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갤러리 미술세계 전층 3,4,5F에서는 2019. 8. 21(수) ~ 2019. 8. 26(월)까지 제15회 미술세계 작가상(평면부문) 수상기념전 '이향남' 展이 열릴 예정이다.

제15회 미술세계 작가상(평면부문) 수상기념전 '이향남' 展

2018년 제15회 미술세계 작가상 평면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이향남 작가의 수상기념 초대전이 8월 17일부터 27일까지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개최 된다. 시기를 같이하여 『미술세계』는 이향남 작가를 표지 작가로 초대하여 그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여행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이를 조형예술로 승화시켜온 이향남 작가는 이번 수상전을 위해 그동안 선보여온 평면작업의 틀을 넘어 캔버스 위에 오브제를 부착하기도 하고, 협업을 통해 제작한 영 상작업을 제작하기도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왔다. 이봉욱 평론가의 글과 작가 인터뷰는 이향남 작가가 추구하는 ‘Nomad Life’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이다.

노마드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는 이향남 작가는 삶의 여정 속에 서 경험하는 사건들을 조형 언어로 구현하는 예술가이다. 작가는 고착화·보편화 되어가는 삶에서 탈주하여 세계 바깥으로 여정을 이끄는 과정(사건)들을 신발이라는 표상(representation) 이미지 로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표상은 자신이 추구하는 주체적 삶의 방 식인 노마드를 사유하여 지속적으로 삶의 위치를 재설정하는 방식 이다.

제15회 미술세계 작가상(평면부문) 수상기념전 '이향남' 展

이향남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예술적 실체 작가의 어릴 적 꿈은 오지 탐험가와 비행기 조종사였다. 그의 꿈을 살펴보면 그가 무엇을 지향하고 어떻게 살아가려는지 잘 알 수 있 다. 더 넓은 세계에 대한 의문과 욕망들, 이러한 것들이 실제 예술 작품으로 자신을 투영하여 탐구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자신의 본질 적 언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는 왜 자신의 세계에서 탈주하려는 것일까? 들뢰즈(G. Deleuze)와 가타리(F. Guattari)는 탈주에 대한 이론으로 ‘노마드’를 제시하였다. 이들은 노마드를 이론적으로 고 착되는 것이 아닌, 실천 전략의 조건이라는 중요한 맥락에서 설명 하였다. 현실을 떠나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노마드가 될 수 없으며, 진정한 노마드는 실천을 바탕으로 삶을 바꾸는 행위로부 터 시작한다.

작가는 생각할 것이다. 노마드는 지배적, 구조적 사회 내에서 안정된 삶과 싸우는 전쟁 기계이다. 그에게는 노마드가 작 동하는 초월적 밖, 즉 결정 불가능한 다양한 세계를 현재적 삶 속 (안)에서 작품으로 어떻게 구현하고 작동시킬지가 중요한 이유인 한 것이다. 이향남이 살아가는 방식은 사건이다. 그는 보편적 삶을 떠나 새로운 만남들과 접촉을 시도하며, 횡적이며 수평적인 탈주 선들을 만들어나간다. 이러한 실천 행위는 곧 주체의 자기 동일화 를 넘어 다름이 주는 낯섦으로 인해 보편적 삶의 구멍을 내는 것으 로, 이를 통해 새로운 주체자로의 변신을 시도하는 이향남만의 예 술적 세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제15회 미술세계 작가상(평면부문) 수상기념전 '이향남' 展

모나드의 신발-표상 이미지 이향남 작가는 삶을 정주시키지 않고 항상 새로운 형식과 환경을 마주하며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는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것 은 끊임없이 자신의 사유를 전이시켜가는 과정이다. 즉 외부적인 구조에 의해 규정되지 않으며, 탈주하는 행위, 잠시 머물렀다가 다 시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며 실천하는 여정을 그는 택하고 있다. 경 계를 허물고 스스로 세계 밖 여정을 통해 열려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실천들은 이향남 작품의 표상적 이미지-신발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물리적 시공간을 넘어 삶의 경계를 허무 는 태도를 통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경험이나 사건, 생각들을 관람 객들이 체화할 수 있는 보편적 작품들의 이미지로 표현하고, 환원 할 수 없는 조형언어로 새롭게 재현하는 것은 작가만이 가지는 개 념적 특이성(singularité)이 될 것이다.

제15회 미술세계 작가상(평면부문) 수상기념전 '이향남' 展

이향남의 예술작품에서 두 드러지게 나타나는 심상인 이미지-신발은 이향남의 삶의 여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모나드(Monad)이다. 신발을 통해 작가의 경계 와 자아를 끊임없이 넘나드는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그럼 신발 은 어떻게 관람자와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창이 없는 모나드 는 타자와의 직접적 소통이 힘들다. 하지만 매개체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모나드이다. 이러한 소통 방식은 현대인들의 소통 방 식과 닮아있다. 현대인들이 미디어를 매개로 소통하듯, 이향남은 여정에서 돌아와 자신의 삶으로부터 현대인과 연결하는 매개를 신 발로 설정하고 있다. 이 파편화된 신발은 회화의 형식적 틀에서 벗 어나 다양한 형태로 관람자들과 소통하는 모나드로서 향연을 펼치 고 있다.

제15회 미술세계 작가상(평면부문) 수상기념전 '이향남' 展

여정의 실천을 통한 주체-되기 이향남의 ‘Nomad Life’는 결국, 자신의 고착화되는 삶에서 벗어 나 여정을 통한 경험과 사건들을 독자적인 조형 언어인 특이성 있 는 예술적 표현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조형 언 어인 특이성은 작품에서 나타나는 신발이라는 이미지를 새롭게 전 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향남만의 필연적 회화 요소로 채워지고 있다. 그의 일상과 여정에서의 경험은 서로 다른 문화의 충돌로 인 한 ‘사이(in-between)’에서 새로운 주체가 발생한다. 이런 틈에서 주체가 형성되는 ‘주체-되기’는 작가가 벗어나고자 하는 현실의 보 편적 삶과 동일화된 정체성을 해체하고 새로운 주체자로서 존재하 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여정’은 지속적으로 자신을 생성해 나가는 역동적인 존재로 새로운 정체성과 새로운 의미를 창출할 가능성이 생기는 실천적 행위인 것이다. 즉 작가는 노마드의 주요 개념을 통 해 ‘순수 생성’과 ‘탈소유’를 삶의 방식으로 지속하고자 하기에, 끊 임없는 탈주와 탈영토화를 시도하면서1 주체-되기로서 탈주의 실 재를 그려내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작품들은 이향남 작가가 가진 여정에 대한 사유를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소중한 시 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가의 여정은 현재진행형이며, 그는 스스 로 삶의 과정에서 탈주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며 오늘도 작품에 임하고 있다.

글 이봉욱 미술평론·예술학박사

제15회 미술세계 작가상(평면부문) 수상기념전 '이향남' 展

이향남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B.F.A),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졸업 (M.F.A), 단국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대학 서양화 미술학 박사 (D.F.A) 졸업 후 개인전 8회, 부스개인전 7회, 그룹단체전 12회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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