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갤러리 도스에서는 2019. 7. 31 (수) ~ 2019. 8. 6 (화)까지 유지혜 ‘Very Personal Circumstances’ 展이 열릴 예정이다.

유지혜 ‘Very Personal Circumstances’ 展

기괴하고 순수한 자아의 발현
(갤러리 도스 김선재)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가진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가족은 물론 친구, 동료와의 교류를 가지게 되고 자신의 삶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짐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태어나면서 외부로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는 지에 따라 지금의 자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며 유지혜는 나를 진정으로 알아가는 과정이야 말로 사회로 내딛는 첫걸음이라고 여긴다. 작가는 손수 제작하고 이름을 붙인 인형을 모티브로 그 안의 삶을 상상하고 형상화하여 숨겨진 자아 본연의 순수함을 이끌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지금까지 발견한 내면의 자아들을 여러 가지 테마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한다.
 

유지혜 ‘Very Personal Circumstances’ 展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것은 자아를 찾아가는 중요한 과정의 일환이다. 작가의 경험과 기억들 그리고 사회화를 거치면서 겪게 되는 본인의 감성과 내면의 이중적인 면을 바탕으로 숨겨진 인격을 발견해내고 이를 토대로 외모와 그에 따른 삶을 상상한다. 작가는 고유한 습성을 반영한 독특한 형상의 인형을 먼저 제작하고 역으로 그가 살아갈 법한 공간을 상상하며 여러 가지 상황을 연출한다. 여기에는 인간이 사회에 적응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성향을 극단적이면서 왜곡된 채 드러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어렴풋이 친숙하게 느껴지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상상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는 화면 안에서 특정 캐릭터가 활동할 수 있는 배경적 장치가 되며 그 안에는 아기자기한 형태와 알록달록한 색감이 더해져 한껏 주인공이 가진 고유한 취향을 드러낸다.

유지혜 ‘Very Personal Circumstances’ 展

 매개체로서 인형이 가진 내재된 기능은 자아와 타자 그리고 억압된 욕망의 관계를 드러내는 것이다. 투사의 대상으로 자아가 반영된 인형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유지혜 작업의 큰 특징이며 이를 통해 본인의 잠재된 자아를 다시금 발견할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모색한다. 작가는 만들어진 캐릭터마다 이름을 붙여줌으로써 하나의 인격체로 생명력을 부여하고 이를 여러 개의 테마로 구성한다. 인간과 유사하지만 다양한 생명체들이 뒤섞인 기괴한 캐릭터는 입체와 설치 그리고 평면 작업을 넘나들수록 점차 정교해지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자아를 탐색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유지혜 ‘Very Personal Circumstances’ 展

화면은 일상과 상상이 결합된 공간의 형태로 표현되며 그 안에 과할 정도로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묘사된 형태와 색감, 분위기 등의 복합적인 창치들은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성격을 유추해볼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우리 안에는 스스로 돌보아야 하는 수많은 자아들이 공존하고 있으며 작품 속 캐릭터의 성향은 작가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을 법한 보편성을 띄고 있다. 이상한 것으로만 치부하기보다는 억압되고 가려진 자아의 본성을 인정하고 지켜준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이해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실존하는 ‘나’를 찾아가는 길일 것이다.
 

유지혜 ‘Very Personal Circumstances’ 展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인간은 무엇인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은 유지혜 작업의 출발점이 된다. 자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이며 작가는 예술을 통해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온전한 내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소재와 매체를 넘나들며 캐릭터를 탄생시키고 순수함을 형상화하려는 시도는 진정한 자아를 회복시키는 일련의 과정 중 하나이다. 등장하는 다양한 주인공들은 모두 자아와 사회,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작가의 자화상이지만 예술이라는 의도된 연출은 누구나 작품에 자신을 투영해보고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자아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유지혜 ‘Very Personal Circumstances’ 展

유지혜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후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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