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인사아트에서는 2019710~16일까지 오철민 사진작가의 사람풍경전이 열리고 있다.

오철민 사진전 ‘사람풍경’
오철민 사진전 ‘사람풍경’

사람풍경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 천상의 바람이 길게 휘파람을 불어대는 희말아야 고원, 거친 열기가 대지를 숨죽이며 활활 타오르는 타르 사막, 그리고 세상의 모든 슬품과 분노를 잊게 만드는 자욱한 안개의 도시 바라나시. 나를 설레게 만들든 인도의 풍경들 속에서 사람들은 소박하고 수더분하게 먹고 일하고 사랑하며 기도하는 각자의 소중한 생을 부지런히 살아내고 있었다.

오철민 사진전 ‘사람풍경’
오철민 사진전 ‘사람풍경’

인도의 오지들을 여행하며 나는 영원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기록하며 삶이 얼마나 아룸다울 수 있는지 배워갔다.

오철민 사진전 ‘사람풍경’
오철민 사진전 ‘사람풍경’

서울의 한복판 종로, 을지로, 충무로, 명동, 남산, 그리고 서울역,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 서울의 낮과 밤이 교차하는 시간을 걸으며 어두운 도시를 밝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 풍경들은 나를 때때로 20대 설렘 가득했던 청년으로 돌아가게 만들며 중년이 된 사진가에게 여전히 뾰족한 목소리를 내질렀다.

오철민 사진전 ‘사람풍경’

겨울의 각진 빌딩 숲 사이에서 밝고 따뜻한 빛줄기를 느낄 때면 그런 쓸쓸한 도시를 밝히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뿜는 부드러운 빛을 붙잡고 싶었다. 오랫동안 나를 놓아주지 않던 한겨울의 서울을 카메라에 담으며 도시의 풍경 속으로 사라진 사람들, 용기 있게 청춘을 바쳐 이 도시를 살아있게 만들던 사람들의 자국을 빛으로 남기고 싶었다.

오철민 사진전 ‘사람풍경’

그곳에 내가 있었다. 20여 년 넘게 인도와 한국의 어딘가를 걸으며 탐구했던 것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선명한 모습으로 정물이 된 사람들, 하나의 점이 되어 풍경ㅇ르 완성하는 사람들, 그리고 흔적마저 만기지 못한 채 풍경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 사람들, 그 사람들을 통해 이어붙일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두 세계를 만나게 하고 싶었다.

오철민 사진전 ‘사람풍경’

나의 사진은 그들의 모습을 기록하여 살아있음을 노래하기 위한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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