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영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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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정 기자
  • 승인 2019.05.24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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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종로구 인사동 11길에 위치한 토포하우스 갤러리에서는 2019. 5. 29() ~ 2019. 6. 4()까지 윤선영 이 열릴 예정이다.

윤선영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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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 자연과 생명체와의 교감
박영택 (교수, 미술평론가)

자연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생동하는 변화와 그 고유한 자태를 진솔하게 그려내는 것을 이른바 사생이라 했다. 동양의 전통사회에서 그림 그리는 이들은 그러한 의미에서의 사생을 했다. 이는 서구의 데생과는 유사하면서도 상당히 다른 것이다. 소소한 자연대상을 소재로 하되 그것이 지닌 외양의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참된 모습, 이른바 그 사물이 지니고 있는 본성이나 이치, 대상의 본질적인 생명력과 기운을 온전히 그려내는 것이 그림의 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대자연/생명체에 대한 깊은 인식을 통한 생명력의 체득이 그림의 근간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결국 사생을 통해 그림 그리는 이가 자연/생명체와 교감하여 일체가 되고 싶다는 욕망의 방증이기도 하다.

윤선영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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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림은 자연의 질서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에 대한 관찰과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의 삶의 자리를 살피는 한편 생명체들의 생기를 파악하고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구현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시도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산수나 화조가 모두 그런 맥락에서 출현한 그림일 것이다. 조선 후기 민화는 그 의도를 더욱 풍성하고 해학적으로 변형시키며 밀고 나간 자취들이다.

윤선영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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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의 근작은 여전히 자연과의 교감이란 주제 하에 새와 물고기, 꽃이 어우러진 그림이며 이 대상들이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재료는 다르지만 다분히 우리네 민화의 어느 한 부분을 절취해서 보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도상의 유사성보다는 자연과 생명체를 바라보는 시선, 그 생명체의 약동하는 생기를 포착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희구가 그 대상에 투영되고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여전히 자연을 보는 특정한 시선과 마음은 지난 시간대와 접속되어 계승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꽃밭과 새, 물고기가 어우러져 있는 이 풍성하고 아름다운 풍경은 인간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생의 공간(자연)을 압축시킨 것이자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사는 생명체들의 안락한 삶에 대한 갈망으로 수놓아져 있다.

윤선영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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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형의 화면 안에 원형의 공간이 설정되고 이 내부의 모서리에는 꽃들이 자욱하다. 그 위로 새와 물고기가 부유하고 있다. 작가의 상상에 의해 설정된 인위적 공간에는 하늘과 물과 땅이 하나의 공간으로 압축되었고 그 경계가 무너지면서 모든 생명체들이 동일한 공간에서 자유롭고 활력적이며 생명력에 충만한 상태를 힘껏 보여준다. 동시에 새와 물고기, 꽃은 여전히 개별 형상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내부는 유사한 색채들로 도포되어 있어서 종내 형태는 불분명해지고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운율적인 색채의 더미로 다가온다. 특정 대상을 연상시키는 형상이면서도 부단히 색채로 환원되기를 반복한다. 색채, 물감이자 도상이고 이미지이자 물질이 동시에 인식되는 그림이다. 이런 방법론은 모든 존재를 대등하거나 동질의 것으로 파악하는 혹은 자연대상과 그림 그리는 이의 일체화를 은연중 암시하는 의도로도 보인다. 그림의 주제가 조화나 교감이라면 그림을 그려나가는 방법론 자체도 그런 의미에서 개별 대상간의 차이나 분별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동일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식으로 전개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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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작은 이전 작에 비해 물감의 물성이 두드러지게 감촉된다. 또한 물감을 칠해 올린 방법론도 특이하다. 일정한 마디, 또는 단위를 이루면서 구축적으로 올라와 붙은 물감의 층으로 인해 다분히 촉각적인 화면이 되었다. 거의 저부조에 가까운 물감 층은 작가가 보여주는 특정 대상의 존재감을 돌올하게 부각시키는 한편 색채의 힘 역시 고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상당히 농밀한 색채가 견고하게 밀착되어 있고 아울러 그 색채의 스펙트럼이 넓어서 이른바 환상적인 세계를 가득 펼쳐내고 있는 편이다. 사각형의 화면은 땅을 상징하고 원형의 공간은 하늘을 상징할 것이다. 땅과 하늘이 공존하고 날짐승과 물속에 사는 것들이 같은 영역에서 생존하고 주변으로는 화려한 꽃들이 맹렬하게 솟아오르는 풍경이다. 하늘에는 자잘한 점들이 빼곡하게 박혀 별처럼 빛난다. 생명력과 기운이 넘쳐나는 화면이자 활력적이고 분방한 생태계의 어느 순간이 홀연 다가오는 듯한 장면의 연출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자연과의 교감의 한 상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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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은 성신여자대학교, 경기대학교 대학원 졸업(서양화전공) 후 개인전 20, 250여 회 초대, 단체전에 참가했으며 현재 한국미협, 파시몽 회원, 자연미협 이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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