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 김한정 기자
  • 승인 2019.10.09 2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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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종로구 삼청로 7길에 위치한 갤러리 도스 신관 1층에서는 2019. 10. 16 (수) ~ 2019. 10. 22  (화)까지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이 열릴 예정이다.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것 (갤러리 도스 김선재)
 
 우리는 때때로 멀고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삶의 무상함을 느낀다. 죽음은 보편적인 자연현상의 하나이며 불가항력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죽음에 관하여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 작가는 사진 매체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시간과 빛을 통해 대상의 흔적을 담고 죽음의 의미를 헤아려 보고자 한다.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죽음에 관해서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삶에 관해서 생각하는 것이며 우리가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에 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사진은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기록뿐만 아니라 현재를 대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유한함을 연상시키는 정적인 이미지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더욱 극명하게 부각시켜주며 그 안에는 장소를 뛰어넘는 할머니에 대한 작가의 사랑과 애정이 자리 잡고 있다.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사진에 있어서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매체의 중요한 특성으로 작용한다. 한번 흘러간 시간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결코 멈추거나 돌아올 수 없다. 하지만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행위는 흘러가는 시간의 찰나적 순간을 대상으로 만들어버린다. 마찬가지로 시간과 더불어 빛이 없다면 사진은 존재하지 못한다. 존재하는 대상 자체가 스스로 빛을 방출시키면 이 빛의 파장과 화합물의 작용은 인화지 위에 직접 흔적을 남긴다.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사진은 실재하는 존재로부터 출발한 빛의 흔적이며 실재 대상이 존재했음을 가리킨다. 찰나의 시간과 빛이 만들어낸 부재의 현존은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작가의 감정들을 그대로 드러낸다. 대상을 정교하게 재현하기보다는 직관적으로 담긴 화면은 작가의 관심이 삶과 죽음, 유한과 무한의 관계를 발견하는데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사진 안에 죽음을 향한 부정할 수 없는 시선을 담아낸다. 사진은 존재하던 대상이 남긴 흔적이라는 측면에서 죽음과 유사하다. 죽음은 항상 타인에 의한 간접적인 경험으로 제시되며 본질적으로는 이미지에 더 가깝다는 점에서 예술의 주제로 많이 다뤄져왔다.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작가는 순간의 사건보다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체험되는 죽음에 대한 사유에 초점을 둔다. 죽음은 상실이라는 형태로 드러나긴 하지만 그것은 살아남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상실에 불과하다. 이처럼 죽음을 성찰하는 이미지는 단정적으로 한정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기에 작가는 낯선 여행지처럼 특정된 특별한 장소들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장소들일지라도 영감을 불러일으키면 카메라에 담는다.

그 사진에 찍힌 모든 대상이 현실적 존재였다는 점은 각자에게 기쁨, 불안, 슬픔과 같은 이미 경험했거나 혹은 경험했던 것 같은 감정들을 불러일으킨다. 사진은 연상 작용의 집합체이다. 작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과 죽음에 관한 주제를 가지고 과거, 현재, 미래의 교차된 시간과 장소를 우리에게 경험하도록 하고 아련한 그리움을 이끌어낸다.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비비 킴 ‘Light Sensitive ’ 展

 사진이 지닌 기록성은 일상 풍경 안에서 자연스레 삶의 본질과 만나게 해준다. 사진 속에 남겨진 대상의 흔적 안에는 그 깊숙한 곳 어딘가에 죽음이 숨겨져 있다. 작가는 죽음을 순간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시간 속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우리가 죽음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사진 속에 응축된 기억과 감정이 주는 교감을 통해서이다. 한 장의 사진을 통해서 나의 죽음은 물론 나아가 모든 인간의 죽음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사진이 가진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삶의 유한은 죽음으로 인한 무한의 부정으로 생각되지만 무한은 유한을 통해서 나타나는 것이다. 타인의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은 애도를 넘어서 스스로의 죽음을 성찰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으며 마치 거울처럼 자기 자신의 삶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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