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시청 시민청갤러리에서는 2019. 08. 14 ~ 2019. 08. 29까지 위안사물도_시시한 사물이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가 전시되고 있다.

위안사물도_시시한 사물이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

위안사물도_시시한 사물이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
박선희


이것은 누군가로부터는 시시하다는 이유로 버려지기도 하지만 또한 누군가에게는 위안이 되기도 하는 사물(픞라시보 오브제)들이 전하는 특별한 이야기이다.

위안사물도_시시한 사물이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
위안사물도_시시한 사물이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시시각각 만들어지는 수많은 소비재를 시시하다는 이유로 버리기도 하고, 한편에선 전혀 다른 이유로 이러한 사물들에 의미화하며 감정을 부여한다. 나 또한 남들이 보면 시시하다고 할 만한 많은 사물을 가지고 있고, 주변인들 또한 이해 못할 시시한 사물을 버리지 못해, 자신의 공간을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찌 보면 시시한 것은 누군가의 기준이지 사물이 아니지 않은가...

위안사물도_시시한 사물이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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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주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삶 속에서 시시하지만(일반적인 기준) 시시하지 않은(인터뷰 당사자)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시시하지 않은 추억 속의 사물들은, 대개 그와 관계한 누군가를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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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그저 물질로써의 사물이 아니라, 그와 정서적으로 감정을 교류한 어떤 누구이며, 그것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이었다. 사물은 추억의 반복적 되새김질을 통해 결핍된 마음을 위안하는 또 하나의 오브제인 셈이다. 이 점에 주목하여, 플라시보적 측면으로 사물에 대해 재조명하고자 한다.

위안사물도_시시한 사물이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

사람의 생애 중 잠시 머물다 간 사물들, 혹은 생을 이어 다른 생으로 옮겨 간 사물들이 있다. 한 세대를 거쳐 다른 세대를 품은 사물은 제 나름의 내력을 갖는다. 그것은, 비로소 누군가의 가족이 되고, 그들과 함께 한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된다. 사물은 사람과 삶을 공유한 스토리의 부활로, 사람의 기억 안에서 죽지 않는 영속성을 부여받는다. 사람 또한 사물에 내재된 기억의 바다 안에서 치유와 함께 위안을 얻는다.

위안사물도_시시한 사물이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

이것 역시 사물이 갖는 내력과 내러티브, 그리고 이것을 기억하는 사람들로 인해 그저 사물, 시시한 사물의 단계를 벗어난다. 대량화된 사회에서 너무 싸고 너무 흔해서 생긴 오명 ‘시시한’ 사물이 얻은 오명에 비해 그것이 환기시킨 가치는 너무나 크다. 시시한 줄로만 알았던 내 주변의 사물, 버리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시시한 사물의 특별한 이야기, 그것은 바로, 보통 사람들의 보물 같은 이야기들이다.

위안사물도_시시한 사물이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

이야기들은, 우리네 부모님이나 이웃들, 친구들의 사연처럼 어디선가 들었을법한 보편적인 내용들이지만, 그럼에도 내 이야기처럼 가슴 시리고, 애틋하다. 우리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인터뷰한 대상자는, 대개 40대에서 70대에 이르며, 이야기는 1950년대 전란 이후부터 시작된다. 그러니까 지금 40대를 기준으로, 자신과 부모세대의 이야기이고, 10~20대를 기준으로, 부모와 조부모 세대의 이야기이다.

위안사물도_시시한 사물이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
위안사물도_시시한 사물이 들려주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

추억이 있는 사물뿐만 아니라, 수집을 비롯하여 미적 감각을 발휘하는 모든 과정에서도 일종의 성취감과 심미적 쾌감, 안도감을 얻는다. 누군가의 집을 방문했을 때 마주하게 되는 취향이 극대화된 공간. 시시한 사물들로 꾸며진 자기만의 갤러리이다. 이를 취향갤러리라 명명하고, 위안사물의 연작으로 함께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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