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종로구 자하문로에 위치한 갤러리 그리다에서는 2019. 12. 06 ~ 2019. 12. 18까지 시우 조미예(Cho Miye)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Molecular portraits of life; 삶의 분자적 초상
조미예
인간의 근본적 질문인 삶과 죽음은 철학, 예술, 과학 등의 근원적 물음이며, 특히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바람 중의 하나인 영원한 삶에 대한 열망은 생명공학의 발전을 가져왔다. 치료의 목적에서 시작된 생명공학은 거듭된 확장을 통해, 인위적 복제 및 배양, 더 나아가 조작이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 예컨대, 최근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는 유전자를 편집한 쌍둥이가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사실인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사실이라면 이는 세계 최초 유전자 변형 인간이 탄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머지않아 인간도 GMO처럼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명공학의 기술 발전은 인간의 정체성과 무자비한 동물 실험으로 생명윤리에 대한 딜레마를 가져왔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영원한 삶의 욕망은 생명공학 기술 발전을 핑계삼아 수많은 동물 실험을 이어가며, 인간의 생명윤리를 정당화한다. 또한 자연의 섭리를 벗어나 제멋대로 조작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으로 옳은 것일까? 더 나아가 그것이 인간의 권리가. 이처럼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킴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영원한 삶의 구현을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에 힘쓴다. 그러나 그럼에도 영원 삶은 아직 인간의 꿈이며 허망한 바람이며 멈출 수 없는 욕망이다. 이처럼 생명공학 발전이 가져온 혼란스러운 상황을 미학적 사회적 맥락에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조직이나 어떤 특정 조직Tissue을 미세배열Microarray1) 분석을 이용하면, 그 사람이나 특정 조직의 유전자 표현 패턴을 알 수 있다. 이 유전자 표현 패턴은 곧 그 사람이나 조직을 나타내는 분자 단위로서의 초상화가 된다. 인간의 삶과 그 삶이 직면하는 구조적, 사회적 패턴을 생명의 기본단위인 세포를 통해 보여주며, 분자 단위의 초상으로서 설명한다.
생명의 가장 기본단위인 세포, 인체 조직 또는 DNA, 유전자, 박테리아, 분자 등 생물체나 생물학적인 형태나 모티브를 재구성하여 조작된 세포단위, 조직단위를 만들어 조작된 공간을 만들어 낸다. 이 조작된 공간은 관람자를 허구의 판타지 속으로 인도한다. 재배열, 재구성, 조작된 이 판타지 공간은 헛된 꿈과 허망함을 나타내는 동시에 포기할 수 없는 삶의 욕망을 나타낸다. 따라서 조작된 판타지 공간안에 비춰진 인간의 욕망과 생명윤리 사이에 선 우리 삶의 초상을 직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