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전시로 일상 속의 미술 작품 감상 가능해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재)세종문화회관(사장 김성규)은 오는 7월 14일(목)까지 2019 야외공간 큐레이팅 《산려소요(散慮逍遙)》를 선보인다. 2001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9년째 이어지고 있는 야외공간 큐레이팅은 시민들이 보다 가깝게, 일상 속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젝트이다. 올해는 세종문화회관 재단법인 출범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28일까지 공모를 진행해 5명의 작가를 선정했다. 상반기에는 한국조형미술의 근간을 다지고 미래를 열어갈 이명훈, 이승연, 최성임 등 세 명의 작가와 함께 한다.

세종문화회관‧광화문 주변 탐구, 새로운 작품으로 만나다

세 명의 작가들은 ‘산려소요’를 주제로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 주변을 탐구해 새로운 작품을 제작했다. 흩을 산(散), 생각할 려(慮), 노닐 소(逍), 멀 요(遙)의 ‘산려소요’는 세상일을 잊어버리고 자연 속에서 한가하게 즐긴다는 의미로, 이번 전시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에게 복잡하고 심란할 일상 속에서 근심을 흩어버리는 산려의 과정을 제공한다.

세종문화회관‧광화문 주변 탐구, 새로운 작품으로 만나다

이명훈 작가의 〈Monologue×1440rpm〉는 작가 스스로를 대변하는 캐릭터를 통해 자신이 경험했던 모험, 방황, 사랑을 녹여냈다. 레고와 큐브릭의 정형화 된 형상에 입각한 작품은 블랙코미디에 기반을 두면서도 희망을 바라본다. 작품 제목에 포함된 ‘1440rpm’은 24시간의 분당 회전수로서, 하루에 일어난 일들과 느낀 점에 대한 기록이자 일기 형식을 통해 관람자와 교감하고자 한다.

세종문화회관‧광화문 주변 탐구, 새로운 작품으로 만나다

작가들에게도 공간적 특수성이 미치는 영향은 크다. 이들에게 새로운 지역과 공간은 수많은 영감을 주며 다채로운 관계를 맺는 장소이다. 이승연 작가의 〈당신은 누군가의 꼭두〉는 세종로 주변을 노니는 사람들을 형상화해 지붕 끝을 장식하는 수호신인 어처구니로 선보인다. 보통 어처구니는 기이한 인물이나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작가가 생각하는 세종로의 어처구니는 세종문화회관 앞을 한 번 쯤은 지나갔을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것은 인간과 초월적 세상을 연결하는 존재이자 선과 악의 양가적인 모습을 가진 꼭두의 모습으로 설치됐다. 낫과 피리를 목에 건 봉황과 할머니, 수류탄을 매단 바이올린을 가진 어린아이와 엄마, 피리를 들고 히잡을 두른 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꼭두를 만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광화문 주변 탐구, 새로운 작품으로 만나다

최성임 작가의 〈빛의 나무(Tree of Light)〉는 세종문화회관 건물의 그림자에서 영감을 받아 사선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 작품은 수십 개의 공이 담긴 노란색 망과 늘어뜨려진 선들이 세종문화회관 대형 벽면을 감싸며 자라나고 떨어지는 듯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담벼락에 올라가는 덩굴이나 바닷가 암초에 붙은 따개비처럼 강한 생명력을 가진 유기체의 느낌을 가진다. 또한 강렬한 햇볕을 받아 알알이 노랗게 맺힌 새싹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투명한 공들은 빛과 그림자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느낌의 공간을 만든다.

도심의 대형 건물들 사이에 매력 넘치는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세종문화회관의 야외공간 큐레이팅 《산려소요》는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 대형벽면, 세종예술아카데미, 세종S씨어터 앞에서 만날 수 있다. 광화문을 오가는 시민들이 작가들에 의해 재창조된 상상의 놀이터에서 노닐며 신선한 자극과 즐거움을 얻어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는 7월 14일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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