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초구 남부순환로에 위치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는 2019125() ~ 1216()까지 김 동 석 개인전 '석과불식'이 전시될 예정이다.

김동석 개인전 '석과불식'

전시내용은 1000미터 길이의 wire rope10미터의 평면설치에 수천 개의 복숭아 씨앗을 오브제로 제작한 설치미술과 30여 년 동안 제작한 대표작 60여점을 선보이며, 이를 통해 그동안 작가가 추구했던 철학과 조형 의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김이천 미술평론가는 김동석 작가의 설치작품은 씨앗이라는 오브제의 생명성을 전시장이라는 열린 공간 속에 함축하고 확산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이전까지 씨앗 오브제는 평면에 붙여서 회화적 조각으로서 평면과 입체, 색채와 물성의 조화를 유기적으로 보여주었던 것과는 다른 조형방식이다. 오브제를 엮은 줄들이 구획하는 육면체의 공간 속에 군집의 씨알 형태의 원형 이미지가 철학적 관점에서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라는 우리 전통의 우주 관념인 천원지방을 연상시키고, 미학적으로는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루면서 균형과 변화를 보여준다. 이러한 철학적·미학적 조형성이 작가의 씨앗 오브제 설치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라고 언급하며,

김동석 개인전 '석과불식'

또한 석과불식은 <주역>에 나오는 말로 씨 과실은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석과는 가지 끝에 남아 있는 마지막 씨 과실이다. 석과는 땅에 그대로 두어 새로운 싹을 틔워 나무로 거듭나게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석과불식에는 추운 겨울의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뒤 새로운 생명이 재탄생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러한 석과불식의 의미를 갖는 김동석 작가의 설치작품은 그래서 더욱 각별하다.

김동석 개인전 '석과불식'

씨알은 화려한 꽃을 피운 뒤 맺은 열매의 결정체다. 그것이 땅속에 묻히면 움을 틔우고 싹이 돋아 나무가 된다. 그만큼 씨알은 성장과 발전을 의미하고, 자신의 몸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처럼 자신의 몸을 썩혀 생명을 환생시키는 희생정신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김동석 작가의 씨앗 작업은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이타적 문화의 갈망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시각화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이 이번 김동석 작가의 개인전이 갖는 의미이다. 석과불식이 새로운 생명의 부활을 촉진하듯 씨앗 오브제가 철학적·미학적 언어로 소통되고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고 밝혔다.

김동석 개인전 '석과불식'

이렇듯 '석과불식''씨 과실은 먹지 않는다'라는 의미와 '씨 과실은 먹히지 않는다'라는 강한 의지와 희망으로 작가를 포함한 모든 이가 삶의 목표를 향해 정진해 가기를 소원해 본다.

석과불식(碩果不食)
김이천 (미술평론가)

석과불식의 의미로 기획한 김동석 작가의 개인전은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의 작품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고, 특히 작품세계의 변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이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1996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열 여덢 번째의개인전을 가진 중진 화가다. 수차례의 개인전에서 그는 어머니의 땅, , 씨앗 등의 주제를 선보여 왔으며, 일관된 주제의식과 다양한 변주의 조형성이 돋보인 작품을 창작해 왔다.

이번 개인전도 같은 연장선에서 기획되었다. 하지만, 종전의 회화 또는 조각적 회화와 함께 설치작품이 곁들여진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또한 설치 작품은 이번 개인전의 주된 작품이며 그동안 작가가 추구했던 철학과 조형 의지가 함축되어 있다.

때론, 설치작품은 작가로서는 모험이다. 그동안 회화적 표현방법으로 작품세계를 보여 왔으며, 미술계와 대중들로 하여금 관심과 호응을 받았던 터라 설치작품이라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았을 법하다. 작가는 예술은 변해야 한다는 철학이 분명한 만큼 과감하게 혁신을 추구했다. 이러한 변화는 그의 30여년 화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창작활동의 중요한 의미이자 가치이기도 하다.

