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4층 부산갤러리에서는 2019. 9. 4(수) ~ 2019. 9. 9(월)까지 손미량 展 '추억의 앨범 가족사진'이 전시될 예정이다.

손미량 展 '추억의 앨범 가족사진'

오래된 사진한 장, 기억의 단편

따뜻한 봄이었을것이다. 아니 꽃샘추위가 있는 봄일 수도...

애들과 공원에 갔었는데 그곳이 창경궁이었는지 경복궁이었는지 확실하지않다. 아이들은 아이스크림과 팝콘을 먹으며 비둘기에게도 나눠주고있다. 아무것도 특별할것 없는  장면인데 시간이 흘러서 회상하게되면 명화의 한 장면이 된다.

 150F 크기로 발표한적이 있는데 오래된 아이들 사진에서 받은 인상을 작업하게 된 작품이다. 롤라로 밀어 마티에르를 만든 위에 형태가 정확하도록 뎃생을 하고  칠하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거즈를 덮어 완성했었다.

손미량 展 '추억의 앨범 가족사진'

작품은 또다른 작품으로 재구성되기도 하는데 이 네점의 시리즈 작업은 그작품의 이미지를 네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다시 작업해 본것이다. 나눠진 부분은 전체의 내용을 짐작하게 하고 네개의 분할 그림은 다른 듯 같은 분위기로 연결된 그림이된다.

큰그림의 부분이 아니라  새로운 개체의 독립된 작품이되었다. 거즈를 덮어서 아련했던 느낌위에 마른풀잎을 붙여 기억을 소환하고  에폭시로 흩어진 기억들을 선명하게 고정시켰다.

- 2018. 작가노트에서

손미량 展 '추억의 앨범 가족사진'

친정 가까운 곳에서 화실을 하던 때라 수시로 친정에 드나들 때였다. 어느 날 친정에 왔는데 현관에 신발이 가득해서  손님들이 오셨구나 하고 얼른 문간방으로 숨어들었는데 아버지가 부르셨다. 이리 나와 보라고!

손님이 거실 한 가득인데 모두들 나를 쳐다본다. 아버지가 그들을 향해 목청 높여 나를 소개하셨다. '저의 둘째딸 손 미량 화백입니다.' 나는 부끄러워 쥐구멍으로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때의 내 몰골은 화장기 없이 피골이 상접한 얼굴에 기미가 잔뜩 껴있고 초라한 차림에 애기를 업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부끄러웠던 건 화가라는 소개에 걸맞지 않은 나의 삶이었다. 미술학원하며 갓난쟁이 큰애 키우는 것만으로도 벅찬 나날이었으니까.

손미량 展 '추억의 앨범 가족사진'

그런 내가 안타까우셨던지 아버지께서는 궂이 나를 손님들 앞으로 불러내서 화가라고 소개하신것이다. 나는 그때 손님들께 절하며 웃었는데 왜 운 걸로 기억되는지...

손미량 展 '추억의 앨범 가족사진'

그때 부끄러운 마음과  아버지의 무언의 격려는 평생 남아 지금은 늦깍이 화가로 살고 있다.  늘 그런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남아 있어서 나는 가족을 그려왔는지 모른다. 9월 추억의 앨범전을 준비하는 내내 아버지가 그리웠다. 어쩌면 나는 이 전시로 ‘아버지의 소개말씀’에 대한 빚을 갚으려 하는지도 모르겠다.

- 2019.8 작가노트에서

손미량 展 '추억의 앨범 가족사진'

손미량은 동아대학교 회화학과,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후 개인전 9회, 마니프 구상대전 6회(예술의전당), 일본일전9회, HAKUZITSUKAI (白日會) 10회, ASITANOHAKUZITSUKAI (내일의白日會) 선발전7회, 화랑미술제 (코엑스몰), HARBOUR ART FAIR (Marcopolo HongKong Hotel), London affordable, Qingdao art fair, ARTEXPO, Art qaohsiung, Soaf, Busan artshow(벡스코), Bama(벡스코)에 참가했으며 현재 한국미협, 신작전, 한국인물작가회, 일본HAKUZITSU(白日)회, 손미량아뜨리에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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