니하우스 대표님도 그렇고 대부분 여성 분들었다. 미국인들로부터 받을 수 없었던 이런 따뜻함 때문에 대한민국을 잊지 못했고 항상 돌아오고 싶었다."고 했다. 

 

양준일은 요즘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제가 다시 집중을 받고 있는 지금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글로 표현하고 나눌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서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또한 제 음반들도 역시 재조명 받으면서 중고시장에서 고가로 팔리고 있다고 들었다. 예전 곡들을 모아 편곡해고 녹음을 해 팬들이 원하는 앨범을 내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이어 "기존의 노래들을 충분히 표현한 다음에 새로운 노래를 내놓고 싶다. 지금은 가사를 쓰고 싶지 않고 예전에 만든 음악을 무대에서 다시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준일 기자간담회. 2019.12.31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그는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폭발적인 관심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유튜브에서 수십 년 전 음악방송을 스트리밍해주는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이후 JTBC 예능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3' 출연하며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놀랄만한 인기에 대해  양준일은 별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그런 이유를 감히 파악할려고 하면 내 머릿속이 포물러(공식)가 될 것 같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은 왜 저를 보러 오셨죠'라며 반문하는 엉뚱함을 보여주었다. 

 

양준일의 기사에는 선플이 유독 많이 달린다. 가끔씩 악플도 달리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그런 이유로는 미담도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활동 당시 팬들에게 허리를 숙이면서 인사를 하고 자장면을 같이 나눠먹는 등 팬들을 대하는 자세가 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양준일은 "생각을 하고 한 행동은 아니었다. 아직까지 그런 것들을 기억해주신다고 하니 고마울뿐 '내가 왜 그랬지? 라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네 뜻대로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내가 알아. 하지만 걱정하지 마. 모든 것은 완벽하게 이뤄지게 될 수밖에 없어"라는 말은 양준일이 '슈가맨3'에 출연 당시 20대 양준일에게 전했던 말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예견하고 했던 말은 아니라고 한 양준일은 "그 말은 네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내려놓으면 마무리가 된다는 뜻이었다. 가령 K팝 스타가 되고자 했던 것을 내려놓고 현실을 받아들인다면 마무리가 된다는 뜻이었는데 내려놓으니 오히려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며 놀라워 했다. 

 

양준일 기자간담회. 2019.12.31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50대가 된 지금 양준일은 20대 때 바라던 K팝 스타가 됐다. "현실에 무릎꿇고 나니 믿기지 않는 일들이 벌어져 굉장히 혼란스럽다."는 그였다. 

 

팬들이 양준일에 보내는 또 다른 시선은 '미안함'이었다. 그동안 양준일 존재를 알지 못해 미안했고, 그런 이유로 미국으로 떠나보낸 것이 미안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양준일은 "팬들이 미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미안함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그때는 제가 떠날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고 팬들이 있는지조차 몰라 나도 미안했다"면서 "하지만 지금 이렇게 따뜻하게 환영해주고 맞아주는 것 자체가 아픔을 녹여준다. 아픈 과거가 더 이상 괴롭히지 않으니 팬들도 미안한 감정으로 다가올 필요는 없다. 따뜻함 마음 자체가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며 행복감을 내비쳤다. 

 

양준일의 인기 비결 중에는 가식없는 솔직함, 배려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올해 50대로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돋보이는 '꽃미모'도 무시할 수 없다. 어떻게 유지하고 있냐는 질문에 양준일은 "먹는 것을 조절하고 있다. 미국에서 일할 때 14시간을 일하는데 스마트 워치로 운동량을 재보니 16km가 나왔다"며 "그렇게 일하고 중간에 먹으면 졸려 굉장히 적게 먹는다. 그래야 일을 할 수 있고 원래 살이 안찌는 체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양준일 기자간담회. 2019.12.31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양준일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는 시대를 앞선 패션 감각이다. 그는 "패션 감각은 타고난 면이 있다. 제 몸을 잘아서 몸에 어떤 것이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뭘 사야지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가서보면 눈에 들어온다."고 자찬했다. 

 

'탑골 지디'는 양준일을 부르는 요즘 핫 키워드다. 28년 전이라고는 볼 수 없는 수려한 미모에 뛰어난 패션감각, 그리고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 등이 이유이다. 그런 면에서 글로벌 한류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닮아서 '탑골 지디'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양준일은 '탑골'의 뜻을 몰랐다. 너무나 순진하게 진행자 김이나에게 '탑골이 뭐에요?'라고 물어보는 모습에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양준일은 "지디와 비교되면 저는 좋죠. 하지만 지디는 안 좋게 생각할 수 있다. 팬들도 지디는 톱 가수인데 감히 양준일과 비교한다고 생각해 저를 싫어할 수는 있지만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본인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저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런 판단을 한다면 그건 한면만 보고 그러는 것이다. 직접 저를 만나보면 싫어하는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양준일 기자간담회. 2019.12.31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양준일은 데뷔 28년 만에 생애 첫 팬 미팅을 가졌다. 1991년에 데뷔한 그가 2019년에 대중들의 깜짝 '선물'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본인이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던 현 시점에서 그는 가장 핫한 위치에 놓여있다. 미국 생활을 정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연예 활동을 하지 않아도 한국에서 살고 싶다. 여러분들이 원하는 만큼 여러 활동을 하고 싶다."는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

 

그의 바람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며칠 전 롯데 홈쇼핑 엘클럽 광고가 공개됐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광고 제안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토록 돌아오고 싶어했던 대한민국에서의 새로운 도전과 삶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양준일은 "방송에 출연하기 전 제가 걱정했던 일들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모든 것이 계획한대로 되질 않았다. 20대뿐만 아니라 이제 50대가 된 지금도 그렇다."며 웃어보였다. 

 

수려한 미모와 파격적인 무대 퍼포먼스, 탁월한 패션 스타일까지 시대를 앞서갔던 양준일은 이제서야 그 가치를 재조명 받고 있다. 시대를 초월한 가수로 새롭게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그는 나지막하게 외치고 있었다. "제 자신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 여러분들이 저를 아티스트로 봐주시기 때문에 제 마음속에서도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고 봐주시는 이미지에 맞춰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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