김동석 개인전 '석과불식'

작가가 새롭게 변화를 추구한 설치미술은 3차원의 공간에 오브제(object)를 들여놓고 장치를 두는 작업으로서 20세기 후반에 들어 새로 시작된 현대예술이다. 설치미술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공간을 구성하고, 변화시켜 장소와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만드는 특징이 있어 특히 실험적 작가들이 선호하는 조형 양식이다. 이와 같은 설치미술에 쓰이는 오브제는 발견된 사물이라는 뜻으로서 작품에 이용된 자연물이나 사물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오브제는 평면예술인 회화에서는 캔버스 같은 지지체에 부착되는 경우가 많지만, 평면을 벗어난 3차원 공간에서는 바닥에 놓이거나 천장에 매달리는 방식으로 조형화한다. 따라서 설치미술에 있어서의 오브제는 그것이 놓인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와 가치가 부여되고, 공간의 확장과 개념의 전시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만큼 오브제의 선택과 조형화는 작가에게 중요하다.

김동석 개인전 '석과불식'

김동석 작가의 설치미술도 이러한 오브제가 핵심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종전의 회화작품에서 그랬듯이 씨앗은 그의 철학과 조형의지를 설치미술로 승화시키고 있으며, 작가는 오브제인 씨앗을 설치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건축설계나 기계설비 같은 치밀한 구성계획도 그렇지만, 씨알에 가늘게 구멍을 내는 일, 그 구멍으로 줄을 넣어 고정하는 일, 씨알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하는 일, 각각의 씨알을 커다란 씨앗 형태로 구성하는 일들이 그렇다.

김동석 개인전 '석과불식'

이에 작가는 그만의 조형 의지와 독창적이고 심미성 발현을 위해 치밀하게 공간을 구성하고, 오브제의 크기와 수량, 설치 위치와 조명 효과 등을 위해 많은 실험을 거쳤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실패와 착오의 흔적들이 작업실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작업실 바닥에 놓인 커다란 도면에서도 세밀한 작가의 정신을 볼 수 있었으며, 도면 위에 줄을 길게 펼쳐놓고 씨알을 일정한 간격으로 끼워 고정시키는 작업은 단순하고도 반복적인 행위이지만, 공학자 같은 치밀한 계산과 논리적 구성을 요구한다.

김동석 개인전 '석과불식'

작가의 설치작품에서 씨알과 씨알사이의 빈 공간은 여백이다. 그러나 3차원 공간 속의 여백에는 2차원 평면 속의 여백과는 전혀 다르다. 2차원 공간의 여백이 작가의 의도를 모두 반영한 반면, 3차원 공간의 여백은 작가의 의도와 함께 주변의 환경이나 관람객의 관점 또는 참여로 완성된다. 이때의 관람객은 작품의 단순한 감상자가 아니라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창조하는 해석자가 된다. 작가의 씨앗은 종전의 캔버스라는 2차원의 평면에 부착되는 오브제에서 벗어나 3차원의 공간에서 군집으로 조형화되고, 외부 환경에 의해 움직이면서 3차원의 공간성을 넘어 4차원의 세계로 확장되는 특징이 있다. 사방으로 확장된 시각적 공간에 빛의 세계가 더해지고, 오브제가 관람객이나 주변 환경에 의해 움직이고 변화하는 시간성이 부여되면서 그의 설치작품은 4차원 예술을 제시한다.

김동석 개인전 '석과불식'

김동석은 추계예술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화과 졸업,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졸업, 석사학위 취득 후 18회의 개인전과 단체전 및 기획 초대전 500여 회 참가했다.
 

()한국미술협회 사무국장역임, 삼육의명대학, 삼육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백석예술대학교, 전남대학교 외래교수 역임했으며, 2017 한국을 이끄는 혁신리더 선정에서 문화예술부문 대상 수상 및 다수의 수상 경력으로 현재 ()한국미술협회 송파지부장, 송파미술가협회 회장, 누리무리 회원, 국제저작권자협회(ADAGP) 회원, 동국대학교 미래융합교육원 교수, 화가 김동석의 찾아가는 갤러리 진행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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