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인사아트에서는 2019828~92일까지 송혜란 개인전 사과나무가 전시되고 있다.

송혜란 개인전 ‘사과나무’

각기의 소재들은 나의 시각적 조형 요소들로 변화되어 그림으로 표현된다. 여행 중에 만난 사과나무는 나의 내면에 잠재된 감성과 에너지를 분출시켰다. 작업의 시작은, 불규칙한 선들을 분산시켜 다시 집합의 형태로 이루는 반복적 선들의 작업에서 이루어진다.

송혜란 개인전 ‘사과나무’

형태를 이루는 선들은 면을 이루어 원-타원의 형태로 변화되어 그 속에 나에 함축된 감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송혜란 개인전 ‘사과나무’

하나의 요소로 집합을 이룬 잎들은 빛의 변화에 따라 조형적으로 변화되기도 하지만 불규칙한 선의 형태에 따라 이루어지기도 한다. 잎들은 모여 집합을 이루고, 집합을 이룬 형태는 결실을 맺는다. 그 결실은 큰 에너지를 생성시킨다.

송혜란 개인전 ‘사과나무’

그림 속에 표현된 사과는 에너지의 결실이며 부엉이는 결실과 풍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나무에서 가늘게 뻗어 나가는 선과 작은 잎들은 새싹을 의미하여 무한의 생성과 팽창을 뜻한다.

송혜란 개인전 ‘사과나무’

신항섭(미술평론가)

그림은 형식과 내용이 등가를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다. 물론 사실주의 및 자연주의와 같은 실재하는 물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형식이 우선한다. 이때 내용은 형식의 부산물 정도에 그치게 마련이다. 반면에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를 전제로 하는 그림에서는 내용이 형식을 선도하게 된다. 이럴 경우 형식은 내용을 보조하는 선에서 그친다. 어느 경우든 작가는 형식과 내용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등한 상황이 되도록 고심하며 작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혜란 개인전 ‘사과나무’
송혜란 개인전 ‘사과나무’

송혜란은 사과나무라는 특정 소재를 통해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라는 형식을 추구한다. 여기에서 사과나무는 세상을 향해 얘기하고 싶은 그 자신의 속마음을 전하는 메신저가 된다. 사실주의 및 자연주의 회화에서 취하는, 풍경화적인 소재로서의 의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담는 그릇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사과나무는 실제의 형태와는 달리 현대적인 표현기법 및 방법에 의해 재해석된다. 그러기에 실제와는 다른 이미지로 나타난다. 사과나무라는 전제가 없으면 사과나무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되고 있다. 실제의 색과 무관한 단색조의 색채이미지로 통일하는 채색기법도 현대적인 표현방식이다.

송혜란 개인전 ‘사과나무’

현대미학은 기존의 재현적인 표현기법 자체를 부정하는데서 출발한다. 사실적인 형태는 물론이려니와 현실적인 공간감조차 무시한 채 비재현적인 이미지를 지향한다. 설령 실재하는 물상을 대상으로 할지라도 형태의 재해석이라는 방법으로 변형하거나 왜곡하는 수법을 통해 실제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바꾸어 놓는다. 여기에서 작가의 생각이 작업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된다. 형태를 변형하고 왜곡하는 그 자체가 작가의 생각, 즉 조형적인 의도를 내포하는 까닭이다.

송혜란 개인전 ‘사과나무’

그는 사과나무를 중심적인 소재로 채택하고 있으나 가옥이나 건물, 장독, 올빼미, , 달 등 부수적인 소재들을 첨가하면서 작품마다 그와 관련한 독립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이럴 때는 풍경으로서의 사과나무가 되는 셈이다. 반면에 기하학적인 원형의 이미지 속에 함축되는 사과나무는 개념적으로 바뀐다. 사과나무의 본래적인 형태는 간데없이 사과나무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조건이 회화적인 조형언어로 바뀐다. 회화적인 이미지로서의 사과나무 및 그와 관련한 조형언어는 원형 또는 타원형이라는 개념적인 이미지로 표현된다. 둥근 사과와 둥근 해 및 달의 형태가 원형의 이미지 또는 단색조의 색채이미지라는 개념으로 통합되는 것이다.

송혜란 개인전 ‘사과나무’

송혜란은 서울산업대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하고 개인전 13,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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