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초구 남부순환로에 위치한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에서는  2019. 07. 06 ~ 2019. 07. 27까지 김소라, 배유환, 진종환의 감각의 재회전이 열리고 있다.

감각의 재회전

감각의 재회
유진영

우리는 끊임없이 변하는 시공간 속에 살고 있다.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역시 침체된 공간에서 유휴공간으로 변화하게 된 공간이다. 여기에 주목하여 우리는 개인의 생각하는 시간 기억을 의식하여 시각언어를 통해 감상자의 감각을 일깨우고자 한다. 불현듯 스쳐 지나가고 나서야 인지하게 되는 일상 속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시민들이 지난 시간과 기억을 의식하고 느낀 감정을 문구로 도출하여 공유한다. 이번 전시는 변화하는 공간 그 속에서 개인이 경험한 감각을 통해 남겨진 흔적을 끌어내 보고자 한다.

감각의 재회전

존재와 부재사이 | 김소라-잔상

김소라는 화려한 도시 이면에서 발견되는 상실된 풍경들을 촉각적인 회화 언어로 표현한다. 작가는 주로 버려진 장소를 조형적인 이미지로 기록하는데 이를 편집하여 만들어낸 이미지는 불규칙적이고 즉흥적인 표현방식으로 캔버스에 나타내며, 비 균일적인 물감의 중첩의 마티에르로 인해 입체적인 회화로 느껴지게 한다. 작가는 일상에서 ‘사라짐’을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사라져 가는 우리 주변의 모습이나, 재해나 재난으로 인해 파괴되고 유실되는 것에서 느낀 다양한 감정들을 물감을 두텁게 쌓아올려 회화를 만들어간다. 작가는 자신의 주변이 하루가 다르게 ‘사라짐’과 ‘생성’의 끊임없는 반복에 노출 된 채 느끼는 공허, 불안, 두려움 등은 무심코 지나쳤던 ‘그 곳’을 사람들에게 바라보게 할 것이다. 무수한 사라짐이 존재하는 일상 속에서 이 낯선 풍경을 마주해 보길 바란다.

감각의 재회전

실존과 본질 사이 | 배유환-사유

배유환의 작업은 주관을 배제하고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작업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작가의 작업은 나무 조각 작업처럼 보이지만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을 부정한다. 작가는 이미지에 현혹되기를 거부하고 사과 모양을 흉내 낸 나무 조각은 “아무것도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나무를 깎아서 사과를 만들면 나무는 나무의 역할을 잃고 사과의 역할도 하지 못하게 된다. 이 작업방식은 <의자> 작업에서도 이어진다. 작가의 작업에 보이는 것들은 본질의 기능을 지우고 상징적 창조물을 전면에 내세운 채 사물의 물리적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작가는 작업의 대상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품는다. 사과이면서 사과가 아니며 의자이면서 의자가 아님의 상태는 단어로서 규정된 고정관념의 경계를 무너뜨리기 위한 시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하나의 오브제에서 나아가 오브제와 오브제의 결합을 시도 했다. 오브제의 기능이 사라진 조각은 작가가 의문을 품고 있는 본질에 대한 물음에 근거가 될 것이다.

감각의 재회전

실재와 가상 사이 | 진종환-감각

진종환은 도심 속에 존재하는 자연에서 느낀 바람과 공기, 온도 냄새를 자신만의 감각을 통해 표현한 작업이다. 이는 객관적이고 서사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오로지 작가가 경험한 감정만을 전면회화로 구성한다. 작가는 주로 자연에서 감각을 체득하고 이미지화하여 캔버스에 다시 구상하는 작업방식을 구사하고 있다. 즉 주관적 체험(대상을 입력하고 인식하는 과정)을 구상하여 다시 추상으로 발현시킨다. 진종환의 작업은 화면전체에서 보이는 자유로운 선과 색의 발림은 우연적으로 조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작가의 내면 무의식을 통해 재구성되어 마치 멈춰버린 시간의 긴장감 속으로 데려간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장소 전면에 작품을 설치하여 산책로를 구성한다. 작가의 찰나의 감각으로 불러드린 이미지는 지우고 칠하면서 중첩되어 오묘하면서도 환상적인 색의 향연으로 감상자를 불러들인다. 감상자는 산책길을 점유하고 작가의 내면을 관조하며 감각현상을 경험하기 바란다.

감각의 재회전

<감각의 재회>는 불현듯 스쳐 지나가고 나서야 인지하게 되는 일상 속 이야기, 사물, 자연에서부터 느낀 감각에 대한 작업이 담겨져 있다. 빠르게 변모하는 시 공간 속에서 우리는 ‘사라짐과 생성’, ‘존재하지만 아무것도 아님’, ‘의식과 무의식’ 에 대해 고민하고 직면하게 될 것이다. 오로지 자신만의 감각을 통해 작업을 탐구하는 작가의 방식은 감상자로 하여금 직관적인 감정이 아닌 또 다른 감각의 상태를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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