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총련 위원장 및 아트코리아방송 칼럼니스트

톰 피터스의 「해방경영」은 추억의 지층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문화운동가로서 책무처럼 만났다. 온 나라가 「금 모으기 운동」을 겪으며 「경제」라는 외환 쓰나미에 노출되었기에 경제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나, 라는 진단의 의무감 같은 것이 요구되었다. 벗이 고열부에 있어서 가끔 명동에 나가 훈수 아닌 훈수를 두던 시절이었기에 명동서적 가판대에 두툼하게 쌓아놓은 「리벨레이터 매니저먼트」 이른바, 「해방경영」을 만나게 되었다. 모 경제지 번역서였다.

「컨설턴트」라는 신조어가 당시 유행했다. 톰 피터스 저서를 2019년, 교보문고에서 다시 만났다. 97년 「해방경영」(톰피터스 저)을 놀라움과 노여움으로 한나절에 읽게 되었다. 테드 터너 CNN 창업동기부터 미국의 위대함으로 마무리되는 「경영철학」의 부제는 오롯이 충격적인 메시지였다. 실패의 미학에서 실패의 당연함으로 경영철학의 당위를 역설하고 있었다. 침몰하고 있는 대한민국호의 방향을 큰 틀에서 읽을 수 있는 비전임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그때는 그런 안목을 갖추지 못했다. 「문화운동」에 몰입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제이방인의 틀을 애써 벗고 싶지 않은 터였다. 아직 30-40대의 관통 기였기에 그럴 수 있었다.
CNN의 테드 터너는 AP, UP의 권위적 틀을 해체함으로서 뉴스상품의 질을 높였다. 물론 24시간, 365일 뉴스상품은 생산과 공급을 계속한다. 단, 오보가 특종이며 결제 데스크를 허물었다. 이 놀라운 경영혁신은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미디어 패러다임」의 정수다. 톰 피터스는 굵직한 세계기업의 컨설턴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경영혁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삼성 또한 개념을 설정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마지막 후기에 남긴 자신의 조국, 미국자체를 경영 개념화하며 「실패할 수 있어서 위대한 미국」이라는 설정에 새삼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다.

97년 어느 날, 명동서점에서 벗을 기다리며 만난 내용이 2019년 소환되었다. 인적 재배치를 통한 혁신의 개념을 만나고서다. 논고는 1, 2편으로 시작했다. 2019년 톰 피터스의 「해방경영」은 이미 베스트셀러 자리에 굳건히 존재한다. 물론 미국 현지에선 주요한 경제학자이자 이론가로 활동 중이다. 과연 혁신의 정의는 무엇일까!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철학은 어디서 출발하고 있을까! 포스트모더니즘의 종결자, 월홀의 신발 컬렉션, 아이폰의 설계자 잡스의 해적깃발의 「혁신」철학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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