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인사동길에 위치한 갤러리 아리수에서는 2019. 5. 29() ~ 2019. 6. 4()까지 박재만 소나무가 들려주는 별밤 이야기가 전시될 예정이다.

박재만 展 ‘소나무가 들려주는 별밤 이야기’

소나무가 들려주는 별밤 이야기
철학박사, 미술평론가 안영길

우리의 문화와 예술에 친숙한소나무는민족의 나무라고 한다. 소나무는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며 은근과 끈기로 삶을 영위해 온 우리 민족의 기상과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일관된 정서로 우리 가슴속에 살아 숨쉬고 있고 또 생활 전통의 문화요소로 이어져 내려온 우리 민족의 소중한 유산 소나무를 작가 자신의 삶과 예술을 지탱하는 신앙이자 버팀목으로 삼아 꾸준히 화폭에 담아오고 있는 화가가 바로 박재만이다.

박재만 展 ‘소나무가 들려주는 별밤 이야기’

작가는 자신의 마음과 솔잎을 어루만지는 장엄하고 청량한 바람소리를 들으며 별밤을 우러러 개인의 역사성에 기인한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데, 소나무를 자신의 분신이자 표상으로받아들여 친밀하고 행복한 교감을 나누며 소나무를 자신의 삶과 예술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박재만은 어느덧 30여 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마치 친구나 연인처럼 눈길과 손짓을 나누며 쌓아 온 소나무에 대한 사랑의 마음결을 화폭 속에 법고창신(法古創新)에서 비롯한 현대적이고 참신한 감각으로 표현하여 자신만의 아이콘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박재만 展 ‘소나무가 들려주는 별밤 이야기’

이번에 선보이는 <소나무가 들려주는별밤 이야기>는 그 동안 작가가 자신에 대한 성찰과 창작에 대한 열정을 일상과 예술이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자각 속에서 도란도란 들려주는 진솔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소나무와 하늘, 산과 바위와 바다, 은하수와 별자리, 달과 바람결 등은 자신의 삶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에 대한 내면적 응시를 통한 성찰일기와 닮아 있다.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행복과 사랑을 사랑과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작가의 염원이 소나무의 배치와 화면구성을 통해 잘표출되고 있으며, 이에 동반한 희로애락의 감정표출도 색점을 통한 다채로운 공간구성에 의해현대적 감각으로 잘 구현되고 있다.

박재만 展 ‘소나무가 들려주는 별밤 이야기’

전통기법에 대한 탐구에 근거한 탄탄한 소나무 표현, 수묵과 담채라는 전통적 화법을 근간으로 삼으면서도 현대적 감각의 색점의 활용은 채움과 비움이라는 동양적 사유구조를 재해석하여 여백의 의미를 새로운 감각으로 조형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수묵의 정신성과 색점을 통한 감각적 즐거움을 동시에 구현할 때 소나무의 품격과 함께 펼쳐지는 이야기를 조형적으로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소나무가 지니고 있는 조화와 상생의 덕목을 필묵과 색점의 짙고 옅음(농담), 성김과 빽빽함(소밀), 비움과 채움(허실), 음양과 향배 등 전통적 조형원리의 바탕으로 화폭의 구성과 구도 등을 통해 감정의 표출을 지향하는 변화도감지되고있다.

박재만 展 ‘소나무가 들려주는 별밤 이야기’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한 소나무와 주변풍경과의 교감은 새로운 만남과 화해에 대한 절실한 욕구의 산물이다. 수묵과 색점의 만남을 통한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운이미지의 표출이 파스텔 색조로 조화를 추구하는것도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가 일관되게 추구하는 주제의식과 표현기법들에는 아직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감정 표출에 대한 조형적 방법론에 대한 확신의 부족과 자신의 이성적 사유의 틀 속에 갇힌 듯한 아쉬움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것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예술적 정체성을 추구하는 작가로서의 삶과 의식이 자연스럽게 일체화되고 있다는 점이며, 또 파스텔 색조와도 같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애정 어린 관계인식들이 전체적으로 활기찬 모습으로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주역에는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지속된다.”는 말이 있다. 예술가는 변화를 꿈꾸는 자이다.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니라 자신의 예술적 필연을 위한 준비된 변화일 때 의미가 있다. 작가 박재만이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느낀 깨달음은 자신의 삶과 예술을 행복으로 이끈 소나무와 그 주변풍경 이야기를 자신만이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며 공유하고 싶은 작은 소망이었다. 소나무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환상과 이야기를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들, 특히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고 교감할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 박재만은 정신적 가치에 대한 교훈적 메시지보다는 눈에 보이는 형식적이고 감각적인 조형적 변용의 시도가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일 수있다고 생각한다.

박재만 展 ‘소나무가 들려주는 별밤 이야기’

이제 막변화라는 새로운 여정이 작가에게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작가 자신의 노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작가 박재만이 갖추어야 할 덕목과 조건들에 대해 유의하고 노력하면서 자신의 삶과 예술에 대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성실하게 매진해 나간다면 우리들은 보다 성숙된 작가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삶과 예술을 정직한 소나무처럼 온몸으로 사랑하며 표현하는 작가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박재만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1987), 인하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졸업,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외래교수역임 했으며, 개인전 16회 단체전 150여 회 참가했다.

현재 춘천교대출강, 한국미술협회원, 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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