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아트코리아방송 논설고문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

한국 경제가 젖은 낙엽처럼 끝없는 침체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세계가 칭송하던 역동성은 사라지고 기업가 정신은 아무도 얘기하지 않게 된 반기업, 반시장 정책이 지속된 결과다.

어쩌다 한국이 이런 처지에 빠졌는지 자괴감이 들 정도다. 그 현실이 수치로 계속 드러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생명줄인 수출은 1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소비자물가는 11개월째 0%대 행진이며 30~40대 신규 일자리는 25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그 결과 국민경제의 전체 활력을 보여주는 국내 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1961년 통계 작성 이례 처음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네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누어 산출하는 값이다.

그래서 ‘GDP 물가로도 불리는 이 지표가 마이너스로 들어섰다는 것은 소비, 투자, 생상 등 경제의 총체적 상활이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특히 네 분기 연속 마이너스는 한국 경제의 성장판이 닫히고 있다는 경고등으로 1997년 외환위기 급등 같은 외부 충격은 일시적 위기를 견디면 벗어날 수 있지만, 경제의 역동성 자체가 떨어진 것은 대처가 쉽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출산율이 인구 절멸의 수준인 0.88로 떨어지고 베이비부머가 내년부터 노인 인구로 들어가고 있어 노동과 자본을 투자해도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우리의 이런 위기는 외부에서 더 빨리 감지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지난여름부터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한국 기업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보고 단계적으로 낮추는 작업에 들어왔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급기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디플레이션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 했다. 글로벌 유력 매체도 이런 움직임에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1954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2%대 성장률을 기록해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고 한국경제를 비판했다.

내년에 100조 원의 투자를 발굴해 침체한 경기를 반등시키고 갈수록 추락하는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그러나 정작 민간의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구조개혁은 구호에 그쳤다.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규제개혁, 노동개혁으로 길을 열어주고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획기적인 혁신 방안들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는 공공기관들의 직원 수를 늘려 효율성을 떨어드리고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과 경직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왔다.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직무능력 중심으로 바꾸고 주 52시간제를 보완할 탄력근로제와 유연근로제를 확대해야 한다. 2년간 한시적인 규제 샌드박스를 보다 파격적인 규제개혁으로 연결시키고 기존 산업과 신사업 간 사회적 갈등을 풀어낼 방안도 필요하다.

최근 넉 달 연속 취업자 수가 작년 동기보다 30만 명 이상 증가했지만 유독 40대만 취업자 수가 줄고 고용률도 떨어졌다. 사회와 가정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40대의 실업은 다른 계층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40대를 채용한 사업주에 월 60만 원을 주는 단기 대책을 내왔지만 결국 민간의 경제 활력과 제조업이 살아나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민간 기업인들까지 초청해 확대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단 하나의 일자리, 단 한 건의 투자라도 더 만들 수 있다면 정부는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경제 활력을 위해 그만큼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지 의문이다. 경기가 반등하려면 재정 확대만으로는 안 되고 민간의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야 한다. 정부는 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꺼리는지 살펴 구조개혁과 경제 체질 강화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